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에는 금리 인하되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암시하는 경기진단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주열 총재는 10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직후 연 기자설명회에서 “향후 성장경로상 하방 리스크가 다소 큰 것으로 보고 있다”며 수정한 성장률 전망치를 밝혔다.
성장률 전망치는 종전 4.0%에서 3.8%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4.2%에서 4.0%로 조정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올해의 경우 종전 2.1%에서 1.9%로, 내년 전망치는 2.8%에서 2.7%로 각각 내렸다.
이 총재는 하향 조정 이유에 대해 “세월호 사고 영향 이후 소비위축에 주로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외 리스크는 다소 완화됐지만 세월호 참사가 터지면서 생각지 못한 파급효과가 크고 길게 가는 상황”이라며 “이는 실제 지표로도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2%포인트 낮췄지만 이는 잠재성장률 수준에 부합하는 것”이라면서 “다만 하방 리스크가 크지 않나라고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앞으로 물가상승률은 점차 높아지겠으나 상승 압력은 종전 예상에 비해 다소 약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물가 상승압력이 낮으면 금리를 내릴 여건이 조성된 셈이다.
이 총재는 재정당국과의 정책공조 필요성도 언급했다.
이 총재는 “중앙은행과 정부는 각자 고유 기능이 있고 그 기능을 존중해야 한다”면서도 “서로 방향이 어긋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상황을 공유하고 간극을 좁혀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8일 인사청문회에서 적극적인 경기부양 의지를 밝혀, 시장에서는 정부와 한은이 추경과 금리인하로 정책공조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한편 한국은행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하기로 결정해 14개월 연속 동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