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살 카타르 타밈 국왕 즉위 1년···가시밭길 건너 재도약할까?
무슬림형제단 지원으로 사우디 등과 갈등···”가스·국부펀드·알자지라 기반 극복 가능성도”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34) 카타르 국왕이 25일(현지시간) 즉위 꼭 1년을 맞았다.
카타르를 중동의 ‘신흥 맹주’ 반열에 올려놓은 셰이크 하마드 빈 칼리파 알 타니 전 국왕의 뒤를 이은 타밈 국왕은 지난 1년 녹록지 않은 세월을 보내야 했다.
‘아랍의 봄’ 이후 역내 주요 정치세력으로 떠오른 무슬림형제단이 각국에서 세를 잃으면서 이 단체의 주요 후원국이던 카타르도 고립을 면치 못하게 됐다. 카타르는 ‘아랍의 봄’을 거치면서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 등지에서 무슬림형제단의 반정부 시위를 적극 지원, 중동지역에서 영향력을 대폭 확대해 왔다.
2012년 6월 무슬림형제단 출신인 무함마드 무르시가 대통령으로 취임한 이래 카타르는 이집트의 이슬람주의 정권을 전폭 지지해 왔다. 그러나 타밈 국왕 즉위 1주일 만에 이집트의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은 군부에 의해 물러났다.
무르시 실각 이후 그의 지지기반이던 무슬림형제단은 이집트는 물론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다른 중동 국가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됐다. 하지만 카타르는 무슬림형제단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사우디와 UAE 등에 비판적인 이집트 출신 이슬람 수니파 성직자 유수프 알카라다위를 계속 비호했다.
결국 사우디, UAE, 바레인 등 3국은 지난 3월 공동성명을 내고 무슬림형제단을 지원하는 카타르 정부의 태도에 항의하며 도하에 주재하는 자국 대사를 소환했다. 카타르 정부는 이에 대해 3국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하지 않고 유감만을 표명하면서 기존 정책을 완강히 고수해, 갈등이 아직 완전히 풀리지 않은 상태다.
지난달 영국의 <선데이타임스> 보도로 불거진 2022년 월드컵유치 비리의혹도 타밈 국왕이 이끄는 카타르의 명성에 먹칠을 했다. 이 신문은 지난 1일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을 지낸 빈 함맘 전 위원이 지지표를 얻으려고 아프리카, 카리브해 축구 인사들에게 500만 달러를 살포했다”며 이메일, 계좌거래 내용 등을 공개했다.
지난 8일에는 빈 함맘 전 위원이 2018월드컵 유치국인 러시아와 2022월드컵을 단독 유치하려던 한국과 일본 등 후보국과 결탁했고, 개최지 투표에서 태국의 표를 석유거래와 맞바꿨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국제축구연맹(FIFA) 안팎에서는 철저한 진상조사 요구와 함께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재투표로 개최지를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FIFA는 2014브라질 월드컵대회 후 자체 조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카타르는 이밖에도 국제앰네스티를 비롯한 여러 인권단체로부터 축구경기장을 비롯한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 노동환경이 매우 열악하다는 지적을 수차례 받았다. 유엔인권위원회도 지난 5월초 카타르에 외국인노동자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노동법을 개정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이같은 안팎의 도전에도 불구하고 그는 세계 최대규모의 가스 수출과 국부펀드, 알자지라방송 및 브루킹스 도하 연구센터 등 강력한 ‘소프트 파워’를 바탕으로 카타르를 다시 도약시킬지 세간의 이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