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몰락시킨 ‘문고리권력’ 4가지 유형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한옥엔 문고리를 잡아당겨야 문을 열 수 있다. 문을 열어 방으로 들어가려면 당연히 문고리를 당겨야 한다. 문고리는 ‘문을 여는 역할’과 ‘문을 잠그는 역할’을 동시에 한다.

뇌물과 매관매직이 성행했던 시절에는 관직에 줄을 대거나 특정 이권을 바랄 때, 권력가 혹은 세도가를 만나기 위해 문고리권력 앞에 줄을 서지 않으면 권력자의 곁으로 다가설 재간이 없었다.

그 와중에 줄을 서지 않고 빨리 권력가를 만나려거나, 뒷문으로 몰래 들어가려면 문지기를 매수하는 방법밖에 도리가 없다. 권력자들에게 온갖 뇌물을 바치면서 어찌 문고리에게 떡고물들이 떨어지지 않겠는가? 이러한 문고리권력은 바로 ‘권력자에게 통하는 문지기’로, 그 문의 문고리를 잠글 수도, 열어줄 수도 있는 권력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때의 ‘청와대 문고리삼인방’이 대표적이다. 문고리 삼인방이 단순히 대통령의 비서관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문고리권력을 빌미로 큰 권력을 행사했기에 그렇게 부르는 것이다.

물론 대통령 입장에서는 오래 자신을 보필해온 인사들이기에 믿을 수 있고, 의지할 수 있으며, 편할 수 있다는 것은 이해된다. 하지만 대통령이 공기관·공조직보다 훨씬 신임하기 때문에 문고리권력의 폐해가 생기고 비판받고 있는 것이다.

다산(茶山)의 <목민심서> ‘이전’(吏典)의 두 번째 조항이 ‘어중’(馭衆)이다. 부리는 사람들은 어떻게 인도해줄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한 논의다. “부리는 사람들을 인도해주는 방법은 위엄과 믿음(威信)뿐이다. 지도자의 위엄은 청렴(淸廉)에서 나오고, 믿음은 지도자의 성실성에서 나오는 것이니, 성실하고도 청렴할 수 있어야만 모든 아랫사람이 따르게 할 수 있다.”(馭衆之道 威信而已 威生於廉 信由於忠 忠而能廉 斯可服衆矣)

지도자가 위엄과 믿음을 얻을 수 있으려면 어떤 사안에도 ‘편향’(偏向)을 버리고 ‘공명정대’(公明正大)하게 일을 처리해야 한다.

다산은 “마음에 털끝만큼의 편향이 있어서는 안 된다. 만일 편향이 있으면 반드시 사람들이 알게 된다”고 했다. 다산은 또 “지도자와 부하들 사이가 환히 틔어 가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 부분에서 다산은 문고리권력 문제를 제기했다. ‘문졸’(門卒)이라는 이름의 문고리 권력은 지위는 낮고 천한 문지기들이지만 지도자와 백성들 사이의 소통을 가로막고 온갖 권력의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어중’에서 말하는 중(衆)은 바로 많은 사환(使喚)을 말한다. 신분도 낮고 생활도 어려운 사람들이지만 권력자가 이들을 제대로 통솔하지 못한다면 국가 대사를 그르칠 수 있다는 경고다.

사환은 최측근에서 권력자를 돌보고 있는 사람들이다. 무능한 권력자는 이들의 농간 때문에 똑바른 정치를 할 방법이 없게 된다.

한비자(BC280?~233)는 ‘팔간’(八姦) 편에서 문고리권력의 폐해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논했다. 그 중 문고리에 해당하는 네 가지를 알아보자.

첫째는 동상(同牀)이다. 잠자리를 함께하는 자를 말한다. 귀부인과 애첩 그리고 마음에 드는 미녀들로 이들이 군주를 유혹하는 자들이다.

둘째는 재방(在傍)이다. 군주 곁에 가까이 있는 자를 말한다. 광대 또는 측근들로 이들은 군주가 명하지 않았는데도 안색을 살펴서 군주의 심중을 앞서 헤아리는 자들이다.

셋째는 부형(父兄)이다. 방계의 숙부나 서자나 형제 등으로 군주가 친애하는 이들인데 대신이 되어 군주와 함께 일을 획책하는 이를 말한다.

넷째는 유세객(遊說客)이다. 부하들이 입심 좋은 변사(辯士)들을 지도자의 곁에 두게 한다. 그들이 지도자에게 이익이 되는 말을 하게 하면서 교묘하고 유창한 언사와 변설로 지도자를 꾀는 것이다.

문고리권력의 폐해를 막으려면 우선 이 네 가지 유형의 측근을 막으면 되지 않을까? 사심(私心)이 공(空)하여야 공심(公心)이 나고, 공심이 나야 단합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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