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께서 종이에 직접 쓰신 시의 원본을 목판에 붙여 그 글씨를 끌칼로 새기셨을 것이고 또 됨됨이를 살피고 확인하시느라 뒤로 멀찌감치 물러나 전체균형을 보셨으리라.
어떻게든 최고의 효과, 멋진 감성으로 살아나도록 최대의 공력을 여기에 쏟으셨으리라.
이렇게 다 새긴 글씨에 다시 완전하게 색을 입히고 드디어 흡족한 마음이 들 때쯤 걸고리를 위에 망치로 박아 벽에 걸어두고 이렇게도 저렇게도 살펴보시며 당신의 작품을 남들이 볼 때 과연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를 헤아리시던 그 모습까지 낱낱이 짐작되는 것이다.
선생님의 시각전(詩刻展) 소식을 듣고 기어이 그 보물을 갖고 싶은 마음의 뜻을 전하니 선생님께서는 어느 날 당신께서 아끼고 사랑하던 이 작품을 주저없이 골라내어 이쁜 종이에 싸서 여미고 마침내 먼 남쪽의 후학에게 흔쾌히 보내어 주셨으니 그게 이름하여 ‘들꽃’이란 시작품이었더니라.
나는 그걸 냉큼 무릎 꿇고 받아 내 연구실의 가장 좋은 중심에 모셔 걸고 날마다 그 앞에 서서 싯구를 읊조리니 선생님께서 예전의 모습으로 나타나시어 나는 공손히 고개 숙이고 두 손을 모도았다.
그 작품의 전문을 여기 옮겨보는 것이다. 그와 관련해 보내신 편지와 작품 사진도 올린다.

▼ 아시아엔 후원계좌 ▼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아시아엔과 아시아 저널리즘의 발전에 크게 도움이 됩니다.
우리은행 1005-601-878699 (주식회사 아자미디어앤컬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