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원전수출 논란 계기로 본 ‘중동’···우리는 너무 무지했다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세계의 시간과 공간은 영국 그린위치 천문대를 기준으로 한다. 19세기에 영국은 오스만제국을 근동(近東), 이란과 아프간을 중동(中東),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동아시아를 극동(極東)이라 불렀다. 미국을 중심으로 하였다면 한국은 극서(極西)가 되었을 것이다. 오늘날 중동은 영국을 중심으로 불렀던 세계를 넘어선다.

중동의 역사는 세 시기로 구분한다. 첫번째는 페르시아 등 이란인을 중심으로 한 세계, 두번째는 아랍을 중심으로, 세번째는 투르크를 중심으로 한 세계였다. 1차대전이 종료될 때까지 오스만터키는 유럽·아시아·아프리카 3대륙에 걸친 대제국이었다.

오늘날 세계를 살아가기 위해서 중동에 대한 이해를 필수로 한다. 과거 영국, 오늘의 미국과 같이 세계를 움직이는 나라가 아니라, 세계를 소란스럽게 하는 지역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로서도 아크부대가 파견돼 있어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중동이라고 하면 흔히 아랍세계를 떠올리지만, 터키와 이란은 아랍세계가 아니다. 세계 최대의 이슬람국가는 중동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동남아시아의 인도네시아다.

서양사는 그리스·로마사로부터 시작한다. 동양사는 중국사가 대부분이다.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아서 그렇지 중동도 엄연히 하나의 세계를 이룬다. <하룻밤에 읽는 중동사>는 책이 일본에서 출간되었다.

저자는 중동전문가라기보다 학생과 일반인에 역사를 해석, 전파하는 작가다. 일본은 이런 종류의 작업에 능하다. 조선에서 출간된 유성룡의 <징비록>(懲毖錄)이 나라사정을 외국에 알린다고 하여 금서로 지정되었는데, 일본에 간 조선통신사가 이 책이 일본에서 발행되어 누구나 서사(書肆)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을 보고 크게 놀랐다고 한다.

한국에서 이러한 사관을 가졌던 학자는 역사학자가 아니라 법철학자인 이항령 박사다. 그는 1955년 출간된 <법철학개론>에서 세계사는 그 풍토에 의하여 3원적 풍토 속에서 진행한다고 보았다.

그는 세계를 서방, 중방, 동방으로 구분하고, 西方이 해양성 풍토에 연유하는 상역(商易)생활에서 인간의 자유를 생활이념으로, 中方은 대륙성 풍토에 연유하는 유목생활에서 사회의 평등을 생활이념으로 체득하였으며, 東方에서는 계절적 풍토 속에 연유하는 인륜(人倫)의 평화를 체득했다고 보았다. 강단의 역사학자라면 이런 특이한 사관을 펼치지 못했을 것이다.

UAE에 대한 원전 수출과 관련한 논란이 자꾸 나와 이참에 중동에 대해 한번 정리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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