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마지막 길 떠나는 김성민 아우!···’회자정리 이자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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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이상기 기자]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성민 아우!

오늘 아침 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 14호 빈소에서 자네가 환한 미소로 맞아주어 너무 고마웠네. 우리가 2009년 11월1일 처음 만난 이후 줄곧 그랬듯이 말이야.

아시아기자협회가 주최해 서울~부산간 KTX 한 량을 빌려 열린 ‘AJA 피스트레인 평화토크’에서 자네는 수줍은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지. “연예인으로서 제가 하는 연기가 평화를 가져오고 사람들에게 평안을 준다면 그건 무척 보람되고 제일 바라는 일입니다.”

자네는 필로폰 건으로 사회봉사 100시간을 마치고 이듬해 여름, 자전거를 타고 명륜동 아시아기자협회 사무실로 아이스크림을 사갖고 왔지. 그때 자네가 한 말이 귀에 울려오는 것 같네. “형님, 장애할머니들 씻기고 이야기 들어드리면 그렇게 편할 수가 없어요. 자주 가 뵈려구요.”

그리고 2011년 12월 경기고 출신들의 ‘화동연우회’가 공연한 에밀 졸라 원작 <떼레즈 라깽> 연극에 자네는 당시 갓 창간한 <아시아엔> 기자들을 초청했지. 관람 후 일행은 자네와 대학로에서 돼지갈비와 소주를 실컷 먹고 마셨지. 그때 자네 표정은 오늘 아침 장례식장의 영정사진처럼 천진난만하고 순결하기 그지 없었다네.

그리고 자네는 안 가면 좋았을 곳에 다시 가고, 세월은 하염없이 흘렀던 거지. 그리고 올초 자네의 석방소식을 접했지.

성민 아우.

미안하네. 정말 사과하네. 자네가 그곳에 있을 때 면회는커녕 편지 한 장 보내지 않은 나를 자책하지 않을 수 없네.

그러던 중 지난 5월31일 “성민 아우 어찌 지내나? 보고 싶구려” 내 짧은 문자에 자네는 이렇게 답을 했지. “네 형님. 와이프 병원에서 열심히 직장인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글 너무 감사합니다. 못난 저를…”

아마 내가 자네를 생각하며 쓴 글을 읽고 보낸 듯하더군.

그리고 열흘 뒤인 지난 10일 자네가 생각나더군. 하여 “무더위에 건강하시길 성민 아우 파이팅” 하고 카톡을 보냈지. 그리고 이튿날 자네와 내가 주고받은 문자가 이승에서의 마지막이 될 줄이야.

“형님 곧 모실게요. 혹시 이(치아) 괜찮으세요. 제가 요즘 치과 일해요.”

“모시긴. 차 한잔 나누며 얼굴 바라보면 그 얼마나 축복인가! 치아는 김용호 치과에서 정기적으로 보고 있어 늘 고맙게 생각한다네. 아우의 해맑은 얼굴, 하나님의 크신 선물!”

“주치의 change. 저 삐집니다”

사랑하는 성민 아우.

오늘 자네와 마지막 인사를 나누며 이런 생각을 했어. ‘마지막 길 내게 남은 걸 이웃에게 주어 사랑을 나눈 성민이의 삶을 따라 할 수 있을까? 성민이처럼 아름다운 맘 가진 사람을 또 만날 수 있을까?’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그리고 닮고 싶은 게 많은 성민 아우.

나는 믿네. ‘회자정리 거자필반'(會者定離 去者必返)을.

멋지게 살다간 자네, 저 세상에서도 훌륭한 삶 이어가리라 믿네. 잘 가게. 잘 가시게. 무거운 짐 다 내려놓고 먼 길 잘 가게. 그곳에서 다시 만나 잔디밭에 두팔 뻗고 누워 시리디 푸른 저 하늘 바라보며 자네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나누세나. 안녕~!

녹음 짙은 유월 스무여드레 형 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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