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침몰 여객선 ‘동방의별’, 세월호와 ‘닮은꼴’과 다른 점
수차례 개조:60m 설계가?76.5m로 늘어나/무리한 운항:사고지역 7차례 악천후 경보
무책임 선장:구조신호 제때 안보내고? 탈출/더딘 구조작업:침몰 직후 2시간 20분 허비
세월호와 다른점···한밤중 악천후 속 순식간에 전복
[아시아엔=편집국] “수차례 선박 개조, 무리한 운항, 먼저 빠져나온 선장, 황금시간 놓친 구조 작업….”
1일 밤 456명을 태우고 양쯔강에서 침몰한 ‘둥팡즈싱’(東方之星·동방의 별)호 사건이 세월호와 비슷한 점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중국 <펑파이>(澎湃)신문은 3일 “1994년 건조된 사고 선박이 수차례 개조를 거쳐 배 위쪽 방화벽과 객실 구조 등이 크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포털사이트 <텅쉰>(騰訊)은 “사고 선박은 원래 60m 길이로 설계됐지만, 건조 과정에서 76.5m로 늘어났다”며 “승객을 많이 태우기 위해 배를 무리하게 키운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홍콩 <명보>(明報)는 “사고 선박은 높이에 비해 흘수(물에 잠기는 부분)가 얕은 편”이라며 “윗 부분이 무겁고 아래가 부실하기 때문에 강한 비바람에 전복되기 쉬운 구조”라고 말했다. 사고 선박의 밑바닥부터 꼭대기까지의 높이는 12m지만, 흘수는 2.5m에 불과하다.
상하이 해사대학 쉬충시 교수는 “기상대 발표처럼 사고 당시 12급(초속 35m)의 강풍과 돌풍이 불었다면, 머리가 무거운 배는 균형을 잡기 어렵다”고 했다. 사고 선박은 10급(초속 25m) 바람까지만 견딜 수 있게 제작됐다.
선장의 무리한 운항과 조종 실수 가능성도 제기됐다. 지난 1일 사고 지역에는 7차례 악천후 경보가 발령됐다. 대다수 선박은 인근 항구로 대피하고 폭풍우가 거세졌을 때 사고 선박의 뒤를 따르던 배는 곧바로 닻을 내렸다.
하지만 둥팡즈싱호의 선장은 출항을 강행하고 닻을 일찍 내리지 않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사고 선박의 위성항법장치(GPS) 자료를 보면 배가 뒤집히기 전에 급히 유턴(U-Turn)하려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악천후 속에서 배를 돌리다 돌풍을 만났고, 이 과정에서 선장이 대처를 잘못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사고지점은 평소 소용돌이가 심한 곳이다.
중국 네티즌들은 “선장이 배와 승객을 버리고 먼저 탈출한 것은 한국의 세월호 선장과 똑같다”며 “1년 전 세월호 사건 때 한국을 비웃었는데, 우리도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한편 사고선박은 구조 신호를 제때 보내지 않은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구조 당국은 1일 밤 11시 50분쯤 선장 등 2명을 발견한 뒤에야 둥팡즈싱의 침몰사실을 정확하게 알았다. 침몰 후 2시간 20분이라는 구조의 ‘황금 시간’을 허비한 것이다.
<텅쉰>은 “구조 신호를 보내지 못할 만큼 상황이 위급했을 수도 있지만, 구조 신호가 자동으로 송출되는 시스템도 있다”며 “사고 당시 선원들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는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침몰 후 구조 작업이 더딘 것도 세월호와 유사하다. 이미 뒤집힌 배 안으로 잠수부가 들어가기도 어렵고, 배를 절단해 구조대를 투입하거나 인양하는 것 역시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한 잠수부는 “배 안이 칠흑같이 어두워 탑승객 찾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시간은 없는데 추가 생존자 소식은 들리지 않고, 주검 숫자만 늘기 시작한 상황이다.
반면 ‘동방의별’은 세월호와 달리 밤에 침몰했고, 악천후를 만났으며, 순식간에 전복됐다는 점에서 세월호와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한편 3일 밤 사이 39구의 시신이 인양됨으로써 사망자는 65명, 생존자는 14명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사망·실종자는 최대 수백명에 이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