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니스 참사 계기로 본 ‘대량살인’ 유형과 범인 공통점

프랑스대혁명 기념일인 지난 14일 밤 남부 휴양지 니스에서 발생한 대량살인 피해자 가족과 시민들이 오열하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 조사에 따르면 대량살인은 소외된 중산층 이하 백인 남성들이 범인이며 여성들에 의해 발생하는 일은 아주 드물다고 한다.

 

[아시아엔=김중겸 전 인터폴 부총재, 전 충남경찰청장] 요즘 미국, 프랑스에서 집단 테러가 빈발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 니스에서 발생한 사건은 100명 이상의 희생자를 낸 점에서 대량살인으로 기록될 것이다. 피해자들의 명복을 빌며 재발되지 않도록 국제사회가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한다.

살인이란 저지르기 쉬운 범죄가 아니다.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으로서는 미쳐야 가능한 일이다. 극도의 분노나 한 맺힌 원수라도 행동에 옮기긴 어렵다.

살인의 종류 5가지

미 연방범죄수사국(FBI)은 종래 살인을 5종류로 분류해 왔다.

첫째, 강도 살인(felony murder)다. 강도짓 하다가 사람을 죽이는 케이스다.

둘째, 강도 살인 추정(suspected felony murder)으로 강도 살인으로 보이는 경우다. 셋째, 말다툼이 동기가 된 살인(argument-motivated murder)으로 부부싸움 등에 의한 경우가 그것이다.

넷째, 다른 동기에 의한 살인(other motives )으로 복수심 등에 의한 살인을 말한다.

다섯째 범주로 원인미상(unknown)이 있다. FBI는 이처럼 5가지 원인으로 살인을 분류했다.

범인 1명당 희생자 수를 기준으로 본 분류는 다음과 같다.

△단독살인:1명 살인(1곳에서 1회 범행)

△이중살인:2명 살인(1곳에서 1회 범행)

△삼중살인:3명 살인(1곳에서 1회 범행)

△대량살인:4명 이상 살인(1곳에서 1회 범행)

△연속살인:2명 이상 2곳 이상에서 1회 범행

△연쇄살인:3명 이상 3곳 이상에서 3회 이상 범행.

연속살인과 연쇄살인의 차이는 냉각기간의 유무다. 냉각기간이란 범행장소를 a에서 b로 옮겨가는 사이 또는 1차 범행에서 2차 범행으로 가는 사이에 일종의 쉼(中斷)을 말한다.

병원 기숙사서 8명 살인

1966년 7월 14일 밤 11시 시카고 커뮤니티 병원 간호학과 학생 기숙사에 술 취한 사람이 침입했다. 그는 방마다 뒤져 8명을 깨워 한 곳으로 모이게 한 뒤 손과 발을 묶었다. 그리고는 고문, 강간을 하고 살해했다.

한 학생이 용케 피해 침대 밑에 숨었다. 이튿날(7월 15일) 아침 6시 범인이 도주한 뒤 이 여학생이 침대에서 기어나가 도와달라고 외쳤다. 경찰에게 용의자 인상착의를 진술했다. 몽타주가 신문과 방송에 보도됐다.

7월 16일이 시카고 교외의 싸구려 호텔에서 자살기도 사건이 발생했다. 호텔측은 구급차를 불러 병원으로 보냈다. 응급실 의사는 뉴스를 통해 본 인상착의가 기억났다. 팔에 문신 있다는 내용. 경찰에 신고해 범인이 잡혔다.

대량살인자는 흑인보다 백인에 많아

범인은 스물 다섯살 리차드 스펙이란 이름의 미시간호를 왕래하는 선박의 막노동자였다.

6살 때 귀여워해주던 아버지가 심장병으로 숨지고 어머니는 재혼했다. 계부의 학대가 끊이지 않았다. 12살에 술 배우고 15살부터는 매일 마셨다.

이미 20번 넘게 소년원과 교도소를 들락날락했다. 8명을 살인한 그는 애초 사형에서 450년형으로 감형, 25년째 복역 중 1991년 12월 5일 심장병으로 숨졌다.

대량살인자의 특징은 과연 무엇인가? 가족이나 애인과의 이별 또는 실직으로 상실감과 절망에 휩싸여 대량살인이라는 자멸의 길을 택한다.

주로 30~40대 중년 백인남성, 중산층 하류 계층 출신이다. 특징적인 것은 사생아, 입양자 또는 복지시설에서 자란 사람 중에는 드물다. 대개 가정이나 직장에서 실패와 좌절을 반복해 경험한다. 고독과 파탄 속에 지낸다.

