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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시] ‘어느 세월에’ 최명숙

    오래고 오랜 산사의 저녁 무렵 조실채 담 위에 핀 능소화가 아쉽게 남겨진 햇살에 물들고 큰스님의 까닭 없는 주장자 소리를 업고 메아리로 퍼지는 풍경소리 산문 밖으로 나갔던 노 보살의 세상사 막걸리 한 사발의 노래 온종일 수고로이 시장 거리를 헤맸어도 머리 세고 늙은 줄을 모르고 한 가닥 풀에 지나지 않은 신세 어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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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시아

    [여류:시가 있는 풍경] ‘가림없이’ 이병철

    바람이 그친 뒤에 떨어지는 꽃을 봅니다 빛이 있는 곳에 그림자 있음을 압니다 환한 미소 끝에서 물안개처럼 피어나는 슬픔의 자락을 보았습니다 내게 오는 것 모두 당신이 주시는 것입니다 싫다는 말 이젠 놓겠습니다 그냥 고맙게 다만 고맙게 받겠습니다 햇볕과 비바람 가림 없이 당신이 주시는 것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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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22년간 기획·출간된 문화사학자 ‘신정일의 신 택리지’에 얽힌 사연

    최근 수십 년간 휴전선 이남 방방곡곡을 답사한 결과물인 <신 택리지> 10권을 펴낸 신정일 문화사학자가 9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음과 같이 호소했다. “쑥스러운 부탁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드립니다. 출판환경이 너무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구입해 주시거나 도서관이나 관공서에 구입해서 비치하도록 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저자는 이 책이 나오기까지의 오랜 세월, 여러 사연을 솔직 담백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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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효진의 시선] ‘인동초’…”인고(忍苦) 찬미를 넘어 자연 신비를 간직한 금은화”

    추운 겨울을 푸른 이파리로 견딘다 따사한 봄에는 개화 욕망을 억누른 채 주변에 기대어 광합(光合)의 일터에서 넝쿨의 덩치를 키운다 마침내 뜨거운 여름날에 해오라기를 닮은 하얀 꽃을 피운다 인내의 열매는 단 것일까? 노란 꽃술을 꿀물로 가득채우고 인동의 고통을 사랑의 환희로 이끌 중매쟁이 꽃등에(flower fly)를 초대한다 인동초, 수분(受粉) 후 수정의 환희 끝에 중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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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시아

    [여류:시가 있는 풍경] 이현(二絃)을 듣다…”오늘, 이미 가을이다”

    구월 초하루 아직 아침이다. 이현(二絃)을 듣는다. 현이 적어 울음이 깊은가. 나는 그 깊이를 감당할 수 없다. 햇빛을 찾아 나선다. 마침내 오늘 눈부신 볕살 아래서 미루어둔 향초(香草)를 벤다. 차마 날을 갈지 못하고 무딘 낫으로 남은 미련을 자른다. 피 냄새 같은 것일까. 침묵하던 향들 솟구쳐 올라 내 상흔(傷痕)들이 아리다. 너 자신도 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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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회] ‘마음으로 연결된 우리’…넥슨어린이재활병원 기금모금

    도암갤러리와 청소년 예술가가 함께하는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기금모금 자선 전시 ‘마음으로 연결된 우리’ 전시회가 10일(토)부터 17일(토)까지 도암갤러리에서 열린다. 오프닝 행사는 10일 오후 2시.  이번 전시회는 장애와 비장애의 차이를 넘어 예술을 통해 마음을 연결하여 모두가 하나 되는 따뜻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청소년 예술가, 발달장애 아동, 현업 작가들이 마음을 모아 열리게 됐다. 이에 이들의 작품이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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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오늘의 시] ‘기억상실’ 김영관…”살아는 있어야 한다는 일념하나로”

    어제는 모 했더라., 아침에는 모 먹었더라. 지금 모 하고 있었지… 그냥 그런가부다 하고산다 긴말이 필요한가. 모든 물음이 나에 대해서 지금 내상태에 대해서 나란 사람에 대해서 간단 명료하고 분명하게 사실 그대로 누구나 알수있게 설명도 필요없게 더 끼워 넣을것두 없이 나는 내기억을 좀 먹으며 살아간다 다른날도 어제와 똑같은 실수을 하며산다 살아는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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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고명진의 포토영월] 동강뗏목축제 참가 어린이의 ‘피서법’

    영월 동강뗏목축제가 열린 지난 주말 한 어린이가 거품을 머금은 채 더위를 쫓고 있다. 표정이 너무나 맑고 천진난만해 얼른 카메라에 담았다.  한편 기상청은 5일 오전 6시50분을 기해 영월 지역에 폭염경보를 발령했다. 폭염경보는 최고체감온도 35도를 넘는 상태가 이틀 이상 계속되거나 더위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내려진다. 강원도 내륙 지역으로 물과 공기 좋고 산으로 둘러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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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오늘의 시] ‘병'(病) 송기원(1947~2024)

    자주 병이 들면서, 나는 죽을 것을 알았다. 너무 뻔하게 사방이 다 여름꽃이다. 검은 넝쿨장미, 꽃양귀비, 이름도 비릿한 마거리트, 너무 뻔하게 꽃들이 번지고 있다. 저렇게 번지다가 나도 죽었으리라. 아니 흔쾌히 꽃들이 녹아나고 너무 뻔하게 검은 넝쿨장미, 꽃양귀비, 이름도 비릿한 마거리트, 꽃들이 녹아서 만든 길을 따라갔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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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신간] 김영준 ‘상상을 실천하는 나라, 영국’

    영국을 이해하고 영국인들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는 책이 나왔다. <상상을 실천하는 나라, 영국>(북갤러리). 한국통합전략연구원 부원장으로 국제정치학회 이사인 저자 김영준 박사는 “영국이라는 나라를 인물과 역사, 그리고 사회와 문화라는 시각에서 살펴본 내용을 정리한 것”이라며 “한때 제국을 운영했던 국가인 만큼 미래를 고민하는 우리에게도 유익한 내용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시아엔>은 교보문고와 출판사에서 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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