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 교수·학생 공동 시국선언 “신자유주의 속 곡학아세 깊이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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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편집국]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전국적으로 시국선언과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확산되는 가운데 대학교수와 학생 등 대학구성원들의 첫 공동성명이 나왔다.

세종대 교수협회의회와 총학생회, 중앙운영위원회는 7일 ‘한국 정치의 고질적 폐단, 바로잡을 때이다’란 제목의 시국선언문에서 “우리 교수들은 황금만능주의에 물들어 진정한 가치를 상실해 가는 나라와 대학의 현실을 외면하지 말고 이에 대한 비판과 계도에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국회의원들을 비롯한 정치인들은 지방색으로 얼룩진 우리 정치의 고질적 폐단에 오히려 편승하여 이렇게 왜곡된 정치구조를 악용하기에 바쁘지는 않았는가?” “우리 교수들 또한 자신의 본분으로 주어진 고유의 역할과 줏대를 저버린 채 신자유주의의 물결을 타고 곡학아세(曲學阿世)하지는 않았는가?”고 묻고 “이러한 뼈저린 반성 속에서 대통령은 이제라도 자신의 책임과 능력을 직시하고 마땅히 국정 일선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시국선언 전문.

시국선언: 한국 정치의 고질적 폐단, 바로잡을 때이다

최근 우리나라는 최순실 파문이 일으킨 격랑으로 말미암아 민심이 흉흉한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 이는 대한민국의 국가원수인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을 펴나감에 있어 자신만의 뚜렷한 비전과 정치철학이 없이, 오히려 최순실을 비롯한 극소수의 측근 인사들에 휘둘려 왔다는 사실이 전 국민에게 알려지면서 촉발된 일이다. 문제는 단순히 최순실이나 박대통령에 대한 스캔들 수준의 소문 확인에 있지 않다. 대통령이 책임을 지고 모종의 결단을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고, 최순실과 그 주변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철저하게 파헤치는 것도 시급하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보다 중요한 것은 나라꼴이 이토록 망신살 뻗칠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 근본원인과 배경을 두루 살펴 다시는 이런 불행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함으로써 현재의 난국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는 슬기를 발휘하는 일이다. 현재의 파경이 과연 최순실과 박 대통령, 두 사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만 할 수 있는가? 주변의 정치인들, 정치를 지켜보고 감시해야 할 지식인들, 그리고 국정을 맡을 사람을 선택한 국민에게는 책임이 없다 할 수 있는가? 문고리를 잡고 밀실을 드나들거나 기웃거린 대통령의 측근 인사들은 일신상의 영달을 위해 정치 파행을 부추기고 진실을 호도하지 않았는가? 국회의원들을 비롯한 정치인들은 지방색으로 얼룩진 우리 정치의 고질적 폐단에 오히려 편승하여 이렇게 왜곡된 정치구조를 악용하기에 바쁘지는 않았는가?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식인을 자처하는 우리 교수들 또한 자신의 본분으로 주어진 고유의 역할과 줏대를 저버린 채 신자유주의의 물결을 타고 곡학아세(曲學阿世)하지는 않았는가? 이러한 뼈저린 반성 속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주장을 하고자 한다.

하나, 박 대통령은 이제라도 자신의 책임과 능력을 직시하고 마땅히 국정 일선에서 물러나야 한다.

하나,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수사는 한 치의 눈가림이나 왜곡도 없이 진실을 철저하게 규명해야 한다.

하나, 우리 교수들은 황금만능주의에 물들어 진정한 가치를 상실해가는 나라와 대학의 현실을 외면하지 말고 이에 대한 비판과 계도에 앞장서야 한다.

우리들 세종대학교 교수협의회와 총학생회는 위와 같은 내용을 천명하며 앞으로 더욱 주인의식을 가지고 국가와 대학의 문제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일 것을 다짐하는 바이다.

2016년 11월 7일

세종대학교 교수협의회

세종대학교 제31대 총학생회/제33대 중앙운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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