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신석의 페르시아 순례길⑦] 무슬림에게조차 잊혀진 길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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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이신석 ‘분쟁지역’ 전문기자] 내가 지난 3주간 걸어온 길은 무슬림에게조차 잊혀진 순례 루트다. 지치고 힘들고 비록 두어 차례 쓰러졌어도 나는 잘 걸어왔다.

조난당하기도 하고 야생동물의 위협과 온몸에 화상을 입히는 햇빛을 잘 견뎠다.

불을 피우지 않으면 절대로 견디지 못하는 사막의 추위 속에서도 잘 이겨냈다.

그러나 앞으로도 500km 더 가야 순례의 끝에 다다르게 된다, 하루에도 수십명의 이란 무슬림의 도움과 격려가 없었으면 난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다.

다행히도 얼굴의 화상과 발바닥에 피멍이 번갈아 생기는 것 외에는 무릎도 허리도 발목도 정상이다.

1485748836386그리고 의지도 전혀 꺾이지 않은 상태로 끝으로 향하고 있다.

분쟁지역을 다니며 나는 지인들이 모아준 성금과 물품으로 어린이를 중심으로 현지인들에게 수많은 선물을 줄 수 있었다.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또 그만큼 상처도 받았다.

그래도 난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이란 순례길에 이르게 되었다,

그런데 이번 이란 순례에선 많이 아팠다. 나머지 구간에서도 아프고 눈물 흘리는 일이 많을 것 같다.

난 알고 있다. 무슬림에게조차 1백여년 간 잊혀진 이 순례의 길은 다시 열릴 것이라고. 내 발길은 헛되지 않을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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