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헌의 직필] ‘세월호사건’과 ‘자격루 퍼포먼스’의 닮은점

박 대통령은 중인환시(衆人環視) 속에 망신을 당했다. 대통령의 망신은 대한민국의 망신이다. “한국이 그러면 그렇지”라고 먼저 일본, 다음 중국이 가가대소(呵呵大笑)할 일이다. 세월호사고가 다른 것이 아니다. 이처럼 마땅히 점검해야 할 일을 소홀히 한 것 때문이 아닌가?

이것은 사고다. 아무리 완벽하게 준비하였어도 이러한 사고는 일어날 수 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일본 같았으면 이 행사의 실무 책임자는 자결(自決)이다. 장관은 당연히 해임이다. 그런데도 누구하나 책임졌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다. 더더욱 문제는 평소에 대통령, 정치권. 관료를 시시콜콜 날카롭게 비판하던 언론도 이 문제를 무상(無常)하게 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참 한심하지 않은가? 종편도 ‘성완종리스트’에 온통 빠져 있고 이를 뼈저리게 다루는 것을 보지 못했다. 우리 언론의 문제의식이 이 정도인가?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지난 12일 대구 ‘세계 물포럼대회’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외국 정상들이 잡아 다니는 자격루가 무너지는 ‘퍼포먼스’가 일어났다. 구구절절 설명한 필요도 없다. 만장한 참석자, 국민들과 온 세계가 눈앞에서 이루어지는 광경을 보았으니까! 퍼포먼스의 그 상징은 정치적으로 대단히 중요하다.

1944년 6월6일 노르망디 상륙작전 성공으로 진격하던 연합군은 8월25일 파리를 해방하였다. 독일군 콜티츠 중장은 “파리를 불타고 있는가”라는 히틀러의 거듭되는 독촉을 거부하고 저항을 포기하고 연합군에 항복함으로써 인류 불멸의 유산이 지켜졌다.

아이젠하워는 드골의 요청으로 1개 사단을 의장병으로 빌려주었다. 드골의 입성에는 장려한 용기병 행렬이 뒤를 따랐다. 남의 도움으로 수도를 탈환한 주제에 무슨 용기병인가? 그러나 과거의 영광이 재현되는 드골의 퍼포먼스를 보는 프랑스인은 열광하였다.

당시 파리에는 곳곳에 독일군 잔병이 남아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드골이 상제리제를 행진하는 중에 행진 중에 독일군 저격이 벌어졌다. 모두들 혼비백산하여 흐트러졌지만 드골은 몸을 움츠리지 않았다. “짐은 국가다”는 루이 14세처럼 ‘드골은 프랑스’였다. 백범이 폭발사고가 터졌는데도 흐트러지지 않았던 당당함도 이것이다. 지도자의 불굴의 용기란 이런 것이다.

대통령은 국가원수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한복은 한류를 선전하기에 충족하리만큼 단아하다. 마치 프린세스 다이애나가 영국의 패션을 선도하였던 것을 떠오르게 한다. 한복도 물론 좋으나, 대통령이 참석하고 연출하는 행사는 철저하고 완벽해야 한다. 대통령 경호실이라도 행사를 사전 점검했어야 하지 않은가?

박 대통령은 중인환시(衆人環視) 속에 망신을 당했다. 대통령의 망신은 대한민국의 망신이다. “한국이 그러면 그렇지”라고 먼저 일본, 다음 중국이 가가대소(呵呵大笑)할 일이다. 세월호사고가 다른 것이 아니다. 이처럼 마땅히 점검해야 할 일을 소홀히 한 것 때문이 아닌가?

이것은 사고다. 아무리 완벽하게 준비하였어도 이러한 사고는 일어날 수 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일본 같았으면 이 행사의 실무 책임자는 자결(自決)이다. 장관은 당연히 해임이다. 그런데도 누구하나 책임졌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다. 더더욱 문제는 평소에 대통령, 정치권. 관료를 시시콜콜 날카롭게 비판하던 언론도 이 문제를 무상(無常)하게 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참 한심하지 않은가? 종편도 ‘성완종리스트’에 온통 빠져 있고 이를 뼈저리게 다루는 것을 보지 못했다. 우리 언론의 문제의식이 이 정도인가?

최종 책임은 기강을 다잡지 못한 대통령에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만일 박정희 대통령 집권기였다면 이런 황당한 일은 일어날 수가 없었고, 일어났더라도 결코 이처럼 무심히 지나가지 않았을 것이다. 다른 대통령도 비슷했을 것이다. 반드시 위에서 아래까지 잘못된 것을 밝혀내어 철저하게 고쳐 놓았다. 여기에서 각자 무언가 역할을 다했을 것이다.

어려운 시기를 맞아 대통령에 기대지 말고, 각자 자기의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은 이를 말한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