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이인영의 ‘혁신·쇄신’ 택해···’친문 일색’ 지도부 변화 가능성
[아시아엔=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8일 제20대 국회 마지막 원내사령탑으로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 대표 주자인 3선의 이인영 의원을 선택했다.
이 신임 원내대표가 선거전 내내 핵심 메시지로 내세운 ‘혁신과 쇄신’이 민주당 의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경선 정견 발표에서 “우리는 변해야 승리할 수 있다”며 “저부터 변화를 결단한다. 제 안의 낡은 관념, 아집부터 불살라 버리겠다”고 역설했다.
‘친문'(친문재인) 이해찬 대표와 색깔이 다른 이 원내대표의 취임으로 민주당 지도부에는 새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당내에서는 ‘친문 일색’이었던 지도부의 진용이 변화하면서 다양성이 확보되고 견제와 균형의 원칙도 뚜렷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내년 총선 전략과 공천 등에서 이 원내대표가 이해찬 대표와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친문 쏠림’을 막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편으로는 비교적 단일대오를 유지해온 민주당에서 계파별 목소리가 선명하게 분출되면서 갈등과 균열이 수면 위로 드러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이 원내대표는 ‘이견의 분출’을 갈등으로 연결하기보다는 혁신으로 승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정견 발표에서 “당내에는 정말 다양한 의견이 상존하고 있었다. 타당한 견해였고 마땅히 존중받아야 옳다”며 “개인의 의견보다 집단의 사고를 모으면 더 많은 정책혁신과 성과를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당청 관계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 원내대표는 “당정청 회의와 소통·협력의 첫 출발은 상임위원회가 될 것”이라며 “주요 정책의 결정은 상임위가 해당 부처를 주도하고, 이견이 생기면 청와대와 빈틈없이 조율하여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도록 당정청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청와대와 정부가 상대적으로 주도권을 쥔 기존 상황에서 벗어나 당이 상임위별 전문성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원내대표는 총선을 앞두고 당청관계의 무게중심을 당으로 가져와 존재감을 키우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당청 간 ‘엇박자’가 두드러지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만큼 이 원내대표는 이를 적절하게 조절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