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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황건 칼럼] 성 루치아의 눈물길, 르네상스 예술과 의학의 교차점
이 글은 황건 교수가 발표한 논문 「Could Artistic Intuition Foreshadow Anatomical Science? Lacrimal Apparatus in the Hand of St. Lucia」를 바탕으로, 르네상스 회화 속 표현이 현대 의학적 이해와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를 독자 여러분께서 보다 쉽게 이해하실 수 있도록 핵심 내용을 정리해 소개한 것입니다. 원문은 예술적 관찰과 과학적 발견의 관계를 탐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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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통증 앞에서 드러나는 ‘군인정신’…백골사단과 유럽 해골문양의 공통점
백골사단 전방 외상 환자를 치료하는 외과의사의 관찰에 따르면, 전방에서 손이나 얼굴을 다쳐 오는 병사들을 수술실과 외래에서 만날 때 통증을 견디는 태도는 각기 다르게 나타난다. 상처를 벌려 상태를 확인하거나 국소마취의 날카로운 바늘이 들어갈 때, 어떤 병사는 이를 악물고 미동도 없이 앉아 있는 반면, 어떤 병사는 짧은 신음과 함께 몸을 움찔하며 긴장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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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순교자 세바스티안이 말하는 고통과 희망…’화살’의 은유에서 팬데믹까지
이 글은 ‘Infection & Chemotherapy’에 게재된 황건 교수의 논문 ‘St. Sebastian and the Epidemic Imagination: Why a Third-Century Martyr Still Matters in the Age of COVID-19’의 내용을 바탕으로, 일반인의 관점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핵심 내용을 정리해 소개한 것입니다.<편집자> 만테냐의 ‘성 세바스티안’…단단한 신체와 긴장된 구도를 통해 인간의 고통과 의지,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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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십자가 이후, 스승의 부재 속에서 제자들은 비로소 믿음에 이르다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성목요일 미사 뒤의 성당은 깊은 정적에 잠겨 있었다. 십자가는 자색 천으로 덮여 있었고, 성가정의 성상은 붉은 천 아래에서 모습을 감추고 있었다. 감실은 열려 있었으나 텅 비어 있었고, 성체조배실은 전날 세족례에 참여한 어린이의 손끝 실수로 문까지 잠겨 있었다. 그 안에 아무도 없었지만, 나는 설명하기 어려운 묘한 충만함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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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빌라도 앞의 예수, 그 앞에 선 나…분모를 내려놓는 사순절의 고백
빌라도 앞에선 예수, 지오반니 바티스타 작 사순절이 끝나갈 무렵이면, 나는 늘 한 장면 앞에 멈춰 서게 된다. 빌라도 앞에 선 예수이다. 세상의 힘과 계산이 소용돌이치는 그 자리에서 예수는 자신을 과장하지도, 변명하지도 않는다. 오직 진리를 증언하기 위해 왔다고 말할 뿐이다. 그분이 대제사장의 질문 앞에서 “Ego eimi(나는 그다)”라고 고백하던 순간의 맑은 울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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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만장일치 유죄의 함정…성목요일이 드러낸 ‘재판 아닌 폭력’
‘빌라도 법정에 선 예수’ 미하이 문카치 작 성목요일 저녁, 예수는 제자들과 마지막 만찬을 나눈 뒤 겟세마네로 향했다. 그날 밤 그는 체포됐고, 몇 시간 뒤 새벽녘 ‘재판’을 받았으며, 이른 아침 로마 총독 앞에 서서 십자가형이 확정됐다. 단 하룻밤 사이에 체포와 심문, 판결과 집행이 이어진 이 비정상적인 속도는 단순한 종교적 사건을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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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빌라도의 ‘예수 재판’이 던지는 질문…“손을 씻겠는가, 아니면 눈을 뜨겠는가?”
