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규홍의 인물탐구 이길여 가천대총장①] “향후 의료핵심은 뇌과학”···뉴스위크 ‘세계여성 150인’ 선정

80을 훌쩍 넘긴 연세에도 현장에서 열정을 불태우는 여성이 있다. ‘세계를 움직이는 여성 150인’에도 선정된 바 있는 그는 이길여 (李吉女) 가천대 총장이다. 이 총장은 1932년 5월 전라북도 군산(옛 옥구) 출생. 이리여고, 서울대 의대 졸업, 미국 뉴욕 메리 이머큘리트 병원(Mary Emmaculate Hospital) 인턴, 퀸스 종합병원(Queen’s Hospital Center) 레지던트, 일본 니혼대 의학 박사. 1978년 인천 길병원을 설립하고 1992년 새생명찾아주기운동본부를 설립했으며 1995년부터 서울대 의대 총동창회장을 5회 연임했다. 현재 가천길재단 이사장이며 2012년 통합 가천대 초대 총장에 취임했다. 장규홍?전 SBS CNBC 보도본부 부장이 2012년 분야별 성공인물들을 인터뷰하고 펴낸 <공감 소통 공유>를 일부 재구성해 <아시아엔> 독자들께 소개한다-편집자?

[아시아엔=장규홍 채널인(Channel In) 대표, 전 SBS CNBC 보도본부 부장] 2012학년도부터 경원대와 가천의과대학이 합쳐져 통합 가천대학교가 출범하면서 가천길재단 이사장이며 길병원 설립자인 이길여 가천대 초대 총장은 다시 한 번 세상의 주목을 받았다. 5년에 걸쳐 4개 대학이 통합된 가천대는 모두 14개 단과대학에 72개 학과에서 대학원생 포함 2만여 명의 재학생으로 수도권에서 세 번째 규모를 자랑하게 됐다.

그러던 2012년 3월 이길여 총장은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선정한 ‘세계를 움직이는 여성 150인’에 뽑혔다. 미얀마의 아웅산 수치 여사, IMF 첫 여성 총재인 크리스틴 라가르드, 배우 매릴 스트립 등이 선정됐으며, 국내에선 새누리당 박근혜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 ‘여성 리더 150인’에 이름을 올렸다. 하루 일과를 분단위로 쪼개 쓴다는 이 총장은 시간이 많이 걸리는 방송 인터뷰에 난색을 표하다 결국 인터뷰에 응하겠다는 연락을 해왔다. ‘150인 선정’ 이후 수많은 인터뷰 요청이 있었지만 방송으로선 첫 번째 인터뷰가 됐다.

‘뉴스위크’는 이길여의 선정 이유에 대해 의사로 출발해 대한민국 여성으로서 처음으로 의료법인을 설립하고, 의료취약지역에서 오랜 세월 병원을 운영해왔으며, 특히 미개발국가의 심장병 어린이들에게 무료 수술을 하는 등 국경을 뛰어 넘는 봉사정신을 실천했다고 밝혔다. 서울대 의대 졸업 후 50여 년 세월, 낙후했던 대한민국의 의료와 교육발전에 이바지한 그의 인생이 국제적 공인을 받은 셈이다.

80년의 세월을 그토록 한결같이 열정과 도전으로 똘똘 뭉친 인생을 살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녀의 어린 시절부터 직접 들어봐야만 이길여 인생역정의 실타래가 풀릴 것이다.

1932년 전북 옥구, 지금의 군산 대야면에서 태어난 이길여. 2녀 중 차녀인 이길여는 혹심한 남녀차별의 집안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어머니의 끊임없는 독려 덕분에 꿋꿋이 향학열을 불태울 수 있었다. 어릴 때부터 병들고 다친 동물을 돌봤던 데서 ‘큰 의료인’의 싹이 튼 것일까?

기자 : “어린 시절부터 또래의 다른 아이들과 달리 봉사정신과 희생정신이 있었다고 저서에 나와 있습니다. 어떤 모습이었습니까?”

이길여 : “어릴 때 동네에 병들거나 다친 동물들이 있으면 다른 애들은 놀리거나 장난치거나 그랬지만 저는 집으로 데려와서 씻겨주기도 하고 다리가 부러진 강아지는 부목을 대주기도 하는 등 비록 전문적인 지식은 없었지만 돌봐주고 치료해주고 그랬습니다. 치료한 뒤 며칠 같이 데리고 자기도 했는데 동물들이 금방 회복되는 모습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꼈지요.

어릴 때 아이들과 놀아도 꼭 병원놀이를 했고, 병원놀이를 하면 꼭 의사 역할을 했습니다. 그런 것에 흥미를 가졌던 게 나중에 의사가 되기 위한 소질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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