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위기, 서방 vs 러시아 갈등으로 끝 안보여

2013년 11월부터 시작된 우크라이나 위기가 탈냉전의 안정적인 지구촌에 새로운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냉전 이후 세계는 수십 년간 어느 정도의 안정 상태에 있었으나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러시아와 서방세계는 날선 대결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원유 및 가스 등 천연자원 수출로 우크라이나와 서방세계에 영향력을 행사해 온 러시아는 이것을 무기로 서방과 한판 대결을 벌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러시아는 경제적 취약성을 갖고 있다. 현재 러시아 경제의 4.1%는 원유수출에 의존하고 있고, 러시아의 GDP는 2.014조 달러에 달한다. 러시아의 원유수출은 총 수출의 35%, 가스 수출은 15%를 각각 점한다. 2012년 통계에 의하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수출액은 450억 달러에 달하며 이 중 상당 부분은 가스 수출이 차지한다. 2004년 오렌지 혁명을 계기로 우크라이나에서는 야당세력이 집권한 뒤 점차 서방세계로 접근했다. 이것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갈등을 일으키는 주된 원인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는 점차 지리·정신적으로 동서 양쪽으로 갈라져 갔다. 현재와 같은 분열적 상황은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들이 러시아의 영향 아래 살기를 극도로 혐오하는 만큼 더욱 악화될 수 있다. 문제는 우크라이나의 경제가 러시아에 의존해야 할 만큼 취약하다는 데에 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갈등 배경에는 또한 러시아의 흑해함대가 모항으로 삼는 군항도시 세바스토폴이 있다. 세바스토폴 시의 대부분은 양측의 합의 아래 우크라이나에 귀속됐으나, 군항의 경우 처음엔 우크라이나에 일부분 소속됐으나 추후 모든 항구가 러시아 손으로 넘어갔다. 친러시아적인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러시아의 군항 차용 협약의 기한을 처음엔 2008년까지 했다가 다시 2017년으로 연장했다. 크림에서 러시아계 주민이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러시아계 주민들은 3월16일 국민투표를 통해 러시아와의 합병을 결정했다. 러시아는 크림반도 합병을 위해 ‘국적 불명’의 군대를 이 지역으로 투입했고, 서방의 경제 제재 등 반대를 무릅쓰고 합병을 선언했다. 이런 갈등의 상태로는 서방과 러시아의 충돌이 어떤 방향으로 번져나갈지 예측하기 어렵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