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콜롬비아 커피전문 ‘아마티보’ 포사다 공동대표 “중국 커피시장 540조원 웃돌아”
6개월 아시아비즈니스 투어···한국·대만·홍콩은 中진출 ‘교두보’
“한국 커피전문가들 전문성 놀라워”···콜롬비아 산지투어 추진
[아시아엔=박영순 ‘커피’ 전문기자] 세계가 중국의 커피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중국은 스타벅스가 진출한 1999년부터 매년 11~12%의 성장세를 보이면서, 지난해에는 우리나라 돈으로 커피판매액이 117조원에 달했다.
2030년엔 중국 커피시장 규모가 54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커피와 관련한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 사이에 “중국을 염두에 두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는 말이 나돈 것은 이미 오래된 이야기다.
이런 상황에서 커피재배자 집안에서 태어난 콜롬비아 변호사로 중국에서 유학한 마태오 지메네즈 포사다(Mateo Jim?nez Posada)의 행보는 눈길을 끈다. 그는 콜롬비아 커피생두를 세계시장에 공급하는 아마티보(Amativo) 공동대표로 지난해 10월 한국을 시작으로 대만, 홍콩, 광저우 등을 6개월째 돌며 커피트렌드를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광저우에 머물고 있는 그와 17일 이메일 인터뷰를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변호사라는 좋은 직업이 있는데, 커피업에 뛰어든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커피재배는 집안의 전통적인 가업이다. 외가 쪽에서 오래 전 안티오키아 주의 콘코르디아 (Concordia)지역에 있는 커피농장을 구입했다. 어릴 때 커피밭과 가공공장 주변에서 놀면서 결점두(缺點豆, 부실한 열매)를 골라내는 등 농사일을 거들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자연스레 재배, 수확, 가공 등 커피의 모든 것에 대한 사랑이 깊어졌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콜롬비아에서는 커피분야에서 쌓은 경력을 제대로 평가해주지 않는 분위기다. 따라서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나도 로스쿨에 들어가기로 결심했다. 대학 졸업 직전 중국어를 공부하고 싶어 중국으로 갔다. 유학 하면서 홍콩, 대만, 한국 등 인근 국가를 여행하면서 아시아의 매력에 푹 빠졌다. 점차 아시아에서 무엇인가 경력을 쌓아야겠다는 마음이 생겼고, 로스쿨을 졸업한 뒤에는 아시아와 관련된 일을 하겠다고 다짐하게 됐다. 우선 우리 집안에서 생산하는 커피를 보급하기 위해 한국인 파트너와 함께 아마티보(Amativo)라는 회사를 세웠다.”
-한국의 커피애호가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커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에 깜짝 놀랐다. 내가 만난 로스터, 커퍼, 바리스타. 커피교육자, 애호가들은 한결같이 산지에 대한 궁금증이 많았다. 특히 콜롬비아 커피의 품종, 재배, 수확, 가공 등에 관해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눴다. 안타깝게도 할리우드영화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콜롬비아 커피산지(마약재배지로 묘사된 적이 많기 때문)에 가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러나 걱정할 필요가 없다. 콜롬비아 농부들은 커피재배와 가공법 등 그들이 아는 모든 것에 관해 알려주고 가르쳐 주는 것을 즐거워한다. 아마티보는 콜롬비아 커피농장에 가고자 하는 분들에게 상세한 정보를 알려드리고 안내도 한다. 콜롬비아에 일단 가면 계속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어떻게 CCA(커피비평가협회)에 가입하게 됐는지?
“아마티보는 설립과 함께 콜롬비아 커피를 보다 값어치 있게 만드는 일에 몰두했다. 그 시작은 콜롬비아에서 특별한 커피를 발굴해 세계에 알리는 일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먼저 콜롬비아 안에서 커피를 생산하는 사람들과 연대해 커피의 품질을 높이는 일에 매달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CCA에 가입했다. CCA는 바리스타, 로스터, 카페 오너는 물론 커피애호가, 좋은 커피를 산지에서 발굴하는 커피헌터, 미디어, 향미비평가 등 전문가들의 국제적 네트워크다. CCA활동을 통해 커피에 대한 지식을 쌓고 좋은 커피를 보급하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
-콜롬비아에서 어떤 활동을 할 것인지, 앞으로의 계획은.