빌라도가 물을 떠서 손을 씻은 것은, 사실 자신의 양심을 씻어내기 위한 의식이었다. 2천 년 전의 이 장면은 오늘과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내가 지나온 병원, 군의관들이 있는 현장, 회의실과 브리핑룸에서도 사람들은 가끔 “내가 한 결정이 아니다”, “규정이 그렇다”, “상부의 지침이다”라는 말로 스스로를 합리화한다. 나 역시 예외일 수 없다. ‘내 자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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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주간] 부활은 상처에서 시작된다…토마스의 고백 ‘나의 주님’
카라바조의 대표작 ‘성 토마스의 의심'(The Incredulity of Saint Thomas, 1601~1602). 이 작품은 토마스가 실제로 예수의 옆구리 상처에 손가락을 넣어 확인하는 순간을 극적으로 포착한 그림으로, 빛과 어둠의 대비(키아로스쿠로)와 인물의 사실적인 묘사가 특징. 특히 토마스의 손과 시선, 예수의 상처를 중심으로 구성된 장면은 ‘믿음 이전의 확인’이라는 인간적 태도와, 그 이후 도달하는 신앙의 고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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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상처’를 넘어 ‘아름다움’으로…소설가·영화감독·성형외과의를 잇는 상상의 힘
<별들의 고향> 개봉 직후 최인호(오른쪽)와 이장호. 두 사람은 서울고교 동기다. <사진=이장호 감독> 상상은 어디에서 오는가. 아이처럼 순수한 마음에서일까, 아니면 천재적 두뇌의 산물일까. 나는 얼마 전 한 강연장에서 이 질문을 다시 붙들게 되었다. 1970~80년대 한국 영화의 격랑 속을 건너온 영화감독 이장호를 만나 “창의성은 어디에서 오느냐”고 물었을 때였다. 그는 즉답을 피했다. 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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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황건 칼럼] 부활은 소란이 아니라 질서였다…수술실에서 떠올린 성 주간
나는 그 옷을 정갈하게 접어 로커 맨 윗칸에 올려둔다. 다른 사람이 오더라도 건드리지 않도록, 그리고 내가 다시 돌아와 그 옷을 입을 수 있도록. 금방까지 내 체온이 남아 있는 옷은 새로 꺼낸 뻣뻣한 수술복보다 훨씬 부드럽다. 그렇게 옷을 곱게 접어 올려놓는 짧은 순간, 나는 종종 그 구절을 떠올린다. “그 머리를 쌌던 수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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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마지막 출격입니다”…전투조종사는 하늘로, 외과의사는 수술실로
2019년 공군 대령 이배선이 자비 출간한 <출격일지>를 항공도서관 북 큐레이션을 통해 보게 되었다. 그는 1949년 6월 공군사관학교 1기생으로 입교해 교육을 받았고, 임관과 비행과정 수료 후 6·25 전쟁에 참전했다. 책에는 1952년 12월 첫 출격에서부터 1953년 휴전에 이르기까지 모두 92회에 걸친 출격의 기록이 담겨 있었다. 전투 상황과 긴장, 그리고 살아 돌아온 순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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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황건 칼럼] 돌아온다는 약속, 그리고 새로워진 삶…’성주간'(聖週間)에 외과의사가 묵상한 부활
렘브란트 작 <엠마오에서의 식사>(유화, 1648). 두 제자가 예수님을 알아보는 바로 그 순간을 옮겼다. 사람은 떠난다. 그리고 돌아오기를 약속한다. 그 약속은 역사와 이야기, 그리고 신앙 속에서 반복된다. “나는 돌아오리라 (I shall return).” 맥아더(Douglas MacArthur) 장군이 1942년 필리핀을 떠나며 남긴 이 말은 단순한 군사적 선언이 아니었다. 그것은 패배 속에서 던진 약속이자, 시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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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낙동강전선 ‘서북산’ 지날 때마다 떠오르는 미군 ‘티몬스’ 부자
나는 오래 전 3년간 경상남도 고성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그곳으로 가는 길에는, 지금도 잊히지 않는 한 봉우리가 있다. 서울 집에서 근무지로 가려면 마산까지 고속버스를 타고 간 뒤, ‘신마산 댓거리’에서 ‘고성·충무·장승포’행 시외버스로 갈아타야 했다. 그 길은 지금도 내게 하나의 풍경으로 남아 있다. 험한 고개를 넘어 직행 시외버스가 멈추는 곳이 ‘진동’인데, 이곳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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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서해수호의날…천안함 46용사 기념탑과 2.9의거 기념탑
옮겨진 기념탑, 남겨진 질문 기념탑을 찾으러 갔다가, 나는 오히려 기억을 잃어버린 기분이 들었다. 나는 천안삼거리공원을 먼저 찾았다. 분명 그곳에 있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원을 몇 바퀴 돌아도, 내가 찾는 천안 2·9 의거 기념탑은 보이지 않았다. 잠시 서서 생각했다. 기념탑이 사라질 리는 없을 텐데, 그렇다면 내가 기억을 잘못 찾아온 것일까. 검색을 해보니, 기념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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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전차에 맞선 한 인간…천안 마틴공원에서
마틴길에는 철제로 만든 평면 흉상이 서 있었다. 그 아래에는 “We go together.”라는 문장이 적혀 있었다. 한미연합훈련에서 익숙하게 들었던 그 구호가 그날은 전혀 다른 울림으로 다가왔다. 그것은 앞으로의 동행을 다짐하는 말이 아니라, 이미 함께 갔던 이들을 뒤늦게 따라 읽는 문장처럼 느껴졌다. <사진 황건> 주차장이 없는 공원이었다. 철망 하나를 사이에 두고 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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