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비록’ 적장 풍신수길, 손바닥 찢어 손금 내며 “운명아, 내 앞길 막지 마라!”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회 명예회장] 필자는 운명은 자신이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의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 1536-1598)는 우리 입장에선 임진왜란을 일으킨 원흉이지만 일본쪽에서 보면 영웅이다. 그는 미천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어느 날, 히데요시가 점쟁이에게 갔다. 점쟁이가 그의 손금을 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당신은 손금이 안 좋아서 출세를 못 하겠소.” “손금이 어디가 안 좋다는 말인가요?” “손금이 이어져야 하는 데 당신 손금은 가지가 끊어졌소.” “어디까지 손금이 이어져야 좋은 손금인가요?”
점쟁이는 손금이 이어져야 하는 곳을 알려 주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이 말을 듣자마자 칼로 자기의 손바닥을 찢어서 손금을 만들었다. 그리고 자리에서 이렇게 소리를 질렀다. “이 정도면 됩니까? 이 정도면 나도 출세할 수 있겠지요?” “나도 출세할 수 있다! 운명아 비켜라!” 그는 미천한 농군의 아들로 태어나 마침내 난세를 통일한 불세출의 영웅이 됐다.
인간의 운에 세 가지가 있다고 한다. 천운(天運), 지운(地運), 인운(人運)이다. 천운은 하늘이 내려준 운으로, 나의 부모 형제, 나의 성별 등, 바꿀 수 없는 운을 말한다. 그리고 지운은 타고난 재능을 말한다. 또 아무리 천운과 지운을 잘 타고 났어도 마지막 인운이 막히면 인간의 삶이 힘들어진다.
그러나 인운은 인간의 힘으로 바꿀 수 있다. 그 인운을 풍요롭게 가꾸기 위해서는 천운과 지운을 탓하거나 원망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부모를 탓하고 시대를 탓하고 직장을 탓해서 해결되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부모와 시대를 탓하는 것은 자신의 근본을 부정하는 것이다. 설사 시대와 부모에 치명적인 문제가 있더라도 이를 탓하지 말고 좋은 방향으로 승화시켜야 내 인생의 앞길도 열린다.
인간이 부모를 탓하고 시대를 탓하며 동포를 탓하면 올 운도 돌아선다. 왜냐하면 얼굴에 불평불만이 가득한 사람에겐 운이 왔다가도 되돌아가기 때문이다. 이별의 순간에도 처음 만났을 때의 초심을 잃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더 좋은 인운을 만날 수 있다.
인생은 운명이 아니라 선택이다. 굳이 세상과 발맞춰 갈 필요가 없다. 제 보폭대로 제 호흡대로 가는 것이다. 늦다고 조바심을 내면 안 된다. 눈치 보지 말고 욕심 부리지 말고 천천히 가는 것이다. 사는 일이 욕심 부린다고 뜻대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삶의 형태가 공존한다. 다양성이 존중될 때 아름다운 균형을 이루고 내 운도 펴질 수 있다.
굳이 세상과 발맞추고, 다른 이를 따라 보폭을 빠르게 할 필요는 없다. 불안해하지 말고, 욕심을 타이르면서 천천히 가는 것이다. 되돌릴 수 없는 순간들 앞에서 최선을 다하는 그 자체가 인생을 떳떳하게 하며 후회 없는 행복한 삶을 만드는 것이다. 인생은 실패할 때 끝나는 것이 아니라 포기할 때 끝난다.
내가 내 인생의 최고 경영자가 되는 것이다. 인생에 늦은 때는 없다. 지금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서 미래의 운명은 하늘과 땅만큼 크게 달라진다. 인생을 낭비하는 것은 막대한 재산을 탕진해 버리는 일보다 더 어리석은 일이다. 오늘 1분을 우습게 여기는 사람은 내일 1분 때문에 울게 될지도 모른다.
어렵거나 귀찮은 일에 부닥치더라도 피하면 안 된다. 하나씩 이겨나가다 보면 점점 수월하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세상의 이치다. ‘나는 할 수 없어’ 라고 생각하면 정말 그 일을 할 수 없다. 그러나 ‘나는 할 수 있어! 운명아 비켜라!’ 소리치며 자신감을 갖고 노력하면 우리는 무엇이든지 해낼 수 있다.
마크 마이어스가 지은 <행운이 항상 따르는 사람들의 7가지 비밀>이 있다.
1. 인생을 쉽게 사는 것처럼 보여라. 하지만 너무 과시하지는 말라.
2. 작은 카리스마를 키워라. 손짓과 눈빛만 바꿔도 된다.
3. 어린아이 같은 호기심을 가져라. 하루하루가 즐거워진다.
4. 아무에게나 무조건 퍼주지 마라. 고마워 할 사람에게 은밀히 베풀어라.
5. 무한한 신뢰를 얻어라. 무엇보다 영향력 있는 사람에게.
6. 감정에 휘둘려서 인간관계를 끊지 마라. 절대로!
7. 찾아온 행운을 극진히 대접하라. 더 큰 행운을 데려올 것이다.
인생에서 원하는 것을 얻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열심히 일해서 노력에 대한 대가를 얻는 것이 그 하나이고, 다른 하나는 언젠가 행운이 자기 앞에 떨어지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서, 안타깝게도 이 두 가지 방법으로 꿈을 이룰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
그러나 꿈을 이루는 세 번째 방법이 있다. 행운이 자신을 따르도록 처신하고 행동하는 것, 바로 ‘행운 습관’을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행운 습관’이란 바로 남들이 나를 도와주고 싶게끔 만드는 나의 작은 행동과 습관의 모음을 말한다.
운명은 없다. 그 운명을 개척하는 최고의 방법은 세상에 공덕을 쌓는 것이다. 그래야 그 공덕의 크기에 따라 천운도, 지운도, 인운도 따라온다. 하늘은 짓지 아니한 복을 내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