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윤의 웰빙 100세] 휴가철 최고의 피서법 삼림욕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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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숲은 인간의 문명이 시작되면서 그 문명의 흥망성쇠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즉, 숲은 바로 국력이었다. 청동기나 철기문명도 철을 녹이는 주된 연로인 목재의 힘 때문에 가능했다. 고대 로마는 ‘숲의 시민’이라 불릴 정도로 숲의 기능과 혜택을 잘 활용하였다. 오늘날 숲은 목재 이외에 다양한 재료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일본은 ‘숲’을 질병의 적극적인 치료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즉, 의료진들은 뇌혈관장애 또는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놓여 있는 환자들에게 삼림욕을 추천하고 처방까지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산림청이 제공하는 ‘숲 태교’가 인기다. 즉, 숲 태교를 하면 임산부의 스트레스가 줄고 면역력 세포가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숲은 피톤치드 같은 화학물질만 내뿜는 것이 아니라 녹색 자연의 다양함과 엄청난 구조적 다양함으로 인간의 뇌를 긍정적으로 자극한다.

숲이 베푸는 또 하나의 혜택은 삼림욕(森林浴)이다. 삼림욕이란 울창한 산림 안으로 들어가 숲의 신선한 공기와 접촉하여 휴양하는 행동이다. 산림욕(山林浴)이라 하지 않고 삼(森)자를 붙인 것은 산(山)이 가지는 단순한 토지로서의 의미보다 나무가 우거진 숲에서 행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삼림욕의 역사는 인간이 숲과 더불어 살기 시작했을 때부터라고 볼 수 있다. 1840년 독일의 온천 휴양지인 바덴바덴에서는 높은 지대의 숲을 거닐면서 요양하는 기후요법을 시행했다. 1865년에는 과학자들이 숲이 울창한 경사진 삼림지역을 보행하는 건강법인 삼림지형요법을 주창했다. 삼림지형요법이 더욱 발전하여 1880년대에는 자연건강조양법으로 전개되어 전국의 산간 계곡의 마을에 자연건강요양지가 생겼다.

이와 같은 자연건강요법은 독일뿐만 아니라 산림이 발달한 유럽 여러 나라에서 아주 중요한 사회적 보건행위로 인식되었다. 일본에서의 삼림욕은 일본건강개발재단이 자연환경, 온천의학, 삼림보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온천휴양시스템을 연구하였다. 또한 온천휴양의 중요한 요소인 유산소운동(aerobics)으로서 삼립보행운동의 이용프로그램과 시설을 개발하여 설계하면서 구체화하였다. 또한 일본은 연수팀을 독일로 보내 자연건강법을 익히고 이를 연구하였다.

삼림욕은 해수욕(海水浴), 일광욕(日光浴), 공기욕(空氣浴) 등 삼욕(三浴) 중 공기욕의 하나로 볼 수 있다. 일본은 온천 휴양지가 발달된 산림에서 온천욕과 더불어 행하는 삼림욕은 건강비결의 요체(要諦)라 할 수 있다. 이에 일본인 72%가 삼림욕이 건강을 증진한다고 생각하여 최고의 건강법으로 여기고 있다. 일본의 국민보건 당국과 임업관련 기관에서 삼림욕에 대한 전문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다.

삼림욕의 목적은 초기에는 숲속의 공기로 병을 치유하고자 하는 것이었으나 차츰 숲이 일반국민의 여가활동의 주요 대상이 되면서 건강과 휴양이라는 목적을 동시에 갖게 되었다. 울창한 숲에 들어가 맑고 신선한 숲의 향기를 가슴 가득히 호흡하고 인간의 오감(五感)을 발현시키며, 마음과 몸의 긴장을 풀고 몸을 움직이면서 심신을 단련하여 일상생황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제거하는 자연활동의 연장이 되었다. 이에 삼림욕은 몸과 마음을 동시에 건강하게 하는 자연 건강휴양법이다.

수도를 행하는 사찰이나 수도원 등은 숲 속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곳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잔병이 없고 피부는 맑고 투명하다. 또한 숲 속에서는 집중이 잘 되고 잡념이 없어지며 머리를 맑게 해 준다. 또한 노인들을 위한 실버타운의 가장 좋은 여건을 갖춘 곳으로 산림이 손꼽히고 있다. 즉 산지의 맑은 공기, 아늑한 분위기, 아름다운 자연 풍광은 노인의 건강과 복지에 아주 좋은 입지조건이다. 또한 이런 곳에서의 생활은 삼림욕 그 자체가 될 수 있다.

숲을 오감으로 느끼는 삼림욕과 더불어 중요한 운동은 걷기운동이다. 보행은 인간이 평생을 걸쳐 기본적으로 행하는 운동으로 사람에게 가장 이상적인 운동법이다. 삼림욕을 하면서 산책을 할 때는 보행조건과 산책로의 조건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어야 이상적이다. 앞으로 삼림욕의 기능이 보건 및 휴양측면에서 더욱 부각됐으면 한다.

숲에서는 수목에서 분비되는 휘발성 물질들로 인하여 다양한 향기가 난다. 우리의 코를 자극하는 향기의 실체는 테르펜(terpene)이라는 화학물질이다. 테르펜은 이소프렌(isoprene)이 모여서 된 탄화수소의 일종이며, 약 140 종류의 테르펜이 있다. 이 중에서 정유, 수지, 카로틴, 스테롤, 라텍스 등은 우리에게 친숙한 것들이다.

테르펜류는 박테리아, 곰팡이, 기생충, 곤충 등을 죽이거나 발육과 증식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므로 살충제, 살균제, 방부제 등으로 이용되고 있다. 한편 테르펜계 물질의 약리효과는 피부자극제, 소염제, 소독제, 혈압완하제 등으로 이용되고 있다. 또한 거담제, 항히스타민제, 강장제, 피로회복제 등 복합적 효과도 있다. 숲 속 천연살균제이며 인간에게 생기를 주는 물질인 피톤치드(phytoncide)란 어떤 특정한 화학성분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숲의 식물이 만들어내는 정유를 포함한 테르펜 물질과 살균성질을 가진 모든 화합물을 총칭하는 것이다. 피톤치드는 강력한 항균력을 가지고 있으며, 사람에게 면역력을 강화하고 스트레스를 완화해주며 집중력 강화, 심폐기능 강화, 알레르기 및 피부질환 개선 등의 효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톤치드는 원래 식물이 가지고 있는 방어 및 치료기술이다. 즉, 식물이 야생동물에게 상처를 받으면 상처 부위로 각종 균이 침투하게 되므로 식물은 스스로 방어물질을 생산해 위험을 제거한다. 예를 들면, 소나무 줄기에 상처가 나면 소나무는 평소보다 많은 양의 송진을 분비하여 상처 부위를 감싸 침입한 균을 죽인다.

러시아 레닌그라드대학의 생화학자 토킨(B.T. Tokin) 교수는 1936년 240여 가지 고등식물을 이용하여 테르펜의 항균작용을 실험을 통하여 방향성분의 살균 효과를 입증하였다. 토킨 박사는 이러한 물질을 ‘피톤치드’라고 명명(命名)하였으며, 이것은 희랍어로 식물을 의미하는 피톤(phyton)과 다른 생물을 죽인다는 뜻의 치드(cide)의 합성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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