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한국기업 태극기 내걸어 봉변 면해
중국-베트남 영유권 분쟁에 따라 베트남 근로자들의 시위가 중국뿐 아니라 싱가포르, 홍콩, 대만, 일본 기업들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13일 시위로 54개 한국업체가 피해를 봤고, 지역별로 빈즈엉성 48개, 동나이성 5곳, 떠이닝성 1곳으로 집계됐다. 시위 과정에서 한국인 업주 1명도 부상당했다.
하지만 주베트남 총영사관 지침에 따라 상당수 한국기업들이 태극기를 게양하면서, 14일 태극기를 건 한국기업의 피해는 전무했다. 이에 대해 ‘태극기 효과’가 발휘됐다는 평이 힘을 얻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현지 직원을 내세워 유화제스처를 보이거나, “베트남은 우리의 친구”, “우리는 베트남을 지지한다” 등 플래카드를 내걸어 피해를 최소화했다.
한국 업체 관계자들은 전쟁을 딛고 일어난 ‘발전국가’와 ‘한류’ 등 한국의 긍정적 이미지가 작용한 것이라 분석했다. 또 한국이 대외원조 중 가장 많은 재원을 베트남에 쏟고, 지역사회 지원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만업체의 경우 빈즈엉성 최소 4개 업체서 방화사건이 발생하는 등 1000개 가까운 기업들이 피해를 입으면서 집단 철수론까지 제기됐다. 한편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14일 밤 베트남 중부 하띤성에서 일어난 반중시위로 베트남인 5명과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16명 등 21명이 숨졌다고 한다.
베트남 당국은 14일 중국기업들이 몰린 일부 공단에 장갑차 등 중화기까지 동원해 집단시위를 원천봉쇄했다. 또한 현지 경찰도 시위현장에서 방화·폭력·약탈 혐의로 500여명을 체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