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인’ 인생 차민수16] ‘역대급’ 시청률 ‘올인’ 촬영 에피소드
[아시아엔=차민수 드라마 ‘올인’ 실제주인공. 강원관광대 명예교수, <블랙잭 이길 수 있다> 저자]?
미국에서 촬영 중에 일어난 에피소드는 참으로 많다. 한국에서 온 제작진과 미국서 제작에 합류한 제작진까지 100여명 가까이 되는 사람이 몰려다니니 그 광경은 참으로 대단하였다.
주유소 습격사건을 촬영하던 날 동네에 사는 갱들이 자기네들을 직접 출연시켜달라고 시비를 거는 것이었다. 미국 법에는 촬영장에 반드시 전직 모터사이클 은퇴경찰 두 사람이 경호를 맡게 되어있다.
모터사이클이나 복장이 현직경찰과 똑같기 때문에 일반인은 구분할 수가 없다. 하여튼 경찰의 출동으로 소동은 마무리가 되었지만 인근에 무슨 사고가 났는지 밤새 경찰헬리콥터가 주변 상공에서 떠나지를 않았다.
소음소리에 촬영이 여러 번 중단되기를 거듭하며 결국은 새벽 3시가 넘어서야 끝났다. 4시가 다 되어 호텔로 돌아 온 제작진들은 바로 숙소로 들어가 두어 시간이라도 잠을 청할 수 있지만 감독들은 그럴 수가 없다. 감독회의를 한다. 촬영감독, 음향감독. 조명감독, 조감독 2인, 감독 그렇게 회의를 하다보면 날이 다 밝는다. 한잠도 못잔 감독들은 샤워만 하고 아침 6시에 기상한 제작진과 함께 식사를 마치고 7시에 다음 예정된 촬영지로 떠나야했다.
유철용 감독은 올인 드라마 촬영기간 6개월 동안 일주일에 10시간 밖에는 잠을 자지 못했다. 그렇다고 촬영 중 잠간이라도 졸지도 못한다. 3일에 한번 3시간밖에 못 잔다는 이야기다. 드라마의 성공을 위해 참으로 초인적인 힘으로 버티고 있었다. 감독은 졸을 수도 없다. 감독이 졸면 피곤에 지친 제작진 전부가 졸기 때문이다.
우리는 안방에서 아무 힘도 들이지 않고 시청을 하지만 나는 이들의 수고를 보고난 이후에는 더 이상 한편의 드라마도 예사롭게 보지 않게 되었다. 마피아 두목 집에 도베르만이라는 투견 두 마리가 나온다. 이 투견의 출연료가 하루 2500달러다. 두 마리가 함께 나오니까 하루 출연료가 5000달러다. 이틀을 출연하였으니 1만 달러다. 우리의 출연진은 누구도 그러한 대접을 받지 못한다. 출연진 모두가 사람이 개만도 못하다고 푸념한다.
라스베이거스에서 드라마 촬영 중 잭팟이 1억5천만 달러로 올라갔다. 제작진 중에는 팔자를 고치겠다는 사람들이 촬영 도중 슬그머니 없어지면 슬롯머신에 달려가서 1달러를 넣고 온다. 잭팟만 터지면 이 생활도 끝이라고···.
우여곡절 끝에 만들어진 드라마 <올인>, 2003년 1월15일 수목드라마로 드디어 전파를 탔다. 이날은 나의 52번째 생일이기도 했다. 이날 저녁 나의 생일을 축하해 주기위하여 이병헌, 송혜교, 지성, 박솔미, 최란, 김기범이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유철용 감독도 함께 하기로 했지만 편집이 늦어져 못했다.
식사가 끝나갈 무렵 긴장된 침묵의 시간이 흘렀다. 드라마의 첫 방송시간이 조용히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었다. 과연 어떤 드라마가 탄생할까? 어린 시절의 이야기로 시작되는 드라마의 어떤 장면일까? 시청률은?
묵묵히 긴장된 마음으로 각자 뿔뿔이 흩어져 집으로 향했다. 드디어 드라마가 시작되고 라스베이거스의 전경과 그랜드캐년을 배경으로 한 웅장한 음악과 어린시절 이야기로 시작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해뜨는 집’이 배경음악으로 흘러나오고 김현식 선생의 현란한 개인기에 매료되어 집중하여 보고 있는 사이 드라마는 끝나가고 있었다.
그때였다. 전화벨소리가 요란하게 울리더니 여기저기서 축하한다는 전화가 폭주했다. “대단한 히트를 칠 드라마라는 게 벌써부터 느껴진다”들 했다. 한국 방송 역사상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하였다. 시청률이 50%에 다다랐다. 아침 재방송 때도 27%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케이블과 인터넷에서도 25%라는 역대 최고 시청률 열풍도 몰고 왔다.
군에서는 수요일과 목요일은 병사들 요구로 올인 드라마를 시청 후 취침을 하였다고 한다. 전 국민의 80%가 이 드라마를 시청하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