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예금’ 상품 줄잇는다
은행에 1년을 맡겨도 이자가 연 1%대에 불과한 상품이 줄지어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보다 낮은 상품들로서, 사실상 ‘공짜예금’이나 마찬가지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하나·국민·신한 등 4대 시중은행은 최근 예·적금 금리를 일제히 0.1~0.2%포인트씩 내렸다.
우리은행은 일반정기예금(이자 월지급식) 금리를 0.1%포인트 낮춰 1년제 기준으로 금리가 연 1.90%가 됐다.
일정 주기마다 금리가 달라지는 회전예금 ‘두루두루 정기예금’ 금리도 0.1%포인트 낮아져 1년제 기준으로 금리가 1.95%다.
일반정기적금은 금리를 0.2%포인트 내려 1년제 우리자유적금 금리는 2.15%를 주던 게 1.95%로 인하됐다.
회전적금 ‘My Style 자유적금’도 1년제 기준으로 2.15%인 금리를 1.95%로 내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주력 상품인 ‘키위 정기예금’의 경우 금리가 내렸지만 여전히 2.30%의 금리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30%의 금리 역시 세전 이자여서 이자소득세율(15.4%)를 고려하면 사실상 1%대 금리다.
다른 은행들도 금리를 속속 내려 1%대 정기예·적금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하나은행 ‘e-플러스 적금’은 1년 기준으로 금리가 1.80%, 여성 전용 상품인 ‘행복출산 적금’은 1년 기준으로 금리가 1.90%다.
국민은행은 최근 스마트폰 예·적금 등 일부 상품의 금리를 0.1~0.2%포인트 내렸다.
1년제 기준으로 국민은행의 만기 지급식 일반정기예금과 자유적립식 ‘프리미엄 적금’은 2.00%, 이자 월지급식 ’20대자립 주택청약예금’은 2.05%로 사실상 1%대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저금리가 지속되면 예·적금 금리 추가 인하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의 ‘퇴직플랜 연금예금’ 역시 1년제 금리가 2.02%로 이자소득세를 고려하면 1%대 금리에 그친다.
은행의 예·적금 상품이 1%대 금리로 내려가는 현상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되면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은 총재가 전날 ‘경기의 하방리스크가 커졌다’는 인식에 공유하는 등 금리 인하 가능성은 한층 커진 상황이다.
1%대 금리에 실망한 예금자들은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제시하면서 원리금 5천만원까지 예금보장을 받는 저축은행으로 속속 갈아타고 있다.
2011~2012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은행 수준으로 금리를 낮췄던 저축은행들은 최근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 일부 저축은행의 금리는 4% 안팎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