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에서 온 편지’ 노벨문학상 펄벅을 강인하게 키운 건···

루즈벨트·슈베르트·봅 호프의 공통점···”빛은 터널 저 쪽에 있다”는 신념의 소유자

펄벅여사

미국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펄 벅 여사 <사진=위키피디아>

미국 여성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자 펄 벅 여사는 선교사인 아버지를 따라 중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어느 해 심한 가뭄이 들었을 때 일이다. 아버지가 먼 여행으로 집을 비운 사이 마을에는 백인이었던 펄 벅의 어머니가 신(神)을 분노하게 만들어 가뭄이 계속된다는 소문이 돌았다.

사람들의 불안은 점점 분노로 변했고, 어느 날 밤 사람들은 몽둥이, 곡괭이, 도끼, 쇠스랑 등 무기가 될 만한 농기구를 가지고 펄 벅의 집으로 몰려왔다. 그 소식을 들은 어머니는 집안에 있는 찻잔을 모두 꺼내 차를 따르게 하고 케이크와 과일을 접시에 담게 했다. 그리고 대문과 집안의 모든 문을 활짝 열어 두고는 마치 오늘을 준비한 것처럼 어린 펄 벅에게 장난감을 가지고 놀게 하고 어머니는 바느질을 하고 있었다.

잠시 뒤 몽둥이를 든 사람들이 단숨에 펄 벅의 집으로 몰려왔다. 그런데 굳게 잠겨 있을 것이라고 여겼던 문이 열려 있자 어리둥절한 얼굴로 방안을 들여다보았다. 그 때 펄 벅의 어머니는 “정말 잘 오셨어요. 어서 들어와서 차라도 한 잔 드세요” 하며 정중히 차를 권했다. 그들은 멈칫거리다가 못 이기는 척 방으로 들어와 차를 마시고 케이크를 먹었다. 그리고 구석에서 놀고 있는 아이와 어머니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그냥 돌아갔다.

그리고 그날 밤 그토록 기다리던 비가 내렸다. 훗날 어머니는 어른이 된 펄 벅 여사에게 그날 밤의 두려움을 들려주며 만약 도망칠 곳이 없는 막다른 골목이 아니었다면 그런 용기가 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머니는 입버릇처럼 “용기는 절망에서 생긴다”고 했는데, 그것은 펄 벅 여사가 절망적인 순간에 항상 떠올리는 말이 되었다.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회 명예회장] 요즘 살기가 너무 팍팍하다. 얼마나 힘이 들면 ‘헬(hell)조선’이라는 말이 생겼을까? 그런데 우리의 생활이 고된 것은 사실이지만 가본 적이 없는 지옥에 우리가 사는 현실을 비유한다는 것은 너무 자학적(自虐的)이 아닐까 싶다.

지옥이 희망을 잃은 땅을 뜻한다면 OECD 최고의 자살률, 연애·결혼·취업에 인간관계와 일곱 가지를 포기했다는 ‘7포 세대’, 그리고 거리로 내몰리는 비정규·일용직의 근로양극화, 창업 몇년 만에 거의 다 무너지는 자영업자, 걸핏하면 도심에서 난장판을 벌이는 시민단체들의 일탈 등이 우리 사회의 암울한 단면을 보여주어 ‘헬조선’을 외칠 만도 하다.

‘한강의 기적’으로 칭송받던 나라가 왜 이렇게 미래를 잃고 혼미한 저성장 경제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것일까? 2015년 소비자 물가는 0.7% 상승에 그쳤다고 하는데, 정말 수긍 못 할 일이다. 담배 한 갑이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서울 지하철과 시내버스 기본요금은 카드 기준 1050원에서 150~200원 올랐다.

그리고 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 연말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가 12.2% 올랐다고 발표했다. 그것보다도 서민에게 가장 고통스런 문제는 전월세다. 웬만한 수도권 지역의 중형 아파트는 2년의 전세기간 사이에 수천만원 이상 억대까지 올랐다. 오르는 전세금을 감당하지 못해 주변으로 밀려나는 전세 난민이 꼬리를 물고 있다.

주택문제는 밥이나 옷과 다르다. 먹고 입는 거야 아무 데서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집은 삶의 질, 정서와 연결되는 근본이다. 그런데 광복 70주년이 되도록 주택문제는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대통령 공약으로 시행되던 무상급식, 무상보육 등의 보육대란은 지금 감당 못할 파열음을 내고 있다.

