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호주 국방·외교 2+2회담 큰 성과···태평양동맹 통해 한중우호 강화해야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아시아 태평양에서 미국과 동맹관계에 있는 나라로 한국, 일본, 호주, 태국, 필리핀이 있다. 여기에 대해서는 소위 G2를 꿈꾼다는 중국도 인정하고 있다. 호주는 영국의 연장이다. 호주는 영국연방(Commonwealth) 가운데서도 캐나다, 뉴질랜드와 더불어 영국의 자취를 가장 많이 지닌 나라다. 국가원수가 바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인데, 가히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즈에 이은 제4의 British Isles 라고 할만하다.

호주는 6.25전쟁에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 남아공과 함께 영연방 제1사단을 이루어 참전했다. 터키, 태국, 필리핀 등은 미군 사단에 배속되어 전투했다. 가평에는 이들을 기리는 참전비가 있다. 유엔 참전국으로서 호주는 오늘날에도 유엔사령부와 북한군의 장성급 회담에 영연방을 대표하여 참석해 미군측 수석대표를 지원한다.

태평양전쟁에서 미군의 반공은 솔로몬제도로부터 시작했다. 인도네시아를 공략한 일본군이 호주 공격을 위해 과달카날에 비행장을 건설하자 이를 저지하는 전투로부터 태평양을 건너온 미군의 반공이 시작되었다. 미국의 태평양사령부는 오늘날에도 호주에 중점을 둔다. 아시아로의 반공이 호주에서 시작했다는 전략적 의의는 오늘날에도 여전하다. 싱가포르는 미국 해군 함정의 기항과 수리 등으로 미국에 협조하고 있다. 태국도 여기에 합류한다. 필리핀도 이들과 보조를 맞춘다. 이들은 모두 1960년대에 월남전 참전국이었다.

호주는 얼마 전까지 백호주의(白豪主義)로서 백인종 외에는 이민을 받지 않았다. 면적은 770만㎢인데 인구는 2100만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은 아시아권에서도 투자이민은 받는데 한국인이 상당히 선호하는 나라다. 호주국립대학교는 싱가포르국립대학교와 같이 동방의 옥스브리지다. 특히 연금만으로도 살 수 있는 은퇴한 고위 공직자들이 많다고 한다. 영화 <쥬라기공원>을 찍은 뉴질랜드과 더불어 호주의 청정 자연은 인상적이다. ‘ANZUS 동맹’의 일원이던 뉴질랜드가 그린피스운동의 선두에 서면서 미국의 핵잠수함 전력의 기항을 거부하자 미국은 ANZUS 동맹의 파기를 선언하고 호주하고만 동맹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에 한국과 호주가 외교, 국방장관의 2+2회의를 한 것은 의의가 크다.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과 대북정책에서 중국을 활용하며 외교폭을 넓혀가면서도, 역시 우리 안보의 축은 한미동맹과 그 연장선상에 있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2+2회담은 외교안보협력 중 최고도의 긴밀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번에 일본이 중국과 해양분쟁을 겪는 베트남에 순시선을 제공하기로 한 것은 동아시아와 서태평양을 엮는 동맹국으로서 나름의 역할분담을 한 것으로 이런 일본의 섬세함이 미국으로부터 애고(愛顧)를 받고 있다. 한미동맹이 북한 위협에 대항하는 동맹으로부터 지구적 관점의 전략동맹으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일본의 이러한 움직임은 주의 깊게 살펴야 된다. 한국은 한 발은 아시아에 딛고 있으나, 다른 한 발은 태평양에 담그고 있다. 이를 고래 싸움에 새우등이 터지느냐, 양방향 진출의 발판으로 만드느냐는 우리의 전략적 기동에 달려 있다.

한중 우호협력의 강화와 함께 태평양동맹의 강화는 우리 외교, 안보의 양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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