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남성 기대수명 79.5세, 여성보다 6.1세 낮아···건강수명은 70.7세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우리나라는 세계 장수국 10위권 이내로 진입했다. 세계보건기구 발표에 따르면, 한국은 2016년 태어난 아기의 기대수명을 기준으로 할 때 82.7세로 세계 9위에 올라 전년 12위에서 3단계 상승했다. 조사 대상 183개국 중 기대수명이 가장 높은 나라는 일본으로 84.2세다.
성별로 나눠보면, 여성의 기대수명은 85.6세로 일본(87.1세), 스페인(85.7세), 프랑스(85.7세)에 이어 세계 4위다. 남성은 79.5세로 19위에 머물러 남녀간 수명 차이가 6.1세로 다른 장수국에 비해 큰 편이다. 이는 한국인 남성이 여성보다 암, 알코올 관련 질환, 자살, 교통사고 등 사망률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질병이나 부상 및 사고 없이 아프지 않고 살 수 있는 건강수명은 남성이 70.7세, 여성은 75.1세로 남녀 합친 건강수명은 73세로 조사됐다. 이는 기대수명까지 남성은 평균 8.8년, 여성은 10.5년 아픈 채 노후를 보내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나라는 건강수명이 여전히 낮고, 저출산과 고령화를 비롯한 자살, 치매, 건강 불평등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다.
우리나라 치매 인구는 5년 후면 1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은 치매환자와 공존하는 방법을 알아내기 위한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2015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뉴오렌지 플랜’은 치매환자가 다른 사회 구성원들과 함께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일본 치매 환자들은 가족, 친구들과 만나고, 배달·세차 등 경제활동을 하면서 사회 구성원으로서 활동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급속한 고령사회 진입에 수반되는 의료비의 급증과 돌봄서비스 필요성이 증대되는 노인·장애인·아동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지역사회 통합돌봄 기본계획’을 수립해 평소 거주하던 곳에서 개인의 욕구에 맞는 서비스를 누리면서 지역사회와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주거·보건의료·요양·돌봄·독립생활의 지원이 통합적으로 확보되는 지역주도형 사회서비스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경기도 부천시 등 전국 8개 기초단체가 6월부터 2년간 시범사업을 벌인다.
일본은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총인구의 20%를 넘어선 즈음인 2000년대 초반부터 고령자가 거주지에서 그대로 지내면서 의료와 돌봄 서비스를 받는 ‘지역 포괄케어’를 시작했다. 이 제도의 핵심은 병원과 시설 중심으로 이뤄지던 의료·복지 서비스가 환자와 고령자의 집과 동네로 옮겨가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도입하려는 ‘커뮤니티 케어’도 일본형 모델을 벤치마킹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