대량살인자는 ‘나를 제외한 모두에게 내 문제의 책임이 있다. 아는 사람이거나 모르는 사람이거나 마찬가지다. 악마까지도 그렇다’고 생각하고 그대로 믿는다.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계획하고 준비한다. 짧은 시간에 많은 사람을 죽일 수 있는 표적을 선택한다. 이를 위해 총기를 사용한다. 범행 후에는 자살한다. 또는 사살당할 때까지 저항한다.

대량살인의 도구는 총이다. 여성은 총을 무서워하고 싫어한다. 따라서 대량살인할 수단이 없다. 따라서 여성은 대량살인을 하지 않는다. 그 대신 문제 생기면 친구와 상의하고 전화 걸어 하소연한다. 그러면 친구는 커피나 마시자고 한다. 만나서 다 들어주면 기분이 풀린다.

심리치료의 방법을 택하기도 한다. 여하간 털어 놓는다. 마음 가벼워진다. 대량살인 동기가 소멸되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개별 살인 요인이나 동기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연쇄살인 용어의 유래

1984년 FBI에 행동과학반(Behavioral Science Unit)이 신설됐다. 목적은 반복하여 이루어지는 살인사건 연구였다.

레이건 대통령이 이날 기념연설을 통해 이런 살인 유형을 ‘repeat killer’라 했다. 사람들은 레이건 대통령이 명칭을 자주 혼동하는 버릇이 있어 이번에도 엉뚱한 소리를 하나 했다. 레이건은 ‘차이나’를 ‘인도차이나’, 영국 다이애나 왕세자비를 데이비드라고 한 적이 있다.

이 용어는 실무상으로는 1983년 미국 상원 법사위에서 처음 사용했다. FBI에서도 1986년부터 사용해 정착됐다.

한 사람에 의한(by one person) 뚜렷한 이유나 동기가 없는(no apparent reason and motivation) 복수의 살인을 연쇄살인(serial killer)이라 한다.

한 사람이 강간과 살인 두 가지를 다 했다. 여러 곳에서 자행됐다. 가해자와 피해자 간 연결고리도 동기도 없었다. 이런 범죄현상에 대한 인식에서 연쇄살인 개념이 나왔다.

연쇄살인은 미국, 영국은 물론 중국과 일본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특정국가에만 한정된 범죄가 아니라는 얘기다. 미국과 영국만 비교하면 미국은 연쇄살인이 많다. 영국에선 1888년 런던에서 처음 등장했다. 그해 8월 7일부터 11월 10일까지 런던 이스트엔드 화이트채플 행정구와 그 근처에서 성매매 여성 7명을 죽인 살인범 사건이다. ‘Jack the Ripper’가 바로 범인이다.

제1차 세계대전 이전에는 성범죄가 거의 없었다. 다루기 곤란한 귀족의 일탈행위였기 때문이다. 그 이전 수 세기 동안 주로 교회에서 규제했다. 남성성기 오럴섹스, 자위, 호모, 간음 등이 포함된다.

1,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성범죄(Sex Crime)이 급증하며 연쇄살인과 연결됐다. 특히 발기부전(impotence) 환자가 많았다. 대표적인 연쇄살인범들은 대부분 성범죄자였다. 치카틸로(Chikatilo)는 살인하는 동안에 비로소 발기됐으며 다머(Dahmer)는 시체하고만 성교가 가능했다. 시간자(屍姦者)였다.

섯클리프(Sutcliffe)와 크리스티(Christie)는 발기가 안돼 살인을 통해서 쾌락을 맛보고 마음이 가라앉았다.

연쇄살인자는 인간관계 맺기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섹스 파트너나 애인 결핍상태가 된다. 그러니 자위(masturbation)로 섹스 욕구를 풀었다. 외설잡지의 사진과 포르노를 보면서 말이다.

엿보기나 속옷 훔치기에서 시작한 범죄성향은 점차 공격성향으로 발전하며 이윽고 살인까지 간다.

살인은 처음 하기가 어렵지 하고 나서 시간이 지나면 다시 살인자가 된다.

반복된 행위는 윤리와 도덕 감정을 마비시킨다. 사람을 죽여서는 안 된다는 금기가 사라진다. 이 상태에서 누굴 죽이느냐 하고 피해자 물색에 나선다. 스토크가 첫 단계다. 일종의 구애(求愛, wooing)다. 그리고 살인단계에 이른다. 간단히 죽이지 않는다. 고문, 강간, 절단 등 잔혹한 짓을 서슴지 않는다.

경찰관을 지망했던 자도 많다. 불합격된 후 경비원(security guard)로 일하는 경우다.

제러드 섀퍼(Gerad Schaefer)는 경찰관이었다. 경찰차로 히치하이커(hitchhiker) 여성을 태우고 한적한 곳으로 끌고 갔다. 맥주를 억지로 먹인 후 나무에 목매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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