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수 경제토크] 유대인 비즈니스의 지혜
오래 전에 탈무드라는 책(요약본)을 읽은 적이 있다. 유대인들은 이렇게 꾀가 많아요, 이렇게 지혜로워요라면서, 에피소드를 여러개 알려주고 있었다. 예를 들어, “총을 열심히 연습하여 과녁에 맞추려하지 말고, 총을 쏜 다음, 과녁을 총자욱의 주위에 그리면, 명사수가 쉽게 된다” 이런 식의 이야기다.
잔 사기, 주말 바비큐 때 맥주마시며 어울리는 농담거리….
세월이 지나고 나서야 그리고 내가 비즈니스를 오래 해보고 나서야 유대인들의 깊은 지혜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또 아랍상인들의 지혜, 중국 상인들의 지혜, 몽골 상인들의 지혜에 대해서도 감탄하게 되었다. 이후 중국의 심만산(沈萬山), 호설암(胡雪岩), 성선회(盛宣懷)도 소개했다. 여행을 하면서도 될 수 있으면 그 동네의 예전의 이름난 상인들의 지혜들에 관한 자료를 모아보려고 노력한다.(얼마 전 이태리 피렌체에 갔을 때 메디치가의 상업상의 지혜를 들어볼까 했지만 안내하는 분들이 메디치가의 딸이 불란서 왕비로 시집갔다는 이야기를 30회 이상 반복하는 바람에 심히 고통스러웠던 기억만 난다.)
맞다. 인간의 역사라는 것이 비슷한 일들이 계속해서 수천년 동안 반복되는 면이 많을진대, 어찌 지혜가 없다고만 하겠는가? 지혜를 억지로 피해서 도망가는 것이 본능적으로 습관화되어 있는 그것만 고치면 지혜라는 것은 어디서나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보니, 성경에 그런 구절들이 많다는 것도 생각이 났다. 지혜가 네거리의 지붕 위에서 부르짓지 않는가, 그런 구절들 말이다.
탈무드이야기로 돌아가자.
거기 어디엔가 이익을 년 7%만 취하라는 유대인의 지혜가 생각났다. 그런데 그것은 이율이 아니라, 비즈니스의 수익을 말한다. 많은 유대인들이 이를 무의식중에 실현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7%라는 것이 10년 지나면 2배가 되는 수다. 10년마다 재산이 2배 정도가 된다? 괜찮은 인생, 안정된 커리어가 아니겠는가? 부모님이 결혼 때 장만해주신 아파트, 은퇴할 적에는 30개 정도를 가지고 있다. 50년 비즈니스 커리어를 한다. 그러면 32배가 되어있는 그런 커리어다. 일개 직원으로 시작하였으면 은퇴할 때는 32명 정도의 직원을 거느린 중소기업의 사장으로 이야기해 볼수도 있다고 보는데, 괜찮다!
딱 그 정도가 좋은 리듬이라는 것이 탈무드 속에서 읽은 것들이다. 일년에 수천 배를 남기겠다고 달려드는 것, 잘 안된다. 내가 해봐서 잘 안다. 그것도 여러 번. 또 너무 수비적으로 비즈니스를 생각하는 것도 좋지 않다. 또박또박 연 7% 정도의 이익을 남기면서 계속 간다. 사실 이거 무서운 거다. 골프 칠 적에 우리 처가 그렇게 친다. 나이스샷 거의 없다. 그런데 끝나고 나면 이상하게 스코어가 좋다. 난 처와 골프를 치고 나면 그가 스코어를 속였다는 생각이 늘 든다. 나이스샷이 한번도 없었는데, 어떻게 그렇게 스코어가 좋을까? 나의 이런 발언은 내 처의 골프실력에 관해서보다는 하수들의 심리상태에 관해서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해준다. 왜 졌는지를 모르는 것-‘새정치민주연합적’이라고 말해도 문법적으로 완벽하다. 이창호와 바둑 두고 나면 기분이 그렇다고들 한다-문제는 뭐냐면 이기고도 무덤덤하다. 매일 이기니 뭐 신기할 것도 없다는 표정이다. 물은 물이요 산은 산인데, 왜 평평한 페어웨이 두고 하필이면 물로 산으로 공을 집어넣는가?
하여간, 비즈니스도 그런 면이 있는 것 같다. 또바기 일년, 그리고 훌러덩 먹고 빌딩하나 사놓고 또바기 일년 그리고 훌러덩 먹고 땅하나 사놓고….유대인들은 그런 리듬으로 가는 것 같다. 세월이 지나고 나면, 온 동네가 다 유대인들 소유로 변해있는 것이 바로 그 축재와 비즈니스에서의 리듬의 차이에서 나오는 것 같다. 일본군이 처들어가기 전, 상하이의 노른자위가 거의 다 이란출신 유대인 소유였다. 지금 캐나다의 주요도시가 다 그렇다. 토론토, 밴쿠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