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턴트 추석①] 전통예법 차례상 작년 47%서 올해 35% 불과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추석은 설날과 더불어 연중 으뜸 명절로 치며 중추절, 중추, 가위, 한가위, 가배일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가위’는 가을의 가운데를 의미하며, ‘한가위’의 ‘한’은 크다는 뜻이다, 가위나 가배는 순수한 우리말이며 ‘가배’는 가위를 이두식의 한자로 표기한 것이다.
중국인은 추석을 중추, 월석(月夕)으로 부르며, 전통음식 월병(月餠)을 먹는다.
추석은 정월대보름, 6월 유두(流頭), 7월 백중(百中)과 함께 ‘보름명절’이다. 정월대보름은 신년에 처음 맞는 명절이어서, 추석은 수확기가 시작되는 시기여서 중시된다. 특히 추석은 한 해 농사의 결실을 보면서 이듬해의 풍년을 기리는 의미가 있다. 농경사회에서 보름의 만월(滿月)은 농사의 풍작을 비롯하여 풍요다산(豊饒多産)을 상징한다.
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9월 1-2일 전국 주부 599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상을 차리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71.2%로 작년 74.4%보다 3.2%포인트 떨어졌다. 그리고 차례상을 차린다는 가정 중에는 ‘전통 예법에 따라 정확하게 차리겠다’고 답한 비율은 35.1%로 작년(47.6%)보다 크게 줄었다.
반면 ‘간단하게 구색만 갖춘다(35%)’거나 ‘가족이 좋아하는 음식을 중심으로 차린다(19.3%)’ 등이 54.3%를 차지하여 작년(42.2%)보다 대폭 늘었다. 이번 추석 때 음식 구입비용으로는 30만원대를 예상하는 가정이 37.2%로 가장 많았다. 이어 20만원대(34.4%), 40만원대(10.6%) 등 순으로 나타났다.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가정에서 간편식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명절(名節) 음식도 간단히 데워 30분이면 상차림을 끝낼 수 있는 상품을 구입하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2014년 설 명절 때 처음 선보여 1억원을 기록한 제수용(祭需用) 간편식 매출이 작년 추석엔 9억4000만원으로, 그리고 금년 추석엔 13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차례상(茶禮床)에 오르는 음식은 지역과 가풍(家風)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차례상에는 햅쌀밥, 햇과일, 송편, 토란탕, 닭찜 등과 정성껏 빚은 신곡주(新穀酒)를 올린다. 가을이 제철인 조율이시(棗栗梨枾, 대추·밤·배·감)를 한가위 차례상에 올린다. 특히 대추는 제상의 첫 번째 자리에 놓인다.
차례를 모시고 난 뒤에 참석한 자손들이 술과 음식을 나눠 먹는 음복례(飮福禮)를 하는 것은 조상의 보살핌이 늘 함께한다는 믿음을 가족과 나누는 의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