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외교, 키워드는?
홍콩 <명보> ‘재균형 행보’···한·미·러·호주 고위인사 잇단 접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외교적으로 ‘재균형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시 주석은 지난 9일 오전 중·미 전략경제대화 개막식에 참석한 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을 만났다. 이어 오후에는 세르게이 이바노프 러시아 대통령실 행정실장을 접견했다.
이바노프 행정실장은 러시아 국가보안위원회(KGB) 출신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이런 점에서 이바노프 행정실장의 지위는 케리 국무장관에 뒤지지 않는다.
홍콩 <명보>(明報)는 10일 시 주석의 이런 행보에 대해 대미·대러시아 관계가 ‘재균형 전략’에 따른 것이라고 풀이했다.
시 주석은 같은 날 존 하워드 전 호주 총리와도 만났다. 하워드 전 총리는 10년 전 시 주석이 저장(浙江)성 서기 신분으로 호주를 방문했을 당시 만난 인연이 있지만 이번 접견은 오랜 친구 상봉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이 신문은 풀이했다.
토니 애벗 호주 총리가 호주를 방문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게 일본의 집단자위권 행사 결정을 지지한다고 말한 데 대한 대응 전략으로 하워드 전 총리를 만났다는 분석이다.
애벗 총리와 같은 자유당 소속 하워드 전 총리는 애벗 총리 은사로, 애벗 총리는 하워드 총리 시절 내각에 합류했다.
명보는 이런 점에서 시 주석이 하워드 전 총리를 만난 것은 “중국과 호주가 멀리 바라보고 공동의 이익에 초점을 맞추며 발전 기회를 향유하자”는 메시지를 애벗 총리에게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