7월 장마와 무더위···올 여름 마음관리 이렇게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마음’에 대해 국어사전은 “감정이나 생각, 기억 따위가 깃들거나 생겨나는 곳”이라고 풀이했다. 마음은 참으로 요상한 것이다. 경계(境界)를 만나면 요란하기 그지없고, 어리석기가 한이 없으며, 그르기가 십중팔구다.
누구나 실수나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 그런데 이때 사람마다 취하는 태도가 매우 다르다. 자신의 실수나 잘못에 대해 변명하거나 덮어버리려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신을 개선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사람도 있다. 또한 아무 잘못 없이 비난을 받을 때에도 사람마다 반응이 각기 다른 것을 본다.
스승과 제자 사이에 있었던 일이다. 어느 날 스승과 제자들이 시장을 지나가는데 사람들이 이들을 오해해서 시비가 붙었다. 제자들은 시비에 말려들어 이내 격분했으나 스승은 아무런 동요도 하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온 제자들은 이유 없이 비난받은 것이 억울하여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자 스승은 벽장 안에서 자신을 근거 없이 비난한 내용이 담긴 커다란 편지 뭉치를 꺼내 보여준다. “나도 너희들과 다름없이 남들로부터 오해받는 것을 피할 도리가 없다. 그러나 오해를 받는다 해도 나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 그러면 내게 다가오는 더러움을 뒤집어쓰는 어리석음은 면할 수 있지. 내 마음은 지금 맑고 고요하다.”
마음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은 모든 것에 절제하며 자신을 지킬 수 있다. 우리가 진리가 아닌 것은 보거나 듣거나 취하지 아니하며 진리만 마음에 채워 나갈 때 마음을 지킬 수 있다.
온전한 마음은 어떻게 지켜야 할까? 무엇보다 자신의 입으로 낸 말을 지켜야 한다. 일반적으로 말이 많은 사람은 그만큼 실수가 많다. 말이란 한번 내뱉으면 주워 담을 수도 없고 지울 수도 없다. 또한 마음에 정한 것을 신속히 이행해야 한다. 진실한 사람은 자신과의 약속도 반드시 지켜 행한다.
스티브 잡스가 수술대에 들어서야 깨달았던 것은 그동안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읽지 않은 책 한권이 있었는데, 그 책의 제목은 <건강한 삶>이라고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건강을 위해서는 음식과 운동보다도 ‘마음관리’에 중점을 두어 음식과 운동은 20%, 마음관리는 80%의 비중을 두는 것이 좋다고 한 것이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며, 정열적으로 행동하고 생각하면 우리 몸의 면역세포의 일종인 ‘T림프구(T세포)’는 제 기능을 발휘한다.
하지만 시기질투, 분노, 미움, 두려움, 원망이나 불평, 낙심, 절망, 염려, 복수, 불안과 같은 부정적인 생각이나 감정을 가지면 ‘T림프구’가 변이되어 암세포나 병균을 죽이는 대신 거꾸로 자기 몸을 공격하여 몸에 염증이 생기게 하거나 여러 질병을 일으킨다. 이를 ‘자가면역질환’이라고 한다.
미국 프린스턴 공대 로버트 존 교수는 “마음은 아주 미세한 입자(粒子)로 되어 있으며, 이것이 물리적 입자와 동일해 입자로 존재할 때는 일정한 공간에 한정되어 있지만, 파동으로 그 성질이 변하면 시공간을 초월하여 이동할 수 있다”고 했다. 다시 말해 사람의 마음은 허무(虛無)가 아니라 에너지의 성질을 띠고 있어서 다른 물질이나 생물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래서 배양중인 암세포를 대상으로 “원래의 정상적인 세포로 돌아가라”고 마음을 집중했는데 암세포 성장이 40%나 억제되었다는 보고가 있다. 그래서 여러 실험을 통해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즉 화·슬픔·불안·공포·증오·미움 등과 같은 부정적인 정신상태에 있을 때는 인체에 어떤 물질이 생성되는데 그 물질에는 매우 강력한 독성(毒性)이 있다는 것이다.
독사(毒蛇)의 경우에는 자신의 독을 축적해두는 독주머니가 있어 그 독을 안전하게 밖으로 내뿜을 수 있어 자신에게는 전혀 해(害)가 없다고 한다. 그런데 인간은 독사와 같이 독주머니가 따로 없다. 그래서 자신이 만든 독이 그대로 몸속을 돌아다닐 수밖에 없으며, 그 독이 몸속 여러 곳을 돌아다니면서 각종 질병을 만들게 된다는 것이다.
허준(許浚, 1539~1615)의 <동의보감>에는 “마음이 산란하면 병이 생기고, 마음이 안정되면 있던 병도 저절로 좋아진다”고 나와 있다. 그리고 조선조 세조 때 간행된 <팔의론>(八醫論)에서는 의사를 8등급으로 나누고 있는데, 마음을 잘 다스려 병을 치유하는 ‘심의’(心醫)가 1등급 의사라고 쓰여 있다.
인간의 직업 중 평균수명이 가장 높은 그룹은 성직자다. 옛날의 성자(聖者)나 오늘날의 성직자들이 장수한 것은 잘 먹고, 운동을 많이 해서가 아니라 마음관리를 지혜롭게 잘 했기 때문일 것이다. 신경심장학 연구에 의하면 사람의 몸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원망생활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돌리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우리의 ‘마음관리’가 그토록 중요한 것은, 우리 몸의 유전자는 세포내의 사정과는 상관없이 그 사람의 마음상태에 따라서 영향을 받도록 만들어져 있어 마음의 변화가 몸의 변화를 가져오기 때문인 것이다.
우리의 본래 마음은 착하다고 할 수도 없고, 악하다고 할 수도 없다. 하지만 호수에 바람이 스치면 물결이 일어나듯 고요한 우리마음에 경계가 생기면, 마음이 요란해지는 것이 진리다.
허공처럼 텅 빈 마음 그것이 참마음이다. 마음관리는 경계를 대하는 순간, ‘일어난 마음’을 본래의 평온한 마음으로 요란하지 않게, 어리석지 않게, 그르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