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헌의 직필] 북핵, 김정은 그리고 파리 평화행진

북한이 탄도탄 이동발사대를 만드는 것 같다는 첩보가 있다.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장거리 탄도탄은 발사준비에 시간이 걸리며 그동안 탐지되기 쉽다. 발사대가 이동하는 것은 냉전시대 종반기에 나온 MX(미국의 차기 ICBM)와 같다. 또 수직 발사대를 장착한 대형잠수함을 건조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첩보도 있다. 북한 핵의 진보에 대해서 정보는 제한될 수밖에 없지만 현재 진행을 보면 김정은이 냉전시대 핵의 삼본주(三本柱, triad)를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추정해 본다.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은 지상유도탄, 전략폭격기, 핵잠수함으로 이루어진 3대 전략 핵전력을 완성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개량해왔다. 특히 핵잠수함은 치명적인 은닉성으로 본토가 모두 파괴되어도 최후 보복이 가능하였기 때문에 핵전략에 가장 결정적인 요소였다. 심지어 국방예산 압박에 시달리는 영국도 마지막까지 이를 유지하려 애썼다. 병기의 진보에 따라 핵전략도 전진해왔다. 1950년대 대량보복전략에서 시작하여 1980년대 상호확증파괴전략(mutual assured destruction)에 이르러 핵전략 경쟁은 완료되었다. 이 과정에서 소련이 미국의 스타워즈(STAR WARS)를 쫓아가려다 가랑이가 찢어진 것이 소련의 붕괴요 공산권의 몰락이다.

김정은이 핵의 三本柱를 완성하여 미국과 핵전략 경쟁을 벌이겠다는 말인가? 스위스 유학을 해서 이 정도는 들어서 알고 있다는 건가? 그런데 김정은이 이렇게 핵전략에 조예가 있다면 핵전략의 시작이며 근본명제, 즉 합리적 계산(rational reckoning)이 가능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본다. 서울에 핵을 쓴다면 세종로의 미대사관도 벼락을 맞는 것인데 이는 바로 미국에 대한 핵공격이며 이렇게 되면 북한에 대한 미국의 가차 없는 보복으로 북한정권은 지구에서 영원히 사라진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김정은이 핵공격을 하지 못하는, 즉 보복적 억제가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도 해본다.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을 중지하면 핵실험을 않겠다”고 나왔다, 정부는 “도둑에게 문을 열어놓으라는 말이냐”고 일축했고 미국은 ‘암묵적 위협’이라고 대응했다. 당연하다. 박근혜 정부가 남북대화에 기대를 거는 것으로 보이니 또 딴말을 걸고 나온 것이다. “최고위 회담을 못할 이유가 없다”는 김정은의 대응도 그 한 조각이다. 우리가 취할 입장은 명확하다. “급한 것은 우리가 아니다” “모든 것은 너희가 하기에 달렸다”는 자세를 확고히 견지하는 것이다. 김대중·노무현 시대에는 북한의 이런 제의에 현혹되었다. 일거리가 있어야 하는 통일부와 국정원도 관변 학자들을 동원하여 여론을 몰아갔다. 꿀을 빨아먹은 북한은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다. 남북관계는 이런 패턴의 연속이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시간은 우리 편이다.

프랑스에서 50여개국 정상이 테러에 굴하지 않겠다는 행진을 했다. 이는 1968년 학생혁명을 넘어서는 세기사적 행진이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영광스러운 순교라는 자살 폭탄테러는 어떻게 막을 것인가? 이에는 테러에 굴복하지 않고 표현의 자유를 지켜나간다는 문명인의 명백하고 단합된 의지를 보여주는 것 밖에 없다. 파리행진은 전 세계에 ‘자유 평등, 박애’의 혁명으로 인류를 선도해온 프랑스의 위대함을 보여준다. 상대에게 끌려가지 말고 상대를 끌고 가라.(致人而不致於人)은 병법의 극치(極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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