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애니메이션 ‘뽀로로’ 브라질 티비 진출···’꼬마 펭귄’으로 방영

[아시아엔=정길화 mbc 피디, 전 주상파울로 중남미 특파원] 뽀통령으로 유명한 <뽀로로>가 드디어 브라질에 진출한다. 브라질의 어린이날인 12일부터 브라질 테베 쿠우투라(TV Cultura) 방송에서 ‘뽀로로, 꼬마 펭귄(Pororo, O Pequeno Pinguim)’이라는 제목으로 방영된다. 편성 조건을 보면 방영기간 2년으로 평일 오전과 오후에 한 차례씩 방송될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주말에도 방송이 된다.

비교적 시청자의 접촉도가 높아 <뽀로로>의 인기가 브라질에도 확산되는 것을 기대할 만하다. 2003년 제작된 이래 130여 개국에서 방영된 한국 애니메이션의 대표작인 <뽀로로>. 이제 브라질 전국 방송에서 방영됨으로써 지구 반대편까지 커버리지를 넓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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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30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광장에서 ‘뽀로로’ 판촉행사가 열렸다.<사진=뉴시스>

그런데 왜 ‘뽀로로’가 되었을까. 알려진 바에 따르면 어원은 ‘쪼르르’에 있었다고 한다. ‘뽀통령 아빠’ 아이코닉스 최종일 대표가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절치부심하던 시절, 그의 아이들이 집 안에서 쪼르르 하면서 왔다갔다 노는 모습에서 착안했다는 것이다. 쪼르르가 포르르, 뽀르르를 거쳐 마침내 뽀로로 펭귄(Pororo Penguin)이 되었다는 ‘탄생설화’다. 이어서 곰, 비버, 공룡, 사막여우 등 뽀로로의 친구들도 하나씩 태어나고…

브라질에 상륙하는 ‘뽀로로(pororo)’ 얘기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비슷한 발음인 브라질의 ‘뽀로로까(pororoca)’가 생각이 난다. 뽀로로까는 브라질 원주민 투피족의 말로 ‘강력한 굉음’이다. 이는 세계 최대의 강인 브라질 아마존 하구에서 일어나는 자연현상으로 강물과 바닷물이 부딪치면서 거대한 파도가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tidal bore). 한자말로는 해소(海嘯)라고 하는데, 강어귀에서 밀려오는 갑작스런 큰 밀물을 뜻한다. 엄청난 수량을 자랑하는 아마존 강물이 대서양의 밀물을 만나기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뽀로로까 파도의 규모는 4m 높이에 시속 30km에 달하고, 그 힘은 강둑의 커다란 열대수를 통째로 쓸어버릴 수 있다고 한다. 기록에 따르면 이 파도가 무려 37분에 걸쳐 지속된 적도 있다고 하니 놀라운 일이다. 이 신비로운 ‘끝없는 파도’를 전세계의 내노라 하는 파도타기 서퍼들이 그냥 내버려둘리 없다. 해마다 가장 강력한 뽀로로까가 일어나는 3월이면 서퍼들이 아마존 하구 벨렝(Bellem) 근처의 상 도밍구스 두 카핌(Sao Domingos do Capim)을 찾는다. 포로로까 파도타기 대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1999년 시작해 올해로 17회째 대회를 치렀다. 수많은 서퍼가 뽀로로까 파도를 타고 일제히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장면은 장관이다.

필자가 주상파울루 중남미특파원 시절에 아마존을 취재한 적이 있다. 사정상 일주일 남짓의 기간에 아마존 중류 마나우스에서 하류 벨렝과 마라조 섬을 속전속결로 답사했다. 이때 현지에 가서 비로소 뽀로로까 현상을 알게 되었다. 아쉽게도 3월이라는 시기가 맞지 않았다. 후일을 기약하며 물러났지만 뽀로로까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은 지금도 남아있다. 그러다가 애니메이션 뽀로로의 브라질 론칭 소식에 아마존 뽀로로까가 자연스럽게 떠오른 것이다. 뽀로로가 브라질 아마존에서 뽀로로까를 탄다면..?

남미 면적의 절반인 브라질. 최근 경제가 주춤하고 있다고는 하나 저력이 있는 나라다. 브라질은 중산층을 기반으로 한 소비자 구매력이 높고 라틴아메리카 국가들 중에서는 인구규모가 제일 크다. 애니메이션, 캐릭터 라이선스 분야의 경우 중남미지역 최대의 산업국이다. 이미 디즈니, 워너브라더즈 등 글로벌 기업들이 시장에 진출해 있다. 최근에는 영국 애니메이션 ‘Peppa Pig’이 인기를 끌고 있다. 여기에 브라질 토종 브랜드들도 선전하고 있다. ‘모니카와 친구들’, ‘노란 딱따구리 농장’, ‘흰점박이 닭’ 등이 그들이다.

브라질에서 통하는 애니메이션이나 캐릭터들을 보면 브라질 소비자들의 콘텐츠 선호도를 알 수 있다. 이들은 코미디, 어드벤처, 서스펜스 등의 장르를 즐기면서 상상력을 자극하는 주제를 좋아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펭귄의 숙명(?)을 타고난 뽀로로. 머리에 조종사 모자와 고글을 쓴 뽀로로는 주로 눈밭에서 스키를 타고 썰매를 탄다. 가끔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날기도 하는 모양이다. 문득 브라질의 뽀로로는 과감하게 아마존의 뽀로로까 파도를 타고 놀았으면 하는 상상을 해본다. 뽀로로와 크롱, 루피, 해리 등이 일제히 뽀로로까 파도를 타고 브라질에 상륙하는 것이다. ‘뽀로로까를 타는 뽀로로’, 신나지 않은가. 만약 그렇게 된다면 이를 보는 브라질 팬들의 반응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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