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성의 한국 계파정치 62] 손학규·정세균·정동영···2010년 한솥밥 먹던 그들 지금은?
[아시아엔=박종성 서원대 정치행정학과 교수] 2010년 민주당 전당대회는 대권을 향한 이 같은 당내갈등을 잘 반영한다. 대회를 앞둔 계파별 세몰이 과정에서 후보들 서로가 서로를 비방·견제하려 들던 정치적 속내까지 물론 포함해 말이다.
당 대표를 사임한 다음 당내 발판을 굳히기 위해 다시 도전한 정세균이 한나라당 탈당경력을 아킬레스로 간직한 손학규에게 ‘정통성 없는 인물’이라 몰아붙이자 그 역시 난세의 야당지도자로 ‘온건한 관리형 대표는 적격이 아니’라고 되받아친다. 그들과 동반 경쟁한 정동영은 17대 대선패배 책임을 묻는 후보동지들에게 ‘담대한 진보’와 ‘역동적 복지’로 응수하며 머쓱함을 피해야 했다. 한나라당 탈당 후 입당경력이 손학규 적통(嫡統) ‘시비’의 원인이었다면, 몸담던 정당을 박차고 나간 후 복귀한 정동영의 표류행각도 피하지 못할 ‘흠’이었다.
그러나 2010년 민주당 10·3전당대회는 손학규의 승리로 끝난다. 그렇다고 그의 승리만으로 18대 대선후보 윤곽을 점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하지만 모처럼 ‘비호남·비주류’ 인사를 당대표로 꼽은 당 내외 여론과 대의원들의 의지는 김대중과 노무현 퇴장 이후 비틀거리던 야당의 강력한 재건으로 쏠린다. 그가 물론 그 같은 일을 순조롭게 해낼 수 있을지 여부는 과제로 남겨둔 채 말이다. 전당대회의 득표 통계는 그의 당 내외 처지가 만만치 않음을 알리는 좋은 징표다. 특히 대권 도전에 두번 씩이나 실패한 정동영의 맹추격과 자신 또한 그 대열에서 예외일 수 없다고 판단한 손학규의 입지는 물론, 벌써부터 ‘그들’을 당의 ‘과거’이자 어쩔 수 없는 ‘현재’로 몰며 새로운 ‘미래’로 스스로 수식하는 당내 486의 약진도 매서웠기 때문이다.
최재성은 대열에서 끝내 밀렸지만 이인영은 당내 권력구도에 ‘안착·인입’한다. 대표당선이 곧 대권직행을 예약하는 건 아니었지만 ‘빅3’로 알려진 인물들의 안정적인 3위권 진입은 손학규의 당내 운신폭이 그리 넓지 않음을 예고했고 뒤를 바짝 쫓는 이인영의 존재감은 세 사람의 당내 독주 역시 여의치만은 않으리란 사실도 잘 입증했다. 후보별 종합 득표순위는 다음과 같았다. 1위(대표) 손학규 11,904(21.37%) 2위 정동영 10,776(19.35%) 3위 정세균 10,256(18.41%) 4위 이인영 6,453(11.59%) 5위 천정배 5,598(10.05%) 6위 박주선 5,441(9.77%) 7위 최재성 4,051(7.27%) 8위 조배숙 1,216(2.18%)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