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을 보내며] (4) ‘태권도 마스터’ 이준구 준리재단 이사장 “그리운 고국의 사랑하는 아시아엔 독자 여러분”

그리운 고국의 사랑하는 아시아엔 독자 여러분.

2014년도 이제 보름 남짓이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군요.

남은 기간 동안 미처 못 다 이룬 꿈 꼭 성사시키시길 바랍니다.

저는 몇 년 전부터 대상포진으로 몸 상태가 회복되진 않았지만, 반드시 나을 것이란 희망을 한시도 버린 적이 없습니다. 올해 내 나이, 여든 둘. 옛날 같으면 해외 여행은커녕 집밖 외출도 못 꾸던 나이이지만, 지난 7월 저를 기념해 열린 ‘준리 국제태권도챔피언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카자흐스탄을 방문했습니다. 고려인 동포와 현지인 등 수백명의 환영을 받으니 40년 전 세계적인 복서 알리 선수와 함께 한국을 방문하던 때가 생각났습니다.

그때 한국은 아직 가난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태였지만, 국민들의 마음엔 잘 살아보자는 의욕과 이웃과 행복하게 지내려는 따스한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올해 카자흐스탄에 가서도 저는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70여년 전 독립운동에 몸 바치다 스탈린에 의해 강제이주된 고려인 조상들의 얼이 남아있는 그곳에서 제 이름을 걸고 태권도대회가 열리니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청소년들이 이 대회를 통해 인류애와 애국정신을 드높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만나는 사람들에게 말하곤 했습니다. 그리고 그분들이 정말로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기도를 올렸습니다.

사랑하는 아시아엔 독자 여러분! 행복하길 원하시죠?

이렇게 해보십시오. 진실한 마음으로 살면 마음이 아름다워집니다.

마음이 아름다우면 사람들한테 사랑을 받습니다. 그리고 사랑을 받으면 자연히 행복해지기 마련입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행복하고 싶어하지만 불행하게 살다가 생을 마치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거짓말을 하기 때문입니다. 거짓말은 그 말한 사람을 추하게 만듭니다. 추해지니 주변사람들은 그를 미워하겠죠? 남한테 미움을 받는 사람이 어떻게 행복할 수가 있겠습니까? 그러니 불행해질 수밖에 없게 되지요.

저는 미국에 60년 이상 살면서 태권도 보급에 생애를 바쳤습니다. 누가 공격해 들어오면 나도 모르게 팔, 다리가 반응하며 몸을 막아냅니다. 그 비결은 지식이 아니라 바로 기술과 습관에서 온 것이지요. 지식으로 배우는 것보다 오랜 동안 연마하고 몸에 배도록 하여 습관화시키는 게 진짜 중요합니다.

마찬가지로 ‘착한 일’은 꾸준한 실천을 통해서 완성될 수 있습니다. 머리 속에서만 생각하고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그것은 착한 일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착한 일 하라”고 백번 외치는 것보다 한번이라도 모범을 보이는 게 훨씬 중요합니다.

종교인, 정치인, 교수, 언론인 등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실천은 하지 않고 입으로만 떠드니 세상이 온통 대립하며 편안한 날이 없는 겁니다.

사람들이 이해하고 양보하면 얼마나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지 여기 좋은 사례가 있습니다. 미국 역사상 가장 힘든 시기였던 1929년 대공황 무렵, 1억명의 인구에게 필요한 식량을 생산하는데 농민 3000만 명이 매달려야 했습니다. 즉 농민 1명이 기껏 3.3명을 먹여 살릴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300만명이 3억 인구를 먹여살리고 있습니다. 농민 1명이 100명을 감당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생산성이 30배 이상 향상됐기 때문입니다. 농업뿐 아니라 공업 등 모든 분야에서 다 그렇습니다. 1929년 당시엔 하루 8시간 노동을 해야 했지만 지금은 그것의 1/30 정도만 해도 생산량은 비슷합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을까요? 일하는 사람 따로, 그 과실을 가로채는 사람이 따로 있으면서 이해와 양보가 없기 때문입니다.

존경하는 아시아엔 독자 여러분! 저는 60년간 태권도를 하면서 깨달은 것은 ‘진정성 있고 실질적인’ 이상세계 즉 ‘Trutopia’(True Utopia), 바로 그것입니다. 제가 앞에서 말씀드린대로 “진실한 마음으로 살면 마음이 아름다워지고, 마음이 아름다우면 사람들한테 사랑을 받으며, 사랑을 받으면 자연히 행복해지기” 마련입니다. 내년에도 행복과 동행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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