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
[오늘의 시] ‘낙엽의 손을 잡고 떠나갔단다’ 최명숙
비가 오더니 낙엽이 지고 낙엽의 손을 잡고 망설이던 사람들이 떠나갔단다 아직은 그 자리에 있어야 될 사람들인데 여기 섰든 저기 섰든 사람 사는 정을 가졌던 사람들 몸 안팎으로 아픈 이 계절에 낙엽을 따라 싸한 슬픔을 내려놓고 저만치 가고 있었다
더 읽기 » -
문화
[오늘의 시] ‘중앙주사실’ 김창수
울지 마라 아이야 울지 마라 아가야 소아암 치료 받느라 그 여린 손과 팔에 주사바늘 꼽힐 때 자지러지는 너의 비명소리 선 자리에서 눈물 저절로 나오고 두 손 모아 기도가 절규로 나올 때 주여, 저를 데려 가시고 저 아이는 살려주세요 두 눈에 맺힌 눈물 끝이 없구나 주사실의 모든 환우들도 한 마음 아이…
더 읽기 » -
문화
[오늘의 시] ‘이제야 가을입니다’ 임영숙
상큼하게 높아진 파아란 하늘 뭉게구름 길가에 어우러진 풀잎 위에 허락도 없이 새벽 몰래, 작은 방울방울 내려앉은 이슬 이제야 가을인 듯합니다. 동이 틀 무렵, 겨우 눈을 붙이고 끝이 보일 것 같지 않던 그 무더위 소식도 없이 슬그머니 사라지고 창문을 여닫는 차가운 바람이 가을을 느끼게 합니다 다시는 가을이 올 것 같지 않았는데…
더 읽기 » -
문화
-
문화
[오늘의 시] ‘저녁의 소묘’ 한강
어떤 저녁은 피투성이 (어떤 새벽이 그런 것처럼) 가끔은 우리 눈이 흑백 렌즈였으면 흑과 백 그 사이 수없는 음영을 따라 어둠이 주섬주섬 얇은 남루들을 껴입고 외등을 피해 걸어오는 사람의 평화도, 오랜 지옥도 비슷하게 희끗한 표정으로 읽히도록 외등은 희고 외등 갓의 바깥은 침묵하며 잿빛이도록 그의 눈을 적신 것은 조용히, 검게 흘러내리도록
더 읽기 » -
문화
[여류: 시가 있는 풍경] 저문 강에
당신은 눈부신 아침을 보고 나는 노을 진 저녁을 본다. 당신은 지난날들을 보고 나는 남은 날들을 본다. 당신은 입가의 미소를 보고 나는 젖은 가슴을 본다. 당신은 처음인 양 보고 나는 마지막이듯 본다. 저문 강가에 기대어 흐르는 산을 본다. 당신의 깊은 눈을 본다. 당신 속의 나를 본다. 흐르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 어둔…
더 읽기 » -
[오늘의 시] ‘선물’ 오 충
내게 가장 소중한 것을 주는 것이 최고의 선물이다. 필요 없는 것을 주는 것은 마음 없는 재고품 정리일 뿐. 가장 큰 사랑을 보내고 나니 텅 빈 지갑이 빙그레 미소짓는다.
더 읽기 » -
문화
-
문화
[신간] 17년차 방송작가 강이슬 ‘인스턴트 웰니스-그냥, 오늘 딱 하나만 해보면’
건강과 뷰티 관련 정보, 어디까지가 진짜이고 가짜인지, 나에게 적절한지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실험과 경험을 통해 깨달은 내용을 담은 책이 나왔다. 강이슬 작가의 <인스턴트 웰니스>(부제 ‘그냥, 오늘 딱 하나만 해보면’)가 바로 그 책이다. 책은 채식, 지중해식 식단, 콜라겐 등 셀럽들이 사랑한 건강 관리 비법을 직접 실험하며 알게 된 내 몸과…
더 읽기 » -
동아시아
[여류:시가 있는 풍경] 구월의 연지에서
구월 마지막 꽃잎 떨구는 연꽃 앞에서 꽃이 피면서도 지고 있다는 여태까지의 내 생각이 잘못이었음을 알았다 꽃은 지면서도 피는 것이었다 마지막 꽃잎을 떨굴 때까지 꽃은 혼신으로 그리 피어있는 것이었다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들 또한 그러하다는 것을 모든 별들이 빛이 다하는 그 순간까지 반짝임을 멈추지 않음으로써 밤마다 하늘이 그리 반짝이고 있다는 것을 나 또한…
더 읽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