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공천파동’이 발목 잡았다
여야는 1일 압도적인 여당 승리로 끝난 7·30 재보궐선거 결과에 대해 서로 다른 진단을 내놨다.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1일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저희들이 잘해서 거둔 승리라기보다는 국민들이 세월호 참사로 빚어진 국가의 장기적인 침체 국면을 여당이 좀 주도적으로 해결해 달라는 요구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야당이 세월호 참사 사건을 너무 정략적으로 접근해서 오로지 선거에 활용한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준데 대한 국민들의 질책이 야당에 대한 응징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수석은 그러면서 “세월호 참사 사건을 제대로 해결하고, 대통령이 제시한 국가 대혁신 프로젝트를 여당이 주도해야 한다”며 “야당과 협의해서 원만하게 수습해 가는 과제가 남아있기 때문에 당장에 선거에 승리했다고 해서 희희낙락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의원은 “저희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오만과 독선, 불통과 무능에 대해 심판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는데 결과적으로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오만과 독선, 불통과 무능에 대한 심판으로 결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선거 초반부에 불거졌던 최악의 공천 파동, 돌려막기 공천 등 공천참사가 결국은 선거 내내 발목을 잡았고, 그것을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평가했다.
정 의원은 ‘경제살리기’ 대 ‘정권심판’이라는 선거프레임에서 진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동의하지 않는다”며 “야당으로서는 너무나 호재가 많았는데 자체 스텝이 꼬여서 자빠진 형국에서 선거를 치른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정현 의원의 전남 당선에 대해서도 “인정할 수 밖에 없다”며 “지역 구도를 깼다는 이 의원의 당선 일성에 대해서 일정부분 동의한다. 이정현 의원이 잘 한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이날 새정치민주연합 우원식 전 최고위원은 재·보선 참패에 대해 “당이 귀족주의에 빠졌다”고 비판했다.
우 전 최고위원은 이날 TBS 라디오 ‘열린 아침 송정애입니다’와 가진 전화인터뷰에서 “이번 선거를 통해서 느낀 민심의 무게는 그 어떤 질책보다 따가웠다. 무엇보다 혁신을 늘 말로만 해왔던 태도를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 혁신의 방향으로 “을(乙)의 눈물을 닦아주는 정당, 서민의 고통을 함께 나누면서 국민의 삶의 현장에서 신뢰받는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며 “정말 귀족주의에 빠진 우리 당 전체 체제를 바꿔야 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특히 텃밭인 순천·곡성에서 패한 것과 관련, “스스로 혁신하지 않고 반사이익에 기대는 정치세력은 수권정당이 될 수 없다”면서 “이제는 정말 혹독하고 가혹하게 혁신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점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비상대책위원장 인선에 대해선 “가장 자연스러운 것은 박영선 원내대표”라면서 다만 “원내대표가 원내 일에 충실해야 하는데 비상대책위원장까지 맡게 되면 당의 일까지 한 사람에게 집중되기 때문에 효율적일까 그런 고민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이 비상대책위원장을 맡는 방안에 대해선 “논의를 좀 더 해봐야한다”라면서 “문 의원이 할 수도 있고, 또다른 분이 할 수도 있다. (문 의원이) 비상대권에 맞을지 어떨지는 잘 모르겠다”며 사실상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차기 전당대회 시기와 관련, 우 전 최고위원은 “비대위 기간이 너무 길어지면 당도 정상적이지 않기 때문에 빨리 하긴 해야 한다”면서 “정기국회가 끝나고 예산이 통과되는 12월 말, 내년 1월 정도 전당대회를 치러서 당 체제를 다시 수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