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에도 유영호의 그리팅맨 등장···인사하는 인간 ‘호모 살루탄스’ 예고편?
[아시아엔=정길화 MBC 시사제작국 PD] 바야흐로 중미의 파나마에 조각 작품 그리팅맨(Greeting Man, 인사하는 사람, Hombre Saludando)가 세워지고 있다. 한국의 유영호 작가가 글로벌 프로젝트로 진행하는 공공설치 미술인 그리팅맨이 2012년 10월 지구 대척점인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에 제1호가 들어선지 4년 만의 일이다.
그동안 강원도 양구 해안면, 제주도 서귀포 다빈치미술관 등지에 그리팅맨 2호, 3호가 설치되었다. 2016년 1월 20일 파나마시티 차니스(Chanis) 로타리에 들어서는 그리팅맨은 통산 4번째, 해외 진출로는 2번째가 된다.
파나마에는 올해로 개통 101년을 맞는 파나마 운하가 있다. 한국은 파나마 운하를 이용하는 세계 5대 국가에 든다. 우선 파나마의 그리팅맨은 한국과 파나마의 친선과 교류에 좋은 상징물이 될 것이다. 나아가 파나마에 들어서는 그리팅맨은 지리적으로 태평양과 대서양의 만남, 동양과 서양의 공존, 북미와 남미를 잇는 교량의 뜻으로 다가온다.
파나마는 지금 니카라과의 제2 운하, 철도로 건설된다는 콜롬비아의 드라이 운하 등으로 협공을 받고 있다. 2016년은 오래도록 시간을 끌어왔던 운하 확장공사가 완공되는 해이기도 한데 이제 그리팅맨과 더불어 새로운 계기를 맞게 되었다.
고개를 15도 숙여 한국식으로 인사를 하는 그리팅맨. 작가는 “인사는 소통의 시작으로 겸손, 존경, 화합, 감사의 뜻이 있다”고 설명한다. 그리팅맨은 이미 고개를 숙이고 있어 그를 보는 누구에게라도 먼저 인사를 한 것이니 “남에게 대접을 받고 싶은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는 예수의 황금률을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작가 역시 공공미술 설치 프로젝트 차원에서 틈틈이 자력으로 조성한 재원으로 40만달러 상당의 작품을 파나마에 기증하고 있다. 파나마에서는 작품이 들어서는 공간을 시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조성할 것이라고 한다.
현지 언론의 반응도 고무적이다. 그리팅맨을 보도하는 파나마 언론의 제1보는 “그리팅맨이 파나마를 놀라게 했다”로 시작한다. 작품의 면모, 작가의 의지 등이 새롭고 놀랍다는 뜻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그리팅맨은 새로운 인간형의 도래를 의미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인류가 호모 사피엔스(지혜의 인간)에서 호모 루덴스(유희적 인간)과 호모 파베르(도구적 인간)를 너머 이제 호모 살루탄스(homo salutans 인사하는 사람)에 이르는 것이다. 소통과 겸손을 선양하는 그리팅맨이 지구촌에 더욱 확산되기를 소망한다. 다만 이제는 작가 개인의 힘만이 아닌 우리 사회가 그 뜻을 보듬을 방법을 고민할 때가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