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기후변화 대응에 ‘올인’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세계 곳곳에서 기후변화(climate change)가 진행되고 있으며, 세계기상기구(WMO)는 최근 4년(2015-18)이 전 세계적으로 기상관측 사상 가장 더웠던 해라고 발표했다. 한반도의 기후변화 진행속도는 세계 평균의 약 2배를 기록했으며, 아열대 지역이 될 것 같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가 점점 더워지고 있다. 지구온난화는 대기 중 온실가스(Greenhouse Gases: GHGs) 농도 증가로 온실효과가 발생하여 지구 표면의 온도가 점차 상승하는 현상이다. 지구 온난화가 계속 진행되면 북극의 빙하(glacier)가 녹고, 해수면(sea level)은 높아지고, 태풍과 홍수, 가뭄 등 자연재해가 잦아진다.

세계기상기구(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 WMO)에서 1966년에 기후변화, 기후적 불연속성, 기후변동, 기후 주기성 등에 관하여 정의를 내렸다. 기후변화의 원인은 자연적인 것과 인위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자연적인 요인은 다양하지만, 제4기(quaternary period) 이후의 기후변화 요인은 태양과 지구의 관계 변화와 태양 활동도, 화산활동, 해양변동 등이 있다. 인위적인 기후변화 요인은 온실가스의 증가 등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보고서(2019)에 따르면 전 세계 에너지 수요가 경기 호황에 힘입어 전년 대비 1.3%포인트 증가하여 10년 만에 가장 빠른 증가세를 기록했다. 미국과 중국 등 30개 회원국은 지난해 에너지 사용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331억t에 달해 사상 최대였다.

인류는 불(火)의 사용과 가축 사육, 농업활동 등을 통하여 지속적으로 자연을 변화시켰고, 특히 산업화(産業化) 이후 빠른 속도로 거대한 지역의 산림이 훼손되고 있다. 산림훼손은 이산화탄소의 흡수원을 제거하는 것으로 기후변화의 요인이 된다. 또한 산업혁명(産業革命) 이후 급증한 이산화탄소(CO2), 메탄(CH4), 아산화질소(N2O), 프레온가스(freon gas, 염화불화탄소) 등은 온실효과를 일으켜 기온을 상승시키고 있다.

18세기 영국에서 일어난 산업혁명 이후 공기, 수질과 토양 오염 등이 점차 심화되어 인간의 생명에도 지장을 주고 있다. 대기 중 온실가스는 화석 연료(석탄, 석유, 가스)의 연소, 산림 파괴 등 인간의 여러 활동에 의하여 크게 증가하였다. 1952년 영국의 런던은 매연(smoke)와 안개(fog)가 합쳐진 스모그(smog)로 뒤덮였다. 매연과 배기가스 등의 오염물질이 런던을 뒤덮은 스모그로 인해 약 1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구의 환경보호와 관련하여 제정된 기념일에는 세계 습지의 날(2월 2일), 세계 물의 날(3월 22일), 지구의 날(4월 22일), 바다의 날(5월 31일), 세계 환경의 날(6월 5일), 세계 사막화 방지의 날(7월 11일), 세계 오존층 보호의 날(9월 16일), 산의 날(10월 18일) 등이 있다.

2015년 12월 12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제21차 UN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COP21)에서 196개국이 지구 온도 상승폭을 산업혁명이전과 비교해 21세기 후반까지 1.5도 이내로 제한하자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기후변화협정(파리 협정)에 합의했다. 그리고 2016년 ‘지구의 날’인 4월 22일 UN본부에서 미국, 한국, 북한을 포함한 175개국이 서명했다.

올해 환경부는 제49회 지구의 날(Earth Day)을 맞아 4월 19일부터 25일까지 제11회 기후변화주간을 운영하였다. ‘지구의 날’은 지구(地球)의 환경을 보호하자는 취지로 제정한 세계 기념일이다. 올해 기후변화주간 핵심 구호는 국민들에게 기후변화의 심각성과 저탄소 생활실천의 필요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에스오에스(SOS), 나의 지구를 구해줘!’로 선정되었다.

‘지구의 날’은 존 맥코넬(John McConnel)이 1969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되었던 유네스코(UNESCO) 환경회의에서 지구의 소중함을 되세기는 의미에서 최초로 제안했다. 그리고 1970년 4월 22일 미국에서 게이로드 넬슨(Gaylord Nelson) 상원의원이 주창하고 당시 대학생이던 데니스 헤이스(Denis Hayes)가 조직한 환경보호를 촉구하는 워싱턴 집회에 환경운동가를 비롯해 국회의원, 시민, 지역단체, 각급 학교 학생 등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대규모 시위를 벌인 데서 비롯되었다.

