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힝야사태 갈수록 ‘심각’···반기문 총장 “아세안 적극 대처해야”
최근 아세안(ASEAN)이 해상난민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유엔은 2015년 1월부터 3월까지 집계된 해상난민이 2만5000명에 이른다고 발표했고, 집계 되지 않은 해상난민까지 합하면 그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해상난민 대부분은 미얀마 소수민족 로힝야족이며, 이들은 미얀마로부터 오랜 세월 박해 받아왔다. <아시아엔>은 아시아기자협회 소속 회원인 서남아와 동남아 기자들의 현지 취재를 바탕으로?미얀마 로힝야족이 겪고 있는 비극을 독자들께 전달한다. ? 편집자
[아시아엔=샤피쿨 바샤르 아시아엔 방글라데시 지부장] 해상난민 8000여명이 안다만해와 말라카해협에서 지난 두달간 식량과 물 없이 바다 위를 떠돌았다. 이들 대부분은 방글라데시 동남쪽에서 가난하게 살던 미얀마 로힝야족으로, 불법 인신매매단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인간밀수꾼들’은 “좋은 환경에서 부유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며 로힝야족을 유혹한다. 이 꾀임에 넘어간 로힝야 해상난민 대다수가 극도의?열악한 환경에서 지내고 있다.?이 가운데 200여명이 바다 위에서 사망했다. 이들은 설령 살아남는다고 하더라도 다른 국가로 팔려나가 온갖 고초를 겪는다.
로힝야 해상난민들을 태운 선박들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 아세안 인접국 해안에 상륙하려고 했으나, 이들 국가의?해경과 해군이?입국을 거부했다. 결국 선박들은지난 5월22일 인도네시아 아체특별구 근해에서 침수됐으며, 200여명이 현지 어민들에 의해 구조됐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를 포함한 관련국들이 로힝야 해상난민들에게 인도주의적 원조와 피난처를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따라 태국정부는 5월말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미얀마와 정상회담을 갖고 불법인신매매단체와 해상난민 문제를 논의했다.
인신매매단이 방글라데시, 미얀마, 태국 전역에 조직적으로 퍼져있어 주변국의 협조가 필요한 실정이다. 그러나 정작 미얀마 당국은 뒷짐만 진 채 수수방관하고 있다. 로힝야족 무슬림들은 지난 40년동안 미얀마에서 종교적인 이유로 박해 받아왔다. 이들은 미얀마 시민권을 누릴 수 없어, 최소한의 법적 보호장치도 전무한 실정이다. 이로 인해 로힝야족이 위험을 무릅쓰고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등으로 이주하면서 인신매매의 희생양이 되고 있는 것이다.
로힝야 해상난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동남아국가연합(ASEAN)과 유엔 등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와 더불어 이 비극적인 참사를 끝내기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 또한 필요하다. 번역 최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