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권의 훈훈한 세상] 비전상실증후군을 아십니까?

개구리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비전(vision)의 사전적 의미는 “내다보이는 미래의 상황”이다. 그런데 요즈음 우리들은 ‘비전상실시대’를 겪고 있다. ‘비전상실증후군’(Boiled frog syndrome)에 대해 알아보자.

미국 코넬대의 실험실에서 있었던 일이다. 개구리 한 마리를 차가운 물이 담긴 비이커에 넣었다. 비이커 밑에는 분젠등을 놓고 1초에 화씨 0.017도씩 물이 데워지도록 불꽃을 아주 작게 해놓았다. 온도가 서서히 높아지기 때문에 개구리는 온도의 변화를 눈치 채지 못했다.

마음만 먹으면 당장이라도 비이커에서 뛰어 올라 안전한 곳으로 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구리는 태평스럽게 앉아 있었다. 온도는 0.017도씩 올라가는데 개구리는 여전히 비이커 속에서 빠져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두 시간 반쯤 지난 뒤 개구리가 어떻게 되었을까? 개구리는 뜨거운 물에 푹 삶아져 죽어 있었다. 자기도 모르게 죽은 것이다. 자기가 죽어 가는 것도 느끼지 못하고 있다가 그대로 삶아진 거다.

프랑스에는 ‘그르늬이(Grenouille)’라는 유명한 삶은 개구리 요리가 있다. 이 요리는 손님이 앉아있는 식탁위에 버너와 냄비를 가져다놓고 직접 손님이 보는 앞에서 개구리를 산채로 냄비에 넣고 조리하는 것이다. 이때 물이 너무 뜨거우면 개구리가 펄쩍 튀어나오기 때문에, 맨 처음 냄비 속에는 개구리가 가장 좋아하는 온도의 물을 부어 둔다.

그러면 개구리는 따뜻한 물이 아주 기분 좋은 듯 가만히 엎드려 있다. 그러면 이때부터 매우 약한 불로 물을 데우기 시작한다. 아주 느린 속도로 서서히 가열하기 때문에 개구리는 자기가 삶아지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기분 좋게 잠을 자면서 죽어가게 된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당장 먹고사는 걱정은 없으니까, 그래도 웬만큼 배우고 돈도 좀 벌었으니까, 다른 사람보다 아름답고 잘생겼다는 말을 자주 듣고 있으니까, 또 친구도 많고 큰 걱정거리가 있는 것도 아니니까 이만하면 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에 빠져 지금 자기가 어디에 있으며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그럭저럭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마치 자기를 요리하는 물이 따뜻한 목욕물이라도 된다는 듯이 편안하게 잠자다 죽어 가는 개구리의 모습과 별로 다름이 없다. 로마제국이나 통일신라가 멸망한 것은 외부의 침략 때문에 아니었다.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는 비전이 사라짐으로써 서로 단결하지 못하고, 목적과 목표의식이 없어져 그냥 내부에서 저절로 무너진 것이다.

이렇게 ‘비전상실증후군’은 우리를 개구리처럼 삶아대고 있다. 비전을 창출하지 못하면 우리도 70년을 땀 흘려 이룩한 이 번영이 죽는지도 모르고 삶아지는 개구리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비전은 조직과 나라의 미래를 창출한다.

IBM을 창시한 톰 왓슨은 IBM의 성공에 자신이 기여한 바가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IBM이 오늘에 이르게 된 데는 세 가지 특별한 이유가 있다. 첫째,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이 사업이 어떤 모습으로 성공해 있어야 하는가에 대한 분명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나의 꿈, 나의 비전이 어떤 모습으로 이루어져야 하는지에 대하여 사업 초기부터 생각하고 있었다.

둘째, 일단 사업의 미래에 대한 그림을 그린 후에는, 그런 기업은 어떤 식으로 움직여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나 자신에게 던졌다. 그리고 IBM이 성공한 기업으로서 해야 하는 바에 대한 그림을 그렸다.

셋째, IBM이 위대한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그렇게 되기 훨씬 이전부터 위대한 기업들이 하는 것처럼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처음부터 IBM은 나의 비전에 의해 만들어졌고, 매일 우리는 그 비전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하루의 일과가 끝나면 우리는 그 날의 업무를 돌아보며, 우리가 궁극적으로 목표로 하는 것과 현재 우리가 처한 위치의 차이를 인식했고, 다음날 아침이면 그 차이를 줄이기 위해 단단히 각오를 가지고 일을 시작했다.”

리더십은 누구나 가질 수 있지만 극소수의 사람만이 이용하는 기술 창고와 같다. 리더십은 누구나 배울 수 있으며, 누구에게나 가르칠 수 있고, 누구도 거부하지 않는다. 그러나 미래사회는 개인 하나하나가 리더가 되어야 한다.

리더십을 가지기 위한 네 가지 전략이 있다.

1. 비전을 통한 관심 집중이다. 비전을 통해 관심을 집중한다는 것은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비전은 활력과 영감을 주어 목적을 행동으로 전환시킨다. 그 하나 됨의 초점이 비전을 통한 관심의 확보다.

2.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의미추구다. “꿈을 꿀 수 있다면 그것을 이룰 수 있다.” 이 말은 디즈니월드의 현판에 새겨져 있다. 도취할 만한 비전과 고귀한 목표는 얼마든지 많다. 그러나 그것을 커뮤니케이션하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달성할 수 없다.

3. 포지셔닝을 통한 신뢰구축이다. 신뢰는 조직을 움직이게 하는 윤활유다. 신뢰는 책임과 예측성, 신빙성을 포함하며, 조직을 결집시키는 접착제다. 포지셔닝이란 리더가 비전을 실행에 옮기는 데 필요한 행동의 집합이다. 비전이 아이디어라면 포지셔닝은 리더가 설정한 틈새를 말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리더십은 포지션을 설정하고 그 과정을 유지함으로써 신뢰를 구축하게 된다.

4. 긍정적 자존심을 통한 자기관리다. 리더십은 본질적으로 인간의 문제다. 성공하는 리더의 핵심요소는 자신을 창의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자신의 깊은 내면, 즉 ‘긍정적 자존심’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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