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서 고아 팔아 돈버는 ‘악덕고아원’ 성행···이 중 ‘진짜 고아’ 20% 불과
[아시아엔=김아람 기자]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는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유명하다. 이곳 주변에선 관광객들에 구걸하는 이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최근 캄보디아에선 어린 아이들을 고아라 속여 돈벌이에 이용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캄보디아에는 관광객이 고아원을 방문해 영어를 가르치거나 함께 놀아주는 관광상품이 많다. 아이들은 답례로 직접 공연을 펼치기도 한다. 관광객들은 투어가 끝날 때쯤 슬그머니 기부를 권유 받는데, 이들 대다수는 별다른 고민 없이 지갑을 열곤 한다.
현재 캄보디아에는 1만2천여명의 고아들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이들 중 진짜 고아인 아이들은 5명중 1명꼴이고, 나머지는 부모가 있는 아이들이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걸까? 가난한 부모들이 자식을 키울 여력이 되지 않아 아이들을 보호시설에 맡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아이들은 ‘더 나은 보살핌’ 대신 고아원이 벌이는 관광산업에 이용된다.
아이들을 상품으로 이용하려는 고아원들은 부모에게 ‘아이를 맡기라고 설득하는가’하면?심지어 택시기사들은 고아원과 계약을 맺고 관광객을 고아원으로 데려가는 대가로 수수료를 챙기기도 한다.
유니세프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 2005년과 2011년 사이, 캄보디아 아동보호시설이 75퍼센트 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동안 캄보디아를 방문한 외국인은 250퍼센트나 증가했다.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고아원의 상술에 넘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또한 정부로부터 받는 운영자금을 횡령하는 고아원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고아원에서 벌어지는 아동 학대문제도 심각하다. 비영리단체 ‘액션포더칠드런’(Action For The Children)에 따르면 최근 고아원 직원들의 아동학대가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어린 시절 겪은 학대는 마음에 커다란 상처를 남겨, 후에 성인이 되어서도 후유증을 겪는 경우가 많다. 로스 레이턴 사회복지사는 이에 대해 “직원들은 돈을 받고 일하면서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는데다, 근무시간을 지키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현실을 극복하고자 하는 고아원도 있다. 현지 사업가 로버트 키는 수도 프놈펜에서 차로 2시간 떨어진 곳에서 고아원 ‘희망마을’(Hope Village)을 운영하고 있다. 교외의 고아들을 보살피기 위해 일부러 먼 곳을 택했다.
그는 자금 오용을 막기 위해 작은 것 하나 놓치지 않고 꼼꼼하게 체크한다. 예를 들면 3개월 마다 한번씩 식비가 제대로 쓰였는지 일일이 확인한다. 직원들이 장을 보러 갔다가 필요 이상으로 돈을 많이 쓰는 경우가 없나 면밀히 살핀다. 고아원에 있는 아이들도 장보기에 함께 따라 나선다. 직접 물건을 살펴보고 돈을 지불함으로써 돈의 소중함을 알 수 있도록 교육한다.
그는 “캄보디아의 고아원들이 문제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내 운영 방식이 남들 보기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아 보일지라도, 작은 것부터 바로 세워야 이 사회가 나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