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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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시인 故이선관 “위선·비리 정치인 솎아낼 애국자 없소?” 외치는듯

    [아시아엔=이동순 시인, 영남대 명예교수] 1980년대 마산에는 영혼이 아름다운 한 시인이 참으로 고결한 삶을 살고 계셨다. 뇌성마비 2급2호 중증장애인으로 맑고 순정한 시를 써서 시집도 발간하고 많은 독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지난날 함석헌 선생이 발간하던 <씨알의 소리>(1971년 10월호) 시 란에는 매우 이채로운 시 한편이 발표되었는데 그것은 이선관(1942~2005)이 쓴 ‘애국자’라는 풍자시였다. 이른 새벽 잠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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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 이동순의 민족서사시 ‘홍범도’ 10권 이렇게 태어났다

    [아시아엔=이동순 시인, 영남대 명예교수] 2001년 미국에서 돌아와 줄곧 서사시 ‘홍범도’ 작품을 다듬고 또 다듬는 일에 오래 몰두하였다. 그 방대한 작품 전체를 날마다 읽고 또 읽는 작업을 되풀이하였다. 표현이 잘못 된 곳, 역사적 사실의 부정확한 부분, 실감이나 현장감을 강화시킬 곳, 전체 리듬에서 현저히 약하게 느껴지는 부분, 혹은 너무 액센트가 지나치게 들어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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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사시인 서홍관의 ‘어여쁜 꽃씨 하나’ 어떤 열매 맺을까?

    [아시아엔=이동순 시인, 영남대 명예교수] 1989년 가을에 나는 동아일보 시 월평 ‘이달의 시’를 맡아서 몇 개월간 연재 중이었다. 무릇 월평이란 것이 으레 그렇듯 최근에 발표된 시작품과 시집들을 두루 더듬어 읽고 눈에 번쩍 띄는 시와 시인을 찾아내는 작업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작품을 찾기란 쉽지 않다. 비평의 방식은 대개 월평, 계간평, 연간총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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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평가 최원식과 ‘홍범도’ 연작시인 이동순의 인연

    [아시아엔=이동순 시인, 영남대 명예교수] 1980년대 중반, 나는 밀정(密偵)을 중심 테마로 하는 연작시 쓰기에 골몰해 있었다. 서사시 ‘홍범도’를 쓰면서 무수히 만났던 단골 테마 중 하나가 밀정이다. 일본 경찰당국은 이 밀정의 기능을 적극 활용했다. 상해일본영사관은 임시정부를 염탐하고 파괴하려는 ‘밀정공장’이란 말도 있었다. 지난 1961년, 군사정권이 만든 중앙정보부란 조직도 오로지 정권유지를 위해 발족시킨 거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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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입대 앞둔 이동순에 김명인 시인 “어떤 고난도 시련도 모두 시의 훌륭한 재료”

    [아시아엔=이동순 시인, 영남대 명예교수] 우리 문단에는 김명인이란 이름이 둘 있다. 하나는 비평가, 다른 하나는 시인이다. 오늘은 시인 김명인에 대한 추억담이다. 그분은 1973년 중앙일보신춘문예로 시 ‘출항제’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경북 울진 출생으로 고려대 국문과 출신이다. 같은 해 신춘문예 당선자들과 ‘1973’ 동인과 ‘반시’ 동인을 할 때 같이 했다. 굵은 뿔테 안경으로 과묵하고 투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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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보] 김규동이 이동순에게 “험한 세상에서 들꽃으로 피는 이여”

    [아시아엔=이동순 시인, 영남대 명예교수] 보면 볼수록 사랑스럽고 정이 가고 한 글자 두 글자씩 정성으로 파시느라 손목은 얼마나 아프셨을 것이며 고개는 얼마나 뻐근하셨을 것이며 눈은 또 얼마나 침침하셨을 것인가? 당신께서 종이에 직접 쓰신 시의 원본을 목판에 붙여 그 글씨를 끌칼로 새기셨을 것이고 또 됨됨이를 살피고 확인하시느라 뒤로 멀찌감치 물러나 전체균형을 보셨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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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속보] 10년 전 떠난 김규동 시인이 왜 이다지도 그립고 사무칠까?

    [아시아엔=이동순 시인, 영남대 명예교수] 살아계실 때는 무심했는데 이제 세상에 안 계시니 왈칵 그립다. 무릇 모든 일이 그럴 것이다. 풍족할 때는 아쉬움을 전혀 모르다가 없다는 느낌이 드니 더 간절해진다. 시인 김규동 선생이 그렇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크나큰 놀라움이 여럿 있을 터이지만 내 경우 <김규동시전집>의 해설을 저자에게 요청 받은 감동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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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껍데기는 가라’ 신동엽과 시인들,?애틋하던 그날은 어디로?