정부는 경기를 북돋는다고 규제를 풀어 집값을 부추겼다. 무주택자에게는 빚을 내서 집을 사라고 재촉해 실제로 불안한 전세를 피해 능력 밖의 집을 구입했다. 가계부채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처럼 1200조원대로 폭증했다. 그러니 대출받아 전월세금을 올려준 사람들은 더 허리띠를 졸라매는 길 외에는 방법이 없다. 이런 여러 형편을 살펴볼 때 어쩌면 끝이 안 보이는 긴 터널에 갇혀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다고 이 나라를 탈출하여 달리 갈 수도 없다. 이민을 간다 하여도 또다시 어두운 터널에 갇히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죽으나 사나 정든 내 고향, 내 나라에서 이 어두운 터널을 벗어나려고 몸부림치며 이를 극복해야 한다.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나라이지만, 아직도

‘한강의 기적’으로 칭송받던 나라가 경제침체로 흔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터널 저쪽에는 무엇이 있을까? 터널을 벗어나는 방법은 없는가? 미국의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은 39세에 갑작스레 찾아온 소아마비로 큰 좌절을 겪었다. 하지만 누구보다 건강한 마음으로 시련을 극복한 그는 미국 대통령직을 4번이나 역임하였다.

봅 호프는 젊은 시절 이름 없는 권투선수로 생활했다. 가난하게 살아갔지만, 현실에 굴복하지 않고 배우에 도전하여 결국 미국최고 희극배우가 되었다. 평범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해리 트루먼은 농장에서 일하다가 결혼 후 남성복가게를 열었지만 얼마 못 가 문을 닫게 됐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법률학교에 진학해 판사가 된 후, 끊임없는 노력 끝에 부통령을 거쳐 미국의 대통령이 되었다.

슈베르트는 평생 자기 집을 가진 적이 없었다. 작곡가가 피아노조차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건강이 좋지 않아 31세에 요절했다. 그러나 그가 남긴 아름다운 곡은 지금도 전 세계인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빛으로 향하기 위해 반드시 지나야 할 곳은 바로 이 어둠의 터널이다. 한 치 앞이 보이지 않고, 터널저쪽에 기다리는 것 또한 무엇인지 불확실하지만 중요한 건 그 터널을 지나온 사람들은 모두 성공한 삶을 살았다는 것이다. 용기는 절망에서 생긴다. 오히려 절망 끝에 희망이 있다.

미국 여성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자 펄 벅 여사는 선교사인 아버지를 따라 중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어느 해 심한 가뭄이 들었을 때 일이다. 아버지가 먼 여행으로 집을 비운 사이 마을에는 백인이었던 펄 벅의 어머니가 신(神)을 분노하게 만들어 가뭄이 계속된다는 소문이 돌았다.

사람들의 불안은 점점 분노로 변했고, 어느 날 밤 사람들은 몽둥이, 곡괭이, 도끼, 쇠스랑 등 무기가 될 만한 농기구를 가지고 펄 벅의 집으로 몰려왔다. 그 소식을 들은 어머니는 집안에 있는 찻잔을 모두 꺼내 차를 따르게 하고 케이크와 과일을 접시에 담게 했다. 그리고 대문과 집안의 모든 문을 활짝 열어 두고는 마치 오늘을 준비한 것처럼 어린 펄 벅에게 장난감을 가지고 놀게 하고 어머니는 바느질을 하고 있었다.

잠시 뒤 몽둥이를 든 사람들이 단숨에 펄 벅의 집으로 몰려왔다. 그런데 굳게 잠겨 있을 것이라고 여겼던 문이 열려 있자 어리둥절한 얼굴로 방안을 들여다보았다. 그 때 펄 벅의 어머니는 “정말 잘 오셨어요. 어서 들어와서 차라도 한 잔 드세요” 하며 정중히 차를 권했다. 그들은 멈칫거리다가 못 이기는 척 방으로 들어와 차를 마시고 케이크를 먹었다. 그리고 구석에서 놀고 있는 아이와 어머니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그냥 돌아갔다.

그리고 그날 밤 그토록 기다리던 비가 내렸다. 훗날 어머니는 어른이 된 펄 벅 여사에게 그날 밤의 두려움을 들려주며 만약 도망칠 곳이 없는 막다른 골목이 아니었다면 그런 용기가 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머니는 입버릇처럼 “용기는 절망에서 생긴다”고 했는데, 그것은 펄 벅 여사가 절망적인 순간에 항상 떠올리는 말이 되었다.

터널 저 쪽에는 분명 빛이 있다.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 “실패한 자가 패배하는 것이 아니라 포기한 자가 패배하는 것이다”라는 말도 있다. 용기는 절망에서 생긴다. ‘헬조선’보다는 포기하지 않고 암흑의 터널을 지나가야 한다. 그러면 반드시 빛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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