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새로운 도전자 인도

이미 다른 국가들은 인도 투자에 주목하고 있다.<자료:KIEP, 언론보도,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본부>

EM은 신흥시장을 의미한다. 하지만 신흥시장이 발전해서 DM으로 올라선다.일반적으로 우리는 Emerging Market을 단순히 후진적 개발도상국으로 선진국에 흔들리기 쉬운 국가 혹은 이슈로 접근되는 국가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Emerging Market의 정확한 뜻은 제조업으로의 설비투자 혹은 인프라 투자를 통한 산업화가 시작된 국가들을 의미한다. 비유하자면 1920년대의 미국이나 1940년대의 러시아, 1970년대의 일본이 EM국가에 포함된다. 1980년대의 한국이나 1990년대의 중국 역시 EM 국가로 말할 수 있다.

글로벌 환경에서 약 10년 단위로 산업화 결과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장하는 국가가 나타났다. 대부분의 경우 그 원인은 기술적 선점이나 정치적 헤게모니 장악, 혹은 높은 인구의 힘이 된다.

따라서 EM국을 무조건 이슈적인 측면에서 바라보기는 어렵다. 특히 인프라 투자가 집중되고 가능성이 엿보이는 국가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 흔들리더라도 장기적 흐름을 관찰할 필요가 있다.

1930년대 미국이 앞서 나가면서 새로운 EM 국가의 성장은 미국에 경제에 대한 도전으로 나타났다. 성장률을 유지해서 미국을 넘어설 수 있느냐가 관심의 대상으로 부각된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미국을 넘어선 국가는 나타나지 않았다.

1950년대 경제학자 폴 사뮤엘슨은 소련이 1984년이면 미국을 추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일본 역시 1970년대~80년대 성장을 통해 미국을 추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대두됐다.

IMF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2019년이면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국의 성장률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7% 이하의 성장이 시장에 받아들여지고 있다.

러시아->일본->중국, 미국의 독주에 도전한 국가들.<자료:러시아 통계청, 일본 통계청, 중국 통계청,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본부>

소련과 일본, 중국의 실패는 다음의 세 가지 이유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는 신흥국이라고 표현되는 국가들의 성장이 급격한 설비투자 기간을 거치고 나면 추가적인 성장 동력이 급격히 줄어든다는 것이다. 러시아와 일본의 설비 투자 감소와 이에 따른 성장률 둔화가 현재 중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그림 중의 하나이다.

두 번째로 냉전체제에서의 승리 후 미국은 글로벌 경기 전체에 있어서 자신들의 방식을 뿌리깊게 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국가는 자본주의의 원칙을 따르고 있으며 달러의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를 인정하고 있다.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방식과 자신들이 공급하는 무기로 하는 게임에서 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마지막으로 미국은 설비투자확대로 인한 공급과잉이 발생했을 때 어떠한 문제가 발생하는지 충분히 경험했다. 따라서 투자를 통한 가치의 창출을 새롭게 정의할 필요가 있었고, 이러한 결과로 나타난 것이 기술과 과학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사회적인 인정이다.

최근 미국에 도전할 새로운 국가로 인도에 주목하고 있다. 낙후화된 인프라나 주 별 정책 분산화가 문제로 지적되지만 EM국가의 시작은 원래 그렇다. 더 시선이 가는 것은 인도의 인구 수이다.

12억 5천만이 넘어서는 인구는 그 자체로 하나의 힘을 지니게 된다. 이미 중국과 일본은 인도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 높게 평가하고 선점적인 지위 확보를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인도는 현재 하락하고 있는 중국을 대체하여 새롭게 미국의 아성에 도전하는 국가가 될 것이다.

세가지 부분에서 앞으로의 인도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첫째, 모디를 총리로 선출한 인도의 분위기 변화이다. BJP의 모토가 ‘경제성장’이라면 전 집권당인 INC의 모토는 ‘분배주의’였다. 인도 국민들이 더 이상 분배를 통해서 인도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에 뜻을 같이 했다는 것이다. 강력한 지도자와 국민적 단합은 새로운 시대를 여는 좋은 배경이 된다.

둘째, 모디의 정책 자체에 대한 평가이다. BJP는 모디가구자라트주총리를 역임하면서 펼쳤던 대부분의 정책을 그대로 계승했다. ‘친기업, 인프라 투자 그리고 부패척결’로 대표되는 모디의 정책은 과거 중국이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던 시기와 유사한 형태를 보여준다.

과거 중국의 성장기인 1990년대 초와 2000년대 초 중국의 발전을 가져온 정책의 특징은 대부분 개혁과 개방, 기간산업에 대한 투자 그리고 제조업 투자를 중심으로 했다. 특히 모디의 정책은 덩샤오핑보다는장쩌민 시기의 정책을 연상시킨다. 모디가 내세운 제조업 육성과 인프라 투자, FDI의 적극적인 유치 등은 1980년대 후반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변화할 수 있었던 정책과 궤를 같이한다.

세번째, BJP집권에 따른 정책적 용이성이다. 10년만에 집권당인 INC를 교체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지만 30년만에 BJP만으로 이루어진 단독 정부가 구성됐다는 것에서 더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특히 지난 2009년 총선과는 달리 2014년 총선에서는 지역별 정당 지지도의 대부분을 BJP와 NDA 연합정당이 차지하고 있어 단합된 정책을 펼치기 용이한 배경이 형성되었다. 대부분의 지방에서 지지를 받고 있는 모디정권의 특성은 그가 제시한 ‘Team India(중앙-주정부 간 협조정책)’의 실현을 가능하게 해 준다.

인도는 2015년 새로운 변화의 시대를 맞을 것이다. 전통적으로 제조업 비중이 낮은 인도는 상대적으로 인프라 및 설비투자에 대한 여력이 높을 수 밖에 없다. 높은 인구까지 감안하면 인도의 현재 모습은 1980년대 이후 투자에 집중하던 중국과 많은 부분 닮아 있다. 더욱이 인도는 전통적으로 전문인력의 강국으로 꼽히는 국가이다. 2015년에 인도에 기대를 걸만한 이유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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