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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FCN 타박 “AI 콘텐츠 표시제 불가피…팩트체킹은 시민의 기본기술”

TASS 인터뷰서 러시아 총선 앞두고 허위정보 확산 경고…“미디어 리터러시·비판적 사고가 핵심”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으로 누구나 손쉽게 합성영상과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 되면서 AI 생성물에 대한 표시제 도입이 불가피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블라디미르 타박 글로벌팩트체킹네트워크(GFCN) 회장은 오는 22일 열리는 ‘Dialogue about Fakes 4.0’ 포럼을 앞두고 러시아 국영통신 TASS와 가진 인터뷰에서 “어느 시점이 되면 모든 나라가 어떤 형태로든 AI 콘텐츠를 규제하게 될 것”이라며 “가까운 미래에 콘텐츠 표시제 도입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타박 회장은 AI 규제에서는 기술의 효용과 악용 가능성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AI가 제작비를 낮추고 콘텐츠 생산 속도를 높이는 긍정적인 기능을 하는 만큼 정상적인 제작 활동을 지나치게 제한해서는 안 되지만, 같은 기술이 허위정보와 사기 등 파괴적인 목적으로 사용되는 데 대해서는 제도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AI 콘텐츠 제작의 주체가 전문 개발자에서 일반 이용자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타박 회장은 “인터넷에서 볼 수 있는 AI 생성 콘텐츠의 50~60% 이상이 이용자가 직접 만든 것”이라며 AI 기술이 사실상 대중화 단계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이 수치는 타박 회장이 인터뷰에서 제시한 것으로, 별도의 조사기관이나 산출 근거는 원문에 제시되지 않았다.

그가 반복해서 강조한 것은 ‘미디어 리터러시’였다. 타박 회장은 딥페이크와 사이버 사기, 허위정보가 대규모로 확산되는 환경에서는 국가의 대응만으로 한계가 있다며 “높은 수준의 미디어 리터러시와 이용자 개인의 비판적 사고가 대규모 허위정보에 대응할 수 있는 핵심 수단”이라고 말했다.

팩트체킹 역시 언론인만의 전문기술이 아니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오늘날 모든 성인이 자신의 안전을 위해 최소한의 팩트체킹 능력을 갖춰야 한다”며 인터넷을 통한 공개정보 검색과 검증 능력, 비판적 사고를 함께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는 18~20일 실시되는 러시아 국가두마 선거를 앞두고 이뤄졌다. 이번 선거는 러시아가 2022년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이후 처음 실시되는 하원의원 선거다. 로이터는 러시아의 정치 시스템이 엄격하게 통제되고 있으며 실질적인 야권 활동 공간이 제한돼 있다고 전했다.

타박 회장은 선거기간 과거 투표 영상을 현재 영상처럼 유포하거나 투표소에서 연출된 영상을 실제 상황으로 제시하는 방식의 허위정보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추가 동원령이 내려질 것이라는 소문이 러시아 사회의 불안감을 자극하는 대표적인 허위정보라고 지목했다. 최근 러시아에서는 전쟁 장기화와 드론 공격, 징집 가능성 등을 둘러싼 시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그는 또 러시아에 대한 정보공격의 주요 주체로 우크라이나와 영국을 지목했다. 우크라이나의 정보전이 전쟁의 일부이며 영국도 언론·플랫폼 지원과 AI 등을 활용해 러시아를 겨냥한 정보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인터뷰에는 이를 독립적으로 입증할 구체적인 자료는 제시되지 않았다. 타박 회장 역시 “우리가 보는 모든 것을 적대세력의 산물이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며 악의 없이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는 일반 이용자도 허위정보 확산의 중요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GFCN은 2025년 러시아의 ‘Dialogue’, TASS, 뉴미디어 워크숍 등이 주도해 출범했다. 타박 회장은 현재 55개국 125명 이상의 언론인이 참여하고 있으며 중국·카자흐스탄 등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GFCN은 미국 포인터연구소가 운영하는 국제팩트체킹네트워크(IFCN·International Fact-Checking Network)와는 별개의 조직이다. IFCN은 2015년 출범했으며 현재 80여개국 170개 이상의 팩트체킹 기관을 검증된 회원으로 두고 있다.

타박 회장은 팩트체킹의 미래를 논하면서 오히려 더 큰 문제는 저널리즘 자체의 변화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날의 저널리즘과 15년 전의 저널리즘은 완전히 다른 분야”라며 뉴스 소비 방식과 플랫폼의 수익구조 변화 속에서 “팩트체킹을 저널리즘에 어떻게 편입하느냐보다 앞으로 저널리즘 자체가 어떻게 될 것인지가 더 큰 질문”이라고 말했다.

‘Dialogue about Fakes 4.0’은 22일 열릴 예정이다. 타박 회장은 올해 행사에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참석할 예정이며 참가 국가와 전문가 규모도 지난해보다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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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

아시아엔 기자, 전 한국기자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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