    [아시아엔=이동순 시인, 영남대 명예교수] 신동엽(申東曄, 1930~1969)이란 이름은 저 바람찬 1980년대, 30대를 보내던 나에게 하나의 신화적 존재였다. 그의 이름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일화들, 옛 백제 숨결이 살아 숨쉬는 부여, 대학시절 진작 민족사의 슬픔을 경험한 시인, 그 악명 높았던 국민방위군 체험, 병사들 양식을 모조리 훔치고 착복했던 악질 방위군사령관 김윤근, 그게 탄로 나서 총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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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규동 시인의 ‘통일염원 시각전’ 손편지 초대장

    [아시아엔=이동순 시인, 영남대 명예교수] 김규동 시인은 만년으로 접어들어 시각(詩刻)에 온 정성을 쏟았다. 적적한 시아버지의 노년을 위로해 드리려는 며느님의 사랑스런 권유 덕분이다. 각종 끌과 공작용 칼 세트를 사다드렸다. 시를 나무판에 한 글자씩 분위기 있게 새겨서 액자형으로 제작하는 것이다. 2001년 1월30일부터 조선일보 미술관에서 ‘김규동 통일 시각전’이 열렸다. 그 초대장의 초청 말씀은 다음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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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 김지하의 난초 그림 보며 온갖 상념에 젖다

    [아시아엔=이동순 시인, 영남대 명예교수] 1983년 초겨울이었다. 철학과 윤구병 교수가 일부러 연구실로 찾아와 무언가를 주고 간다. 누런 봉투안에는 난초 그림 한 장, 김지하 시인이 쳐서 인편에 보낸 문인화였다. 낙관 대신 손가락 무인을 찍었다. 김 시인은 당시 원주의 현자 무위당 장일순 선생으로부터 난초 필법을 배우고 삶의 가르침도 받았다. 지학순 주교에게 가르침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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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규동 시인의 손편지] “워낙 근면하시고 자상한 이동순 시인”

    [아시아엔=이동순 시인, 영남대 명예교수] 사람이 친교(親交)를 가진다는 것은 대체로 두 가지 경로를 거쳐서 이루어진다. 하나는 서로 직접 대면해서 정을 나누고 쌓아가며 이루는 친교가 있고, 다른 하나는 만남이 없더라도 서로의 작품이나 논문, 직감 등으로 친교와 신뢰를 쌓아가는 경로가 있다. 둘 중 가장 미더운 것은 물론 직접 만남이다. 그것은 오랜 시간을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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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평에서의 하룻밤’ 인연 담은 전 국정원장의 손편지

    [아시아엔=이동순 시인, 영남대 명예교수] 옛 가요 사랑모임 ‘유정천리’란 작은 단체가 하나 있다. 발족한 지가 벌써 10년이 훨씬 넘었다. 전국적 조직이고 등록회원은 100명 미만이다. 주로 하는 일은 우리 옛 가요가 얼마나 소중한 역사적 자료인가를 깨닫고 옛 가수들의 노래를 재음미하며 새로 발굴한 음원을 함께 감상하기도 한다. 남인수, 백년설, 이난영의 경우는 해설이 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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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나의 님이여, 내 사랑이여”···자야의 애절한 편지 <내 사랑 백석>

    [아시아엔=이동순 시인, 영남대 명예교수] 백석(1912~1996) 시인이 함흥 영생고보 영어교사를 할 때, 함흥권번 소속 기생 진향(眞香)과 인연을 맺어 눈 펄펄 오는 북방의 겨울밤, 서로의 하숙을 바래다주며 밤샐 정도로 두 사람은 뜨거운 사랑을 했다. 따로 떨어진 것이 너무 고통이라 둘은 곧바로 동거생활로 들어갔다. 1930년대 후반 함흥의 20대 청춘의 불타는 사랑, 당돌하고 급진적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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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형 옛 편지엔 아름답고 따뜻한 마음이 묻어 있건만

    [아시아엔=이동순 시인, 영남대 명예교수] 예전에 정을 나누던 이가 아주 관계를 단절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 그리 된 까닭을 전혀 모른다. 워낙 자기확장적인 삶을 사는 분이라 그의 그물망에서 내가 전혀 배제된 것이리라. 왜냐하면 필요성이 사라졌으므로. 그를 처음 만난 것은 1975년 무렵, 아직 그가 등단하기 전인 20대 중반이다. 그의 학부 동문들과 우연히 어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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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시인의 편지] ‘이가림’이 ‘이동순’에게 “따스한 체온의 사람들이 있는 한···.”

    죽음이란 무엇인가? 모든 사람이 생애 단 한 번은 반드시 거쳐야 하는 통과의 절차이다. 하지만 이것을 통과하기 위해선 이승에서 맺었던 모든 관계, 지녔던 돈과 부동산과 지위, 명성까지도 홀가분하게 벗고 알몸으로 가야 한다. 떠나기 위해 염습을 하고 수의로 갈아입지만 그건 표피적 절차일 뿐이다. 아주 홀가분하게 눈을 감고 떠나간다. 그 가는 곳이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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