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민수의 로·티·플②] ‘카지노’ 사행성 도박으로 볼 것인가, 국부창출 원동력으로 볼 것인가
[아시아엔=차민수 강원관광대 교수, 세종대 전 교수] “고용인원 500명, 투자금 약 3000억원.”
객실 700실 호텔에서 창출되는 일자리와 투자금액 규모다. 위치와 면적, 투자규모 및 투자차이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1000평 정도로 신설할 때 1000억원 정도가 소요된다.
이 호텔에 카지노가 생길 경우를 가정해보자. 고용인원의 경우 △딜러 400명 △마케팅 100명 △서베일런스 50명 △전산 50명 △환전 50명 △칩스관리 50명 △영선 50명 △관리직 100명 등 총 850명의 새로운 고용이 창출될 수 있다. 한국에는 숙련된 젊은 딜러와 다수의 대학에 딜러 관련 학과가 있어 인력보급에는 전혀 어려움이 없다. 카지노는 외화획득과 고용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고(高) 부가가치산업인 셈이다.
한국 카지노 산업의 현실은 어떠한가? 한국에선 파라다이스그룹과 한국관광공사, 지자체 가운데는 강원도와 제주도 등 17곳이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다.
그 중 파라다이스그룹은 서울·부산(4462억원), 제주(5257억원) 등 5개 사업장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 정부투자기관인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그랜드레저코리아’(GKL)는 2016년 5408억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했다. GKL은 서울(힐튼호텔, 오크우드호텔)과 부산(롯데호텔)에서 세븐럭 카지노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골든크라운 카지노를 각각 운영하고 있다. 또 제주도의 경우 하얏트·오리엔탈·라마다·신라·트로피카나·남서울 등의 카지노를 운영 중이다. 강원도의 강원랜드카지노(하이원리조트)는 1조2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현재 한국 국내 카지노의 가장 큰 문제는 2010년 기준 외국인 47만명이 방문하는 제주도에 외국인전용 카지노가 7개로 편중되어 있는 반면, 외국인관광객 1000만명이 방문하는 서울에는 1곳만 허가를 받아 영업중이라는 점이다. 이는 특정기업에게 특혜를 주고 있다는 논란까지 불러 일으켰다.
특히 제주에선 일부 몰지각한 카지노업자들이 ‘블랙’이라는 속임수를 외국인 손님을 상대로 사용하고 있다. 이 속임수는 과거 인천 올림포스호텔 카지노에서 시작해 전국으로 퍼졌다. 일본인들 사이에서 한국 카지노의 속임수를 ‘인천’이라 부를 정도로 알려져 있다.
제주도 블랙에 대하여 덧붙일 말이 있다. 속임수엔 최초 셔플(카드 섞기)한 카드 전체를 미리 만들어 놓았던 카드와 바꾸어 치는 방법과 타짜가 실제로 손님 앞에서 셔플을 하면서 집어넣는 방법이 있다. 후자는 숙련된 타짜 딜러들에 의해 행해지기 때문에 이들을 고용하거나 서울 등 외부에서 불러오는 경우가 흔하다. 제주에서는 주로 전자의 수법을 활용한다. 프로들은 카드의 온도를 보고 카드가 바뀌었는지를 안다. 새로 올라온 카드는 사람의 체온이 묻어 있지 않아 차갑기 때문이다. 영어로는 ‘cold deck’라고도 한다.
관광객전용 호텔카지노 실태는 어떤가? 전세계적으로 2010년 기준 135개국에 3800여개의 카지노가 있다고 한다. 한국은 외국인전용 카지노 16곳과 내국인출입 허용카지노 1곳 등 총 17곳에 불과하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한국인이 매해 해외 카지노에 가서 잃는 돈이 20조를 넘고 있다. 몇년 전 연예인도박단이 마카오에 송금한 돈이 3000억원이었다는 검찰 조사가 언론에 보도된 것은 그 단적인 사례에 불과하다. 카지노, 사행성이란 이름 아래 가두며 막대한 달러를 해외로 유출할 것인가, 과감한 서비스산업 정책으로 일자리 창출과 국부 유입의 창구로 활용할 것인가? 문재인 새 정부에 거는 기대가 적지 않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