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권의 훈훈한 세상] 분노·질투·좌절에서 빠져나오는 7가지 방법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회 명예회장] 세상을 살아갈 때 가장 속이 상하는 것은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 일이 아닐까 한다. 더욱이 윗분이나 가까운 사람들이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을 때 그 속상함의 도가 한층 심할 것이다. 그 속상함의 내면에는 시기, 질투, 분노, 자존심, 이런 것들이 자신을 괴롭힐 때가 많다.
이럴 때 대부분의 종교나 성현들은 인내를 강조하지만 해결책은 되기 어렵다. 그렇다고 표출해버리면 이상한 사람이 되고 더 어려운 상황에 빠진다. 시기나 질투하는 마음이 일어나는데 그것을 표출하면 주위 사람들이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생각할 것이 뻔하다.
그러면 나는 더 속상하게 되고 분노도 폭발해버리면 그때는 속이 시원할지 모르지만, 곧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크다. 가장 좋은 방법은 감정을 누르고 참는 것도 아니고, 발산하는 것도 아니고 가라앉히는 것이다. 그렇게 하는 방법 중 하나가 관(觀)하는 것이다. 즉 지켜보는 것이다. 이것은 참는 것이 아니다. 그런 감정이 일어나고 증폭되고 줄어드는 것을 그냥 바라보는 것이다.
그 다음 단계는 한 번 멈추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감정이 일어나는 근원을 찾아보는 것이다. 그런 감정이 일어난다면 반드시 원인이 있다. 원인을 찾아보고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여야 한다. 분노의 경우 나에게는 원인이 없고 상대방에게만 있는 경우도 있다. 물론 냉철하게 봐야 한다. 팔이 안으로 굽는 식으로 보면 안 된다.
상대방에게 원인이 있는 경우라도 이번에는 입장을 바꾸어 본다. 그러면 이해가 되고 분노가 가라앉는다. 그렇게 해도 상대방이 지나친 경우가 있다. 이때는 자기감정을 상대에게 표현한다.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이러이러한 행동 때문에 저는 매우 서운했습니다”라는 식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이렇게 말할 때쯤 되면 대개 화는 가라앉아 있기 때문에 화가 나지 않기도 한다.
불교 공부를 하다보면 대부분의 감정은 다스려진다. “내가 지금 속상한 것은 나에게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나를 속상하게 하기 때문이야” 하는 남 탓이 대부분이다. 우리 마음이 불편하고 속상한 것의 원인이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 때문이라고 하는 것일까?
첫째 이유는 문제의 원인이 다른 사람에게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외부 환경을 바꾸는 것이 훨씬 쉽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대방이 조금만 달라지면 하면서 늙어 죽을 때까지 조금만, 조금만 하다가 죽는다.
두번째 이유는 무의식적인 두려움 때문이다. 사람이 자기 마음을 본다는 것은 어두컴컴한 동굴 안으로 들어가는 것 이상으로 두려운 일이다. 자기 안으로 들어가서 어떤 것과 마주치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차라리 나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고 싶어서 비난의 화살을 외부로 돌리고 싶어 하는 것이다.
세번째 이유는 무력감 때문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상황이 변하지 않을 때에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무기력감에 빠지게 된다. 차라리 바깥쪽에 문제가 있다고 함으로써 무기력감에 빠지는 자기를 보호하려 한다.
네번째 이유는 원인을 타인에게서 찾는 것이 빠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엉킨 실타래에서 실 끝을 찾는 것과 같은 더디고 지루한 자기탐색 작업을 하려 하지 않고, ‘저놈이 나쁜 놈’ ‘저놈이 나를 속상하게 한 놈’이라고 빠르게 답을 정해 놓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은 무엇일까? ‘감정관리 7계명’이 있다.
1. “우선 참자!” 그렇게 생각해보자. 감정 관리는 최초의 단계에서 성패가 좌우된다. ‘욱’하고 치밀어 오르는 화는 일단 참는 것이 제일이다.
2. “원래 그런 거야!”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속을 상하게 할 때 “세상은 원래 다 그런 거야!” 하고 달관해보는 거다.
3. “참 웃기네!” 하고 생각하는 것이다. 세상은 생각할수록 희극적 요소가 많다. 괴로울 때는 심각하게 생각할수록 고뇌의 수렁에 깊이 빠져 들어간다. ‘세상 웃기네!’ 하고 생각하며 문제를 단순화시켜 보자.
4. “그래 좋다! 까짓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는 ‘좋다 까짓 것!’이라고 통 크게 생각해보라. 크게 마음 먹으면 바다보다 더 커질 수 있는 게 사람마음이다.
5. “그럴만한 사정이 있겠지!”라고 생각한다. 억지로라도 상대방의 입장이 돼본다. 역지사지(易地思之) 하는 것이다.
6. “내가 왜 너 때문에!”라고 생각해 본다. 나의 신경을 건드린 사람은 마음의 상처를 입지 않고 있는데 그 사람 때문에 내 속을 부글부글 끊인다면 얼마나 억울한가?
7. “세월이 약이다!”란 사실을 확신하는 거다.
지금의 속상한 일도 며칠, 아니 몇 시간만 지나면 별 것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너무 속이 상할 때는 “세월이 약이다”라는 생각으로 배짱 두둑이 생각하는 것이다.
나의 진면목을 몰라준다고 앙앙불락하며 화를 낼 일이 아니다. 원불교 성가 108장에 ‘안심곡'(安心曲)이라는 노래가 있다. “임께서 내 마음 모르신들 어떠하며/ 동지들 내 사정 안 돌본들 어떠하리/ 깊은 산 향 풀도 제 스스로 꽃다웁고/ 한 밤중 뜬 달도 제 홀로 밝삽거든/ 하물며 대장부가 공도사업 하여갈 제/ 세상이 알고 모름 그 무슨 상관이랴”. 세상사 마음먹기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