지구의 날을 계기로 환경문제에 대한 각성을 촉구하는 운동이 1970년대부터 본격화되었다. 이에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세계자연기금(WWF), 그린피스(Greenpeace), 지구의 벗(Friends of the Earth) 등 환경보호 비정부기구(NGO)들이 설립되거나 활동을 증강하게 되었다. 지구의 날 행사는 1980년대 들어 다른 나라에서도 기념하기 시작하여, 2002년에는 184개국 5000여 단체가 참가하여 명실공히 세계적인 기념일이 되었다.

‘세계 환경의 날(World Environment Day)’은 1972년 6월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하나뿐인 지구(only one earth)’를 주제로 세계적인 환경회의가 열렸다. 총 113개 나라와 3개 국제기구, 257개 민간단체가 참여한 이 회의에서 ‘유엔 인간환경선언’을 채택하였으며 UN산하에 환경전문기구인 유엔환경계획(UNEP)를 설치하기로 결의하였다. 이 회의는 국제사회가 지구의 환경 보전을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일 것을 다짐한 첫 번째 회의였으며, 제27차 UN총회에서 인간환경회의 개막일인 6월 5일을 ‘세계 환경의 날’로 지정하였다.

인간환경선언(人間環境宣言)은 인간환경의 보전과 개선을 위하여 전세계에 그 시사(示唆)와 지침을 부여하는 공통의 원칙이다. 원칙 중에는 ‘인간은 그 생활의 존엄과 복지를 보유할 수 있는 환경에서 자유, 평등, 적절한 수준의 생활을 영위할 기본적 권리를 갖는다’라는 환경권(環境權)을 선언하고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1987년부터 매년 세계환경의 날을 맞아 그해의 주제를 선정 발표하며, 대륙별로 돌아가며 한 나라를 정해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6년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매년 6월 5일을 법정기념일로 정하고, 국민의 환경보전 의식과 실천의 생활화를 위한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교토의정서(京都議定書, Kyoto Protocol)는 기후변화협약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목표에 관한 의정서이며, 1997년 12월 일본 교토에서 개최된 기후변화협약 제3차 당사국총회에서 채택되었다. 의정서가 채택되기까지는 온실가스의 감축 목표와 감축 일정, 개발도상국의 참여 문제로 선진국간, 선지국과 개발도상국간의 의견 차이로 심한 대립을 겪기도 했지만, 2005년 2월 16일 공식 발효되었다. 의무이행 대상국가인 미국, 캐나다, 일본 등 총 37개국은 2008-2012년까지 온실가스 총배출량을 1990년 수준보다 평균 5.2% 감축하기로 하였다.

미국은 전세계 이산화탄소(二酸化炭素, carbon dioxide) 배출량의 28%를 차지하고 있지만, 자국의 산업보호를 위해 2001년 3월에 탈퇴하였다. 우리나라는 제3차 당사국총회에서 기후변화협정상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되어 의무대상국에서 제외되었으나, 2008년부터 자발적인 의무부담을 수행할 것을 요구받았다. 교토의정서는 2001년 미국이 탈퇴한 이후 사실상 무력화된 상태였으나 여전히 기후변화 대응 매뉴얼의 정본이었다.

반기문 UN사무총장은 2014년 9월 뉴욕에서 열린 기후변화행진(People’s Climate March)에 참가하여 기후 변화에 대한 대책을 촉구하는 시민운동에 동참하였다. 이어서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회의 준비를 위하여 세계 지도자들을 유엔 기후 정상회의(UN Climate Summit)에 초청했다.

파리 ‘UN기후변화회의’에서 반기문 사무총장은 주관자로서 역사적인 파리 협정(Paris Agreement)를 이끌어내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파리협정은 2015년 12월 12일 195개국이 채택하여 체결이 성사되었으며, 2016년 11월 4일부터 포괄적인 구속력이 적용되는 국제법으로서 효력이 발효되었다.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Barack Obama, 제44대 대통령, 2009.01-2017.01 재임)은 “지구에서 전환점이 되는 날로 역사가 평가할 것”이라고 환영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2017년 6월 미국의 탈퇴 선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세계 탄소 배출의 87%에 달하는 200여 개 국가가 협정을 이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7위의 온실가스 배출국가이며, 2030년까지 전망치 대비 37%의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동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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