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헌의 직필] 한미동맹 강화·중국경제 교류 ‘두마리 토끼’ 잡는 법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북핵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독자의 핵무장을 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제안도 있으나, 이는 북핵에 대항하기 위해 한미동맹을 깨자는 것만큼이나 현실성이 없는 극단적인 생각이다. 이와 별도로 미사일방어(MD)에 대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사고전환을 해야 할 때가 왔다. 특히, 북핵문제 해결에 가장 중요한 레버리지를 가지고 있는 중국을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중국을 움직일 수 있는 결정적 카드인 MD를 접어두고 있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다. 중국은 미국에 대한 전략적 열세 고착화를 우려하여 세계의 전략적 안정 파괴 등을 이유로 MD에 강력 반대하고 있다. 한국의 MD 참여는 중국에 악몽이 된다.
차기 전투기로서 유력시되고 있는 F-35가 시험비행에서 문제점을 많이 노출하여 과연 개발이 제대로 진행이 될지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 군이 F-35를 유력대상기종으로 삼는 이유는 간단하다. 차세대 전투기로는 스텔스기를 가져야 하는데 유로 파이터나 F-15로는 미흡하기 때문이다. 왜 스텔스기를 가져야 되는가? 북한이 스텔스기를 갖기 때문은 아니다. 중국과 일본이 스텔스기를 보유하기 때문이다.
MD 참여가 중국을 자극한다고 하는 우려는 안보에 대한 기본철학이 되어 있지 않는 생각이다. 일본과 독도를 둘러싼 해상분쟁의 가능성은 상존한다. 이때에는 독도에 전폭기를 파견하여 대치하여야 하는데 F-16으로는 항속거리가 부족하다. 이것이 F-15를 가져야 한다는 논리였다. 중국과 이어도를 둘러싼 분쟁에 대처하기 위해 제주에 해군전략기지가 건설되어야 한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전략은 상대의 선의에 기대하기 전에 상대에 대항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기본이다. 북한이 서울을 핵으로 공격하면 미국의 연장(extension)인 주한미국대사관과 주한미군사령부가 공격받는다. 이것이 다른 무엇보다도 확실한 확장억제의 증거라고 타산하는 것이 전략적 사고방법이다.
MD가 중국을 자극한다고 하는 것은 동맹과 우호의 개념을 혼동하고 있는 대표적 사례다. 중국은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북한의 동맹국이다. 한중간에는 경제적 상호교류가 증가되고 있다. 중국과의 경제적 관계는 강화하면서 미국과의 동맹관계도 강화해야 한다. 등소평이 혈맹 북한의 저지를 무릅쓰고 한국과 수교하던 논리가 이것이었다.
중국에 대한 미사일방어가 KAMD(Korea Air and Missile Defense)로 충분한가? 김대중정부 당시 MD에 대한 정부 입장은, “미국이 테러에 의한 WMD 공격 및 주요 적성국가의 미사일 위협에 대한 억제력 제고를 위해 MD를 적극 추진하고 있음을 우리 정부는 이해함” 이라는 것이었다. 참여는 하지 않지만, 이해는 한다는 변명으로 빠져나갔다. 이러한 소극적 자세로는 21세기 한미전략동맹은 불완전하다. 이런 어정쩡한 자세를 취하다가 폐기를 눈앞에 둔 ABM 조약을 지지한다는 엉뚱한 입장 표명으로 MD를 추진하는 미국의 항의를 받는 어이없는 실수를 외교부가 저질러 당시 홍순영 장관이 해임된 대형참사가 난 것이다.
MD 개발은 21세기 국방 및 우주과학의 총화다. MD 참여는 이 대열에 동참하는 것이다. 사드(THADD)는 MD의 한 부분이다. 문제는 참여 여부가 아니라, 우리의 부담은 최소화하면서 기술 습득은 최대화하는 것이다. 일본만이 우리보다 앞서가도록 놓아둬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