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금 대출금 500억원 대신 갚아주겠다”···졸업식장의 깜짝 선물

모어하우스대에 500억원을 깜짝 기부한 아프리카계 흑인 스미스 회장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미국에서의 일이다. 한 흑인 억만장자가 대학 졸업식에서 축사를 하던 중에 깜짝 선언을 했다. 졸업생들의 학자금 대출금, 우리 돈으로 500여억원에 달하는 돈을 모두 갚아 주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통 큰 선물에 졸업식장은 순식간에 축제로 변했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모어하우스대학교 졸업식장에서의 일이었다. 마틴 루터 킹 목사와 영화감독 스파이크 리를 배출한 이 대학 졸업생 400여명 앞에서 사모펀드 ‘비스타 에쿼티 파트너스’ 설립자 로버트 스미스(53)가 지난 19일 깜짝 발표를 한 것이다.

“우리 가족은 여러분의 학자금 대출을 갚기 위해 지원금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순간 스미스의 졸업 선물에 식장은 환호와 박수로 가득 찼다. 스미스가 약속한 지원금은 대략 4000만 달러, 477억원에 달합니다. 이는 학자금 대출규모가 1788조원을 넘어서 사회문제가 되는 미국에서 사회에 첫 발을 딛는 청년들에게 특별한 감동을 안겼다.

스미스는 2000년 설립한 사모펀드의 자산규모가 54조원이 훌쩍 넘는 억만장자다. 그리고 이 모어하우스대 뿐 아니라 모교인 코넬대학을 비롯해 교육문화계에서 활발히 기부활동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스미스의 ‘깜짝 선물’에 졸업생 400명이 모인 행사장은 이내 환호와 환성·흥분의 도가니로 변했다.

학생들은 ‘MVP’를 외치며 열광했다. 스미스의 발표를 이날 행사장에서 학생들과 함께 처음 들은 데이비드 A. 토머스 총장은 MVP가 ‘가장 소중한 사람’ 혹은 ‘가장 소중한 독지가’를 의미할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지에 설명했다.

경영 전공의 일라이자 도머스는 9만달러(약 1억원)의 학자금 융자를 갚아야 했다며 “할 수만 있다면 백 텀블링을 하고 싶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또한 졸업식장에 오전 6시부터 나와 있었다는 제이슨 앨런 그랜트는 “스미스의 연설이 시작할 때쯤 매우 피곤했지만, 대출금을 갚아준다는 발언에 졸음이 싹 달아났다”며 “우리 아버지는 너무 좋아서 거의 돌아가실 뻔했다”고 말했다.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에서 근무하는 그랜트의 아버지는 아들의 대출금을 갚기 위해 10년을 더 일할 예정이었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고 했다. 스미스는 학생들에게 “제군들의 학위는 혼자만의 노력으로 받은 것이 아니다. 앞으로 제군들의 부와 성공, 재능을 주위 사람들에게 나눠달라고 당부한다”고 했다.

AFP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서는 치솟는 교육비와 학자금 대출이 사회 문제로 불거지고 있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학자금 대출 규모가 1조5000억달러(약 1788조원)를 넘어섰다고 추산했다.

스미스는 “나는 여러분이 선행을 계속 이어나가리라고 확신한다”며 “우리 모두에게 ‘아메리칸 드림’의 기회가 있다는 점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코넬대학을 나와 화학공학자로 일했던 스미스는 2000년 사모펀드 비스타 에쿼티 파트너스를 설립했다.

그의 재산은 44억 달러로 추정되며, 2015년에는 유명 흑인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를 제치고 포브스지 선정 아프리카계 미국인 중 최고 부자에 오르기도 했다. 이미 연초에 모어하우스대학에 150만달러 기부를 발표하기도 한 스미스는 이날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스미스는 2017년엔 이미 재산의 절반을 사회에 환원할 것을 약속하는 ‘기부서약’에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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