“지금 아시아 여러 국가를 순회하는 비즈니스 여행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아마티보 한국대표인 마크 강과 함께 우리가 콜롬비아에서 발굴한 커피생두가 얼마나 좋은 것인지를 로스터와 커피애호가, 카페에 알리는 일을 하기 시작했다. 대만과 홍콩은 거대 시장인 중국에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로서 여러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지금은 광저우에서 깨어나고 있는 중국의 거대한 커피시장을 목도하면서 콜롬비아 커피가 할 수 있는 부분을 찾고 있다.
이와 함께 다니엘 베라스퀴즈가 이끄는 아마티보 콜롬비아팀은 본국에서 커피농장을 샅샅이 뒤지며 품질 좋은 커피를 찾아내는 일을 하고 있다. 시에라네바다(Sierra Nevada), 발레델카우카(Valle del Cauca), 칼다스(Caldas), 리사랄다(Risaralda), 산텐데르(Santander), 쿤디나마르카(Cundinamarca) 등의 깊은 산속 작은 커피농장까지 누비며 새로운 맛을 찾아내 아시아를 다니고 있는 나에게 즉시 샘플을 보낸다. 나는 이것을 한국, 홍콩, 대만, 광저우에서 받아 로스팅한 뒤 현지 전문가들과 향미를 평가하며 산지와 직접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콜롬비아 커피가 궁금하다면 아마티보에 연락하면 된다. 언제나 환영이다. 커피샘플을 테이스팅하는 것은 모두 무료다. 여러분이 콜롬비아 커피의 향미를 즐기는 것만으로도 아마티보는 만족한다. 아울러 우리는 올해 콜롬비아 커피산지에 가고 싶은 한국분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콜롬비아에서 뛰어난 향미를 지닌 커피와 함께 잊지 못할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라는 점을 약속드린다.”
-콜롬비아 커피산지를 둘러보는 프로그램을 좀 더 구체적으로.
“아시아에서 만난 많은 분들이 콜롬비아 산지 투어에 대해 문의한다. 아마티보는 품질 좋은 커피로 유명한 안티오키아 주와 킨디오 주에 커피농장을 가지고 있다. 콜롬비아 방문단은 바로 이들 커피농장에서 머물면서 재배자들과 똑같이 수확, 가공, 건조 등 일을 하면서 커피를 배우는 소중한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이웃한 여러 농장도 방문해 품종과 재배법 등 여러 상황을 경험할 것이다. 또 유네스코가 커피문화경관으로 지정한 곳도 방문해 전통방식으로 커피를 생산하는 작은 농장들도 견학하게 된다. 여행은 100% 방문자들의 눈에 맞추어져 있다.”
-한국 커피시장에서는 어떤 활동을 할 계획인지?
“한국에서는 이미 콜롬비아에서 최고 품질의 커피를 찾아 한국으로 보내는 일에 착수했다. 여러 차례 커피테이스팅 행사를 주최해 콜롬비아에서 발굴한 커피에 대한 평가도 받았다. 커피앤티페어, 카페앤베이커리페어, 서울카페쇼, 대만티커피앤, 와인페어 등에 참가해 아마티보가 선정한 콜롬비아 생두를 소개했다. 우리는 아시아에서 이와 같은 일을 지속적으로 해 나갈 것이다. 행사 때 아마티보를 보게 된다면 언제든 오셔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콜롬비아 커피를 테이스팅하기를 바란다.”
-대만과 홍콩에서는 어떤 성과를 거두었는지.
“커피시장을 파악하기 위한 모든 지표를 확인하는 작업과 콜롬비아 커피에 대해 관심이 있는 전문가들과의 네트워크도 구축하는 일을 진행했다.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전략은 어는 정도 마련했다고 자평한다. 대만은 프랜차이즈 카페가 아니라 세계 모든 산지의 커피를 다루면서 저마다 개성을 표출하는 카페가 붐을 이루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홍콩은 커피시장의 트렌드가 최고급 카페와 중국 진출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투자하는 업체 등 2가지로 나뉘어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