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정신질환②] “때로는 손해 보는 것도 고맙게 여겨야 한다”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중년 이후로는 뇌가 노화하면서 전반적으로 고집이 세지고 억제력이 떨어지므로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정신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정신장애는 치료를 받아야 하는 질병이지만, 그 전에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즉 규칙적인 생활을 실천하고, 유산소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며, 스트레스를 관리해야 한다.
생활리듬이 깨지면 호르몬 주기도 바뀌어 버린다. 예를 들면, 수면이 불규칙하면 수면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도 불규칙해져 무기력증과 우울감이 올 수 있다. 유산소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뇌유래신경성장인자(BDNF, 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 분비량이 늘어나 기억과 학습 등을 담당하는 뇌 해마(海馬, hippocampus) 부위 신경 생성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긴장을 완화하는 방법으로 복식호흡, 요가 등이 좋다.
국내 정신의학계에서 최고 권위있는 학회로 평가받는 대한신경정신의학회(이사장 권준수 서울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권장하는 ‘정신건강에 좋은 생활수칙’은 다음과 같다.
△긍정적으로 세상을 본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산다. △반갑게 마음이 담긴 인사를 한다. △하루 세끼를 맛있게 천천히 먹는다.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 △누구라도 칭찬한다. △약속시간에 여유 있게 가서 기다린다. △일부러라도 웃는 표정을 짓는다. △원칙대로 정직하게 산다. △때로는 손해 볼 줄도 알아야 한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Korean NeuroPsychiatric Association)는 해방 직후 1945년 9월에 조선정신신경학회로 창립된 후 1955년 6월 학회 명칭을 대한신경정신의학회로 개칭하였다. 학회의 목적은 신경정신의학을 발전시키고, 국민의 정신건강을 증진시키며, 회원들의 친목 도모와 권익을 신장시킨다는 데 두고 있다.
우리나라 의료계 최대의 학술제전인 대한의사협회(Korean Medical Association: KMA)는 2017년 제35차 종합학술대회에서 ‘대국민건강선언문’을 발표했다. 대국민건강선언문은 무분별하게 범람하는 의료정보의 홍수 속에서 사는 우리 국민들이 혼선을 일으킬 수 있는 중요한 건강관련 이슈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였다.
대국민건강선언문은 ‘건강생활 10계명’(Ten guidelines for a healthy life)이라고 할 수 있다.
대국민건강선언문(100세 건강을 위한 10대 건강수칙)은 ▲금연하기 ▲절주하기 ▲균형식 먹기 ▲적절한 신체 운동하기 ▲규칙적 수면 ▲긍정적 사고방식 갖기 ▲정기적 건강검진과 예방접종 챙기기 ▲스트레스 관리하기 ▲미세먼지, 신종 감염에 대해 관심 갖기 ▲모바일 기기와 거리두기 등이다.
현대인에게 우울증 다음으로 쉽게 찾아오는 소진증후군(번아웃증후군, Burn-out Syndrome)은 직장인, 학생, 주부 등 연령이나 성별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 소진증후군은 정신적·신체적 피로로 인해 무기력해지는 증상을 말한다. 한 가지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갑자기 모든 에너지가 소진되면서 극도의 무기력증에 시달리다 업무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를 소진증후군으로 볼 수 있다.
소진증후군은 우울증과 증상이 매우 비숫하며, 소진증후군으로 판정된 사람들이 우울증 진단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도 많다. 업무상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업일수록 소진증후군에 걸리기 쉽다.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의 죽음, 회사의 도산이나 구조조정 등 극도의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환경도 소진증후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소진증후군이 심해지면 수면장애, 우울증 같은 증상뿐 아니라, 알코올 의존이나 과도한 소비 등 자기 통제가 어려워진다. 감정적으로 심한 무기력과 허무감을 가지게 되어 직장 출근을 거부하거나 갑작스럽게 사직하기도 한다. 이는 단순한 슬럼프와는 달리 가정생활과 사회생활에 영향을 끼친다. 소진증후군이 지속되면 공허감(空虛感)과 삶의 의미가 사라지고 전형적인 우울증 증상을 보이며 자살 충동에 시달릴 수 있다.
소진증후군 환자는 다음과 같은 감성(感性)을 충전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세번 깊게 호흡하면서 호흡의 흐름을 느껴본다. ▲조용한 곳에서 밥을 음미하며 먹는다. ▲하루 10분 정도 사색하면서 걷는다. ▲일주일에 한 번씩 벗과 공감을 얻는 ‘힐링 수다’를 한다. ▲슬픈 영화나 슬픈 작품을 주 1회 감상한다. ▲일주일에 詩 3편을 읽는다. ▲스마트폰 없이 당일치기 기차 여행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