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민수의 로·티·플⑤] 이라크 침공 ‘부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 앞둔 ‘트럼프’ 비교해보니

[아시아엔=차민수 강원관광대 교수, 드라마 ‘올인’ 실제인물] 필자는 평생을 트럼프 게임을 하면서 상대방의 표정을 읽는 것이 몸에 배어있다. 상대방의 눈동자와 미간 사이의 움직임, 숨소리 등을 통해 그의 심리상태를 상당 부분 맞춰낼 수 있다.

오늘은 한미정상회담을 앞둔 트럼프에 대해 그동안 살펴온 바를 나름 정리해 본다.

지금 미국은 트럼프의 튀는 행동과 ‘러시안게이트’ 트윗 등으로 워싱턴 정가가 매우 혼란스러운 상태다.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을 보장된 임기(10년) 3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임의대로 퇴임시키고 플린 전 대통령 해외담당 특보에 대한 수사중단 요구 즉 러시아게이트의 중단을 요구 압력을 행사했다는 이유로 트럼프는 사면초가의 궁지에 몰려있다.

수사중단 요구는 미국에서는 사법방해죄로 중죄에 해당된다. 이에 트럼프는 “특별검사 뮬러가 고용한 수사팀이 각 분야에서 불러들인 법률가 및 전문수사관들이 민주당 성향의 사람들”이라며 “공정한 수사를 기대할 수 없고 나는 마녀사냥을 당하고 있다”고 연일 트윗으로 성토하고 있다. 그는 “뮬러를 임명한 법무차관과 뮬러를 해고하겠다”는 뉴앙스의 뉴스를 매일 내보내고 있다.

만일 뮬러를 해고하면 그것이 바로 자기 자신의 무덤이 된다는 것을 트럼프 또한 잘 알고 있다. 이제 수사팀을 막 꾸려 수사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뮬러를 해고하는 것은 러시아스캔들을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없을 뿐 아니라 자신의 탄핵을 앞당길 거라는 게 중론이다.

트럼프는 워낙 럭비공 같은 사람이어서 주위의 만류를 잘 듣지 않는데다 재벌총수 출신인 까닭에 예스맨만 좋아하는 편이다. 남의 충고를 별로 들어 보지 못한 사람이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닉슨 전 대통령이 사임한 것은 워터게이트 사건보다 그의 면피성 말바꾸기 때문이었다.

지금 미국의 분위기는 그런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CNN> <MSNBC>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즈> 등 90% 이상의 메이저 언론들이 트럼프를 공격하고 <폭스뉴스>만이 그의 편을 들고 있다.

민주당은 탄핵을 서둘다 역풍 맞을 것을 우려해 결정적인 순간 즉 특별검사의 수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수사는 앞으로 1년에서 1년반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것이 트럼프의 남은 재임기간이 될 것이다. 미국의 특별검사 수사는 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고, 수사에 필요한 요원은 누구나 특별검사가 차출해 쓸 수 있다.

이러한 미국 내 복잡한 국내정치 사정으로 인해 한국문제는 지금 트럼프의 관심 밖에 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향한 비판적인 보도를 피하기 위해 한국문제를 발판 삼아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의도를 우리는 자칫 간과하기 쉽다.

1주일 앞으로 다가온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방문 때 미국은 △사드문제 △방위비 분담 △사드 없는 미군과 미국민의 안전문제 등이 거론될 것이다.

미군철수 문제는 단시간에 끝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미국의 국익과도 일치되기 때문에 ‘공갈’은 쳐도 마음대로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의 비위를 맞추기가 쉽지 않다는데 있다.

여기서 우리에게 유리한 측면이 하나 있다는 사실을 놓지지 말았으면 한다. 미국의 절대우방국 또는 미국이 지원하여 가장 큰 성공을 이룬 나라가 바로 한국이라는 점이다. 또 미국의 언론이나 여론은 아직 한국에 대해 우호적이어서 트럼프의 처신에 일정 정도 제약을 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트럼프는 뭔가 해냈다는 성과를 남에게 보여주기를 좋아 한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할 대목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혜와 이러한 사정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유능한 참모들의 조언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필자는 과거 조지 부시 대통령의 텔레비전 연설 때 얼굴 표정을 보고 중동전이 일어날 것을 정확히 알아맞춘 적이 있다.

문 대통령이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향후 1년, 2년 그리고 임기 5년 이후까지 내다보며 당면한 현안을 해결하는 지혜를 갖고 성공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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