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
[오늘의 시] ‘필경筆耕’ 심훈
우리의 붓끝은 날마다 흰 종이 위를 갈耕며 나간다. 한자루의 붓 그것은 우리의 쟁기요, 유일唯一한 연장이다. 거칠은 산기슭에 한 이랑의 火田을 일려면 돌부리와 나무 등걸에 호미 끝이 부러지듯이 아아 우리의 꿋꿋한 붓대가 몇 번이나 꺾였었던고? 그러나 파랗고 빨간 ‘잉크’는 정맥과 동맥의 피 최후의 일적一適까지 종이 위에 그 피를 뿌릴 뿐이다. 비바람이 험궂다고…
더 읽기 » -
문화
[여류:시가 있는 풍경] ‘비(悲), 함께 아픔을’
꽃이 아름다운 것은 피면서 지기 때문이다 살아있다는 것은 살아남았다는 것 삶의 매 순간이 절실하고 아릿한 것은 살아가는 것과 죽어가는 것이 함께하는 까닭이다 그러므로 모든 목숨붙이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살고자, 살아남고자 하느니 불타고 무너지는 세상 죽임당하는 뭇 생명의 애절한 눈빛 앞에서 지금은 우리 저마다의 아픔으로 서로를 품어 안아야 할 때 우리 모두…
더 읽기 » -
[오늘의 시조] ‘새해아침’ 김영관
두둥실 아침해가 새해의 아침해가 빛가득 한가득히 눈부신 새해아침 오늘도 희망가득 꿈꾸며 나아가려 준비해 이제시작해 출발해 달려가네 여지껏 차근차근 준비해 달려가네 넘어져 쓰러져도 다시금 일어나서 아무일 없다는듯이 또다시 달려가네 나는나 포기없는 끝없는 인생길에 행복한 새해아침에 또다시 달려보내
더 읽기 » -
동아시아
이선균 ‘나의 아저씨’…”‘날 위로해 주는 사람’은 어디에?”
<나의 아저씨>(2018)에는 고농도 러브씬이 없다. 드라마 평가자들은 포옹, 치유, 위로, 배려의 감성을 시청자에게 흠뻑 주었다고 말한다. 뛰어난 작가의 대사 한줄 한줄은 인위적인 힘을 뺀 일상적 감동 어휘로 폐부를 콕콕 찔렀다. 주인공 지안과 아저씨의 입을 통해 나오는 한국어는 해외 시청자들의 심장을 뒤흔들었다. 아내의 일탈로 가정 파탄, 직장 사내 정치에서 무력하게 짓밟히는…
더 읽기 » -
문화
[오늘의 시] ‘우화의 강’ 마종기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 한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이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겠지만 한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 흔할 수야 없겠지 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흔할 수야…
더 읽기 » -
문화
[오늘의 시] ‘새해, 새롭게 다시 달리자’ 김석호
2024년 1월 1일, 새해 아침 어둠을 뚫고 솟은 아침 해 우리는 저마다 뭉클 가슴 뛰었다 다시 움켜쥔 기회, 시간은 내 운명을 걸어야 할 가장 값진 재산이다 다시 나를 활짝 피울 기회가 왔다 이미 깨어서 새로운 희망 단단한 너와 나는 나이는 스쳐 간 추억 속 숫자일 뿐 지금 그 나이…
더 읽기 » -
문화
[오늘의 시] ‘다시, 희망을 이야기한다’ 이영유
한 해가 저문다 영광과 실패, 자랑 또는 상처와 굴욕 어설픈 좌절과 욕망으로 지친 한 해가 저문다 한입 가득 해를 베어 물고 나의 내부로부터 자라온 신산한 이상을 잠재우고, 속이 허전한 벌판 너머 해가, 해가 다시 저문다 이제, 모든 시간으로부터 벗어나 여기까지 이끌고 온 혹은, 이끌려 온 짐을, 짐들을 내려놓아야 한다 생각을…
더 읽기 » -
사회
노관규 순천시장님 북콘서트에 초대합니다
2023년 금년 한 해에 누린 큰 복중에 하나가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홍보대사였다. 이 모두가 노관규 순천 시장님의 큰 보살핌으로 복을 누렸다. 뛰어난 리더십과 친화력을 바탕으로 국제박람회를 성공적으로 치루신 그 노고와 보람을 깊이 축하드린다 그리고 존경한다.
더 읽기 » -
사회
[신간] ‘박상설의 자연 수업’…아흔살 캠퍼의 장쾌한 인생 탐험
“늙어가는 데는 별난 기술이 필요하다. 나는 오늘도 숲으로 출근했다 글쓰기로 퇴근한다. 나의 글은 늙지도 죽지도 않는다, 자연처럼!” 2021년 12월 23일 타계한 박상설 <아시아엔> ‘사람과 자연’ 전문기자의 <잘 산다는 것에 대하여>(토네이도, 2014)가 이달 초 <박상설의 자연 수업>(나무와달, 2023)으로 복간됐다. <박상설의 자연 수업>은 저자가 손수 검수한 초판본 구성을 훼손하지 않되, 저자가 직접…
더 읽기 » -
문화
[오늘의시] ‘동지冬至의 시’ 민영
나무들은 모두 깊은 잠에 빠져 있다. 지난 봄 수많은 푸른 잎 사이로 비단같이 보드라운 꽃을 피우던 나무들은 시방 바람이 불어도 미동조차 하지 않는다. 줄기 사이로 새봄을 준비하는 꽃몽우리를 속껍질 속에 숨긴 채 난세를 참고 견디는 선비같이 눈을 감고 있다, 말없이!
더